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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전해진 이야기, 이어질 이야기
전해진 이야기, 이어질 이야기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3.1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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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주막과 회룡포 전망대
비룡산에 오르면 회룡포를 휘감아 도는 내성천 물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예천] 회룡포 맞은편의 비룡산은 회룡포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에 오르는 길이 마냥 편하지는 않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회룡포 전경은 그 노력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더구나 향후 경관이 더 안좋아질 수 있다는 풍문이 있기에 지금 더욱 중요한 이야기다.

회룡포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비룡산은 해발 240m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등산코스가 여러 갈래로 다양하게 있는 산이다. 평소에도 자주 비룡산을 찾는다는 김수현 예천군청 문화관광과장은 “등산로 선택에 따라 꼬박 하루가 걸리는 코스도 있어 산행을 목적으로 찾는 사람도 많다”며 “회룡포를 보기 위한 전망대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은 길이 있다”고 귀띔한다. 그가 알려주는 길은 삼강주막에서 시작해 비룡산으로 향한다.

'대한민국 최후의 주막'이라고 이야기되는 삼강주막. 사진 노규엽 기자

예나 지금이나 물과 사람이 모이는 삼강주막
우리나라 최후의 주막으로 알려진 삼강주막은 조선말기인 1900년 경 지어졌다. 규모는 작지만 보부상들의 숙식처가 되었을 방 2칸과 부엌 1칸, 그리고 작지도 크지도 않은 대청마루 등이 짜임새 있게 집약되어 있어 옛 시절 주막의 기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로도 의의가 높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도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운영하며 전통적인 주막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2006년 할머니가 세상을 뜬 이후 잠시 방치되었다가 2007년 예천군에서 옛 모습대로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이곳에 주막이 생긴 것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삼강의 해상교통 중심지였기 때문. 이곳에서 머무른 보부상들은 삼강주막에 모인 후, 문경을 넘어 이북지역으로 향했다고 한다. 현재의 삼강주막은 복원을 하며 보부상 숙소, 사공 숙소 등을 추가로 지었는데, 지금도 삼강마을 사람들에게 운영을 맡겨 배추전, 부추전 등의 각종 전과 국밥, 막걸리 등을 파는 주막으로서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삼강주막에서 비룡교를 향해 가는 길목에는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을 볼 수 있다. 삼강문화단지를 조성 중인 것으로, 각종 체험시설과 펜션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비룡교를 통해 낙동강을 건너 회룡포 전망대가 있는 비룡산으로 향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비룡교와 비룡산에는 전망대가 2개씩
비룡교에는 누각 형태로 지어진 2개의 전망대가 있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을 감상하며 쉬어가기에 좋은 전망대로, 김수현 과장은 “비룡산을 다녀와서 도시락을 먹으면 경치도 좋고 밥맛도 꿀맛인 장소”라고 말한다.

비룡교를 건너자마자 등산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범등이나 의자봉 등으로 향하는 길이 나뉘는데, 그 길들은 제법 험한 등산로이다. 회룡포를 관망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비룡교를 건너 우측으로 내려선 다음 평평한 길을 따라 용포마을로 향한다.

초입에 조성된 작은 광장을 지나 사림골로 길이 이어진다. 사림재로 향하는 길로 중간에 생태탐방로 이정표가 있지만, 이곳은 조성 후 관리소홀로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다. 사림골을 따라 사림재에 도착하면 다시 이정표가 있는데, 이곳에서 ‘전망대(원산성 2.7km)’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사림재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비룡산 등산로 중 가장 편하게 정상 능선에 오르는 길이다. 10분 정도만 오르면 제2전망대인 용포대에 닿는다. 회룡포를 만들며 굽이치기 위한 내성천 물길과 육지 속의 섬마을인 회룡포를 볼 수 있는 곳이지만, 회룡대로 가면 이보다 더 좋은 풍광을 볼 수 있으므로 땀을 식힐 정도로만 감상하면 좋겠다.

제2전망대로 불리는 용포대에서의 회룡포 전경. 사진 노규엽 기자

용포대부터는 정상 능선을 따르는 길이라 오르내림이 거의 없다. 20분 정도만 걸으면 비룡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를 지나 제1전망대인 회룡대에 도착한다. 이곳이 회룡포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우측에서 흘러오는 내성천이 회룡포를 감싸며 좌측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회룡포 안 마을 전경도 모두 내려다보인다. 참고로 김수현 과장은 “마을사람들이 농사를 지어 먹고 살므로 가을에 찾아오면 노란 들판과 함께 가장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육지 속의 섬’이라 부르는 회룡포의 별명에 비해 내성천 수량이 적고 백사장이 너무 많이 드러난 모습이 사뭇 아쉽다. 영주에 댐이 설치되면서 수량이 적어져 내성천 환경을 많이 망쳤고, 경관도 잃은 게 많다는 이야기. 영주댐을 철거해 내성천을 살리자는 환경단체의 움직임이 있지만, 법적 소송에서는 패소하여 지금과 같은 경관도 계속 유지가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회룡대를 떠나기 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는 하트산이다. 회룡포 뒤편의 산들 중 앞쪽 2개의 산이 뒤편 산을 절묘하게 가려 하트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회룡대 위쪽에 가장 정확한 하트 모양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앞쪽의 두 개 산에 가려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하트산'을 찾아보자. 사진 노규엽 기자

꼭 건너봐야 할 2개의 뿅뿅다리
회룡대에서의 눈 호강을 마쳤으면 장안사 방면으로 하산하면 된다. 장안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고찰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고찰. 이와 함께 차가 올라올 수 있는 도로가 있어 회룡대 전망만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에게 고맙고도 편한 주차장을 제공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장안사에서 회룡포로 내려가는 길은 온전한 등산로. 길이도 제법 길어 내려가는 길이 아닌 오르는 길로 선택한다면 땀 꽤나 뺄만한 구간이다. 미끌림에 주의하며 30분 정도 하산하면 용주팔경시비를 지나 산을 빠져나온다. 이곳은 회룡포 여울마을이라 불리는 곳. 이곳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제1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로 들어갈 수 있다.

제1뿅뿅다리는 철제구조물로 만들어 흔들다리를 건너는 듯한 재미도 준다. 사진 노규엽 기자

제1뿅뿅다리는 마을사람 중 누군가가 ‘아르방’이라 부르는 철제구조물로 다리를 놓아 만든 것이라 한다. 동그란 구멍이 퐁퐁 뚫려있어 퐁퐁다리라 부르던 것이 입에서 입을 거치며 뿅뿅다리라는 귀여운 이름이 탄생했다. 여름철 장마가 질 때면 내성천 큰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기도 하는데, 정감 있는 뿅뿅다리의 모습을 없애지 않기 위해 매번 같은 모습으로 복원한다고 한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출렁임을 즐기며 회룡포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회룡포에는 캠핑장과 민박 등의 위락시설이 있는 마을. 내성천과 맞닿아 걷는 길과 마을안쪽을 둘러보는 길, 그리고 뒤편 언덕을 걷는 연인의길 등이 있으니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걸음을 이으면 된다.

제1뿅뿅다리와 달리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제2뿅뿅다리. 사진 노규엽 기자

이로써 회룡포 전망을 즐기는 트레킹 코스는 끝이다. 다시 제1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 여울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를 이용해 예천읍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모든 일정의 마무리로 다시 삼강주막으로 향해 주막 음식으로 여운을 즐기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삼강주막으로 가는 방법은 제2뿅뿅다리를 건너 용포마을에서 등산로로 접어든 후, 제2전망대로 오르는 갈림길이었던 사림재를 넘어 비룡교로 돌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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