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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스타그램 속 그곳 #망원동길
인스타그램 속 그곳 #망원동길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01.25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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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가게들이 넘치는 '핫'플레이스
태양식당에 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정사각형 크기의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앱은 나의 일상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앱이다. 그런데 좀 예쁘고 독특하다 싶으면 #망원동길 해시태그가 달려있다. 그래서 찾아가봤다. 2030 젊은이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가게들이 여럿 보인다. 여기, 대체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 걸까?

#마포16번 버스 따라 구경

망원역 2번 출구를 나와 망원시장 주변부로 퍼져 있는 망원동길은 범위를 규정하기가 힘들다. ‘망원동길’ 인기에 상권은 점점 퍼져나가고 있고, 주택 사이사이에 숨어 있듯 작은 가게들은 미리 주소를 알고 가지 않으면 놓치기에 십상이다.

그나마 망원동길의 메인로드라고 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마포16번 버스와 7011버스가 지나는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이 길을 따라 걸으면 망원동길의 굵직굵직한 유명 가게들은 놓치지 않는다.

'군침' 전경과 오늘의 메뉴, 아랫줄은 '발리인망원'의 전경과 대표 메뉴. 사진 / 김샛별 기자

#먹방 #카페 #소품숍 #성공적

전구가 걸려 있는 나무, 초록초록한 나무들, 나른하게 누워 있고 싶은 해먹이 흔들흔들한 공간. 흰 벽은 스크린이 되어 발리의 바닷가 풍경을 비춰내는 ‘발리인망원’은 발리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치킨 롬복, 미고랭, 나시고랭, 치킨 그린커리 등 이국적인 음식에 섞인 고수와 레몬그라스, 생바질 등 특유의 향신료가 동남아시아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망원동길에는 ‘발리인망원’뿐 아니라 스페인 펍에 온 것 같은 ‘보라초’, 프랑스 가정식을 판매하는 ‘빙하의 별’, 이탈리안 가정식을 표방하는 ‘금붕어 식당’ 등 다국적 메뉴를 파는 레스토랑이 골목골목마다 들어서 있다.

혼자 가기 뻘쭘할 것 같다고? 매일매일 메뉴가 바뀌는 ‘군침’은 ‘혼밥(혼자 먹는 밥)’ 하기 좋은 식당으로 손꼽힌다. 이호경 군침 대표는 “하루에 한 가지씩 파는 1일 1메뉴 식당”이라고 소개하며 “메뉴 고민 없이 그때그때 먹기 좋다”고 설명한다. 매주 일요일, ‘군침’의 일주일 치 메뉴가 올라오니 참고할 것.

'커피가게 동경'의 대표메뉴 중 하나인 아몬드 모카자바.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이사이 독특한 카페들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이곳에서 아인슈페너를 마시고 ‘인생커피’를 찾았다며 소문이 자자한 ‘커피가게 동경’, ‘토마토 빙수’로 유명한 ‘도쿄빙수’,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을 연상시키듯 파스텔톤 장난감 가게 같은 케이크 전문점 ‘딩가케이크’…

그뿐 아니다. 소품가게 ‘이감각’과 맞은편에 있는 장난감 가게 ‘소쿠리’, 감성편집숍 ‘루’ 등 한집 걸러 한집 들르지 않으면 섭섭할 만큼 예쁘고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자리한다.

망원동길에 자리 잡은 가게들의 특징이 있다면 ‘특징없음’이 아닐까. 도저히 한데 묶이지 않는 개성적인 가게들이 들어찬 거리는 ‘망원동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마포16번 마을버스가 지나는 길을 따라 들어섰다는 것뿐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공통점 없음, 그러니까 다종다색의 독특한 개성들이 모여 오히려 ‘망원동길’이라는 동네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김동욱 아더커피 대표는 “망원동길엔 개성이 있는 가게들도 많지만, 개성 있는 손님들이 찾아줘 가능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오히려 이곳을 찾는 이들 역시 다양한데 꼭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에 민감한 이들이라는 사실이다.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면 5% 할인해주는 Bruni&Co. 사진 / 김샛별 기자

매일매일 메뉴가 바뀌는 ‘군침’과 ‘주오일식당’은 그날그날 SNS에 메뉴를 올려 찾는 이들 역시 미리 SNS를 통해 확인하고 가는 식이다. 또한 인스타에 인증샷을 올리면 5% 할인을 해주는 옷가게 등 SNS를 활용한 이벤트가 많다.

망원시장부터 월드컵시장까지 시장 상권이 유명하긴 했으나 홍대나 연남동, 합정처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니었던 망원동이 핫플레이스가 된 배경에는 SNS의 힘이 컸기 때문에 이에 주력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작은 편집숍들에서 겸하는 전시일정 역시 SNS로 소개되기 때문에 망원동길을 ‘잘’ 둘러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공지를 가기 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맞춤 가구 공방 및 원목 소품을 판매하는 '묘한 나무의 시간'. 사진 / 김샛별 기자

#망리단길? #망원동길!

언제부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한 망원동길을 일컬어 ‘망리단길’이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보인다. 경리단길 못지않다며 망원동과 경리단길을 합쳐 만든 합성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다는 뜻은 짐작되나 이곳 주민들은 ‘망리단길’이라는 표현을 경계한다.

‘망원동길 이름찾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류승완 사진가 및 메이커는 “망원동에는 망원동만의 매력이 있는데 굳이 다른 동네의 이름을 따올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의 말처럼 오래된 동네가 가지는 아늑하고 소박한 분위기에 작고 개성적인 가게들이 모여 이뤄낸 독특한 느낌을 가진 망원동길, 그 특유의 매력은 오직 #망원동길 이라고 밖엔 표현되지 않는다. 

Tip
망원동길의 가게들은 대부분 작은 가게들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기다리지 않는다. 주로 월요일 휴무가 많으며 일/화 휴무도 많아 각 상점별로 휴무일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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