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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마음이라도 ‘황금빛’... 소이산·철원평야의 가을
마음이라도 ‘황금빛’... 소이산·철원평야의 가을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8.26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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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으로 물드는 ‘오대쌀 주산지’ 철원평야
소이산에서 바라본 자연·역사, 모노레일에 거는 기대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드는 철원평야. 왼쪽 물길은 산명호저수지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여행스케치=철원(강원)]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평야가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지난 25일 가을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가운데 찾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362m)에서 바라본 철원평야는 황금빛을 향하고 있었다. 황금빛은 이번 가을장마 직후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철원평야는 밥맛 좋기로 소문난 오대쌀의 주산지이다. 철원평야는 크게 북쪽 재송평(裁松坪)과 남쪽 대야잔평(大也盞坪)으로 이뤄진다. 철원군 전선자 농촌체험 관광해설사에 따르면 재송평 면적은 약 2만5000헥타아르로, 약 1만헥타아르의 대야잔평보다 2.5배 크다. 재송평은 북쪽으로 북녘 땅인 평강고원 방향으로 이어진다.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에서 철원평야를 살피는 탐방객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에서 철원평야와 '철의 삼각지대'를 살피는 탐방객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철원평야 조망하는 소이산, 역사도 파노라마처럼

철원평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데가 소이산이다. 정상에 서면 재송평의 너른 들녘이 잡힌다. 민간인 통제선(민통선) 내의 재송평에는 3개의 큰 저수지가 있다. 왼쪽부터 산명호저수지, 동송저수지(평화전망대), 토교저수지(제2땅굴)이다. 재송평과 맞붙은 대야잔평이 남쪽으로 이어진다. 대야잔평은 한탄강 협곡 서쪽, 동송읍의 대위리, 오덕리, 장흥리 일대의 들녘을 가리킨다.

소이산 산정에 남은 육군 제6보병사단(청성부대) 마크.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 산정 바닥의 육군 제6보병사단(청성부대) 마크와 철원평야. 멀리 북쪽은 북한의 평강고원이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의 조형물.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의 조형물.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 정상은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백마고지, 김일성고지, 낙타고지 등 한국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였던 ‘철의 삼각지대’(철원-평강-김화)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재송평 일대는 한국전쟁 전 옛 철원의 시가지가 있었던 곳이다. 동송저수지 인근에는 궁예의 태봉국 도성 흔적이 남아 있다. 

소이산 정상부의 소이산 평화마루공원 입구. 본래 군부대 주둔지였던 곳이 공원과 지질명소를 안내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북쪽으로 낙타등 형상을 띤 낙타고지가 보인다. 사진 / 윈토피아 백숙현 원장

소이산은 전략적 요충지였다. 산정에는 고려시대 외적의 출현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군부대가 주둔했는데 군부대 시설은 현재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으로 재단장을 했다. 일부 시설은 지질명소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철원평야는 곧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인 소이산용암대지(철원용암대지)다. 용암대지의 현무암이 풍화된 비옥한 토양이 철원평야의 밑바탕이다.

철원평야를 두루 볼 수 있는 곳은 소이산 전망대와 평화마루공원이다. 조망은 산정의 평화마루공원이 전망대보다 훨씬 낫다. 해발고도가 더 높고 앞을 가리는 나무들이 없어서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피안사를 찾은 탐방객이 연꽃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피안사를 찾은 탐방객이 연꽃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모노레일 개통 임박… 소이산은 철원여행의 거점

앞으로 소이산은 철원 여행의 새로운 거점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 오는 11월 개통 예정인 1.8㎞ 길이의 모노레일 공사가 한창이다. 옛 철원 시가지를 축소한 철원역사공원(예정)과 소이산 정상부를 연결하는 청사진이다. 

도피안사의 삼층석탑. 대적광전에는 철조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사진 / 박정웅 기자
동송읍 학저수지 전경. 사진 / 박정웅 기자

소이산 주변에는 철원의 여행 명소가 많다. 노동당사(국가등록문화재 제22호)를 비롯해 도피안사(국보 제63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223호 삼층석탑), 학저수지(둘레길), 학마을(농촌체험휴양마을), 백마고지, 샘통 등이 그것이다.

모노레일이 개통되면 교통약자를 비롯해 소이산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순차적으로 철원역사공원이 본모습을 드러낸다면 소이산 일대는 모든 여행객을 아우르는 종합 여행지가 될 전망이다. 역사, 문화, 자연, 농촌체험 등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이동 동선을 크게 하지 않고서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웅 기자 sutr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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