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홀로 하는 여행이 결코 혼자만 즐기고, 꿈꾸고, 힐링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좋은 기운을 함께 느 끼듯이 세상살이도 이 사람 저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잖아요.
세월호 사고 이후 여행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먼 훗날 역사가들은 작금의 시대를 기록할 때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평가할 듯합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왁자지껄하던 여행문화가 거의 사라졌답니다.
수많은 사람이 여행을 하다 목숨을 잃었는데, 바다에 수장되는 장면을 방송으로 생중계하듯 했으니 그 충격이 오죽했을까요? 마치 우르르 몰려다니지 말자는 합의를 한 듯합니다. 여행지에서 마주한 시장 상인이나 음식점 주인들은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고 말하더군요.
우리는 유난히도 흥이 많은 민족입니다. 그런데 이즈음 사람들은 흥겨운 일이 없다고 합니다. 경제도 어렵고, 국내외 정세도 어수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행을 해야합니다. 여행은 지친 심신에 희망의 기운을 담아주니까요. 더군다나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흥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그대와 함께 봄나들이를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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