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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맛'시장 '멋'골목② 왁자지껄 야시장의 매력
'맛'시장 '멋'골목② 왁자지껄 야시장의 매력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6.12.0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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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들이 펼쳐놓은 수작(手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는 대인야시장.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광주] 땅거미가 져도 대인시장의 왁자지껄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인시장의 밤은 청년들과 예술가들의 시간이다.

부어라 마셔라 놀고 싶은 토요일 밤을 책임지는 이들이 벌인 신나는 판. 대인야시장 ‘별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시장이다.

토요일 밤에만 여는 야시장이면 다 비슷비슷하지 않냐고? 대인야시장은 깔끔하지도, 통일되어 있지도 않지만 그것이 대인야시장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각 점포에서 조금씩 꺼내놓은 것들을 팔고, 가판대를 펼쳐 판다. 통일된 노점상들이 없는 만큼 제각각 꾸민 것을 보는 맛이 있다.

시계방향으로 꽃게튀김, 낙지꼬치, 조개·생선구이, 오징어순대 등 먹거리가 다양하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야시장 먹거리도 풍성하다. 바삭하게 튀겨진 꽃게 튀김, 터질 듯 속이 꽉 찬 오징어순대,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썰어주는 회, 양념장을 잘 발라 구운 호롱구이, 푸짐하기로 소문난 순대국수.

여기에 젊은 입맛을 사로잡는 수제 맥주와 오징어입, 케이크와 마실 것들이 가득하다. 줄서서 먹는 맛집들 주변 테이블엔 빈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마술동아리 학생들이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문화예술도 빠질 수 없다. 한 편에선 마술쇼가 벌어지고, 골목마다 공연이 이뤄진다. 편견과 차별의 벽을 음악으로 허무는 다국적 밴드의 무대, 국악을 세미클래식으로 선보인 필리아 앙상블의 무대까지. 입만큼 귀도 즐겁다.

대인야시장에선 골목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문화예술을 보다 가까이 만날 수도 있다. 고요한 아트앤더치 대표는 작가들의 작업실 앞에서 커피 리어카를 끌며 6개월 동안 커피를 팔았던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작가들의 작품을 넣은 더치커피 병을 만들었다.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든 아트앤더치의 병. 사진 / 김샛별 기자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이재문 작가는 “손님들은 커피병을 진열해놓는 것만으로도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작가에겐 일정한 소득이 들어오는 구조”라며 “예술가와 상인들이 시장에서 공존할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예술을 일상으로, 일상을 예술로 물들이는 대인시장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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