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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일상탈출, 자전거 여행] 두 바퀴로 만끽한 춘천스러운 하루
[일상탈출, 자전거 여행] 두 바퀴로 만끽한 춘천스러운 하루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05.16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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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춘천] 춘천 경강역에서 출발해 의암호까지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달렸다. 페달을 밟을수록 시선은 멀어지고 주변은 점점 느릿하게 흘러간다. 그림같은 풍경 속을 달리다, 어느새 풍경이 되어 달리고 있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팔당역에서부터 춘천 신매대교까지 이어지는 약 70km 길이의 국토 종주 길이다. 한강 자전거길과 남한강 자전거길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도 용이하다. 보통 경의·중앙선을 타고 팔당역에서 내려 라이딩을 시작한다. 팔당댐을 거쳐 북한강을 따라 대성리와 가평, 강촌 등을 지나 춘천으로 향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옛 경춘선 철로를 따라 조성된 덕분에 전철을 이용해 원하는구간을 선택해 라이딩을 즐길 수 있어 초보자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모든 전철은 접이식 자전거를 제외하면 평일에는 자전거를 휴대할 수 없다. 토요일과 법정공휴일에만 맨 앞과 맨 뒤쪽 차량에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용산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의 경우에는 평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전거를 휴대한 채 탑승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경춘선은 평일에도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자전거를 휴대한 채 탑승할 수 있다.(한시적 시범 운영) 사진/ 민다엽 기자
춘천역에서 전철을 타고 복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익숙한 듯 낯선 풍경, 춘천 자전거길

자전거 여행은 본인의 체력과 실력 등에 따라서 초보자, 중급자, 상급자 코스로 구분해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 필수. 70km에 이르는 자전거 종주 길 완주가 부담된다면, 처음에는 구간을 나눠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크게 팔당역에서부터 가평, 경강역부터 춘천까지로 코스를 나눌 수 있다. 팔당-가평 구간은 각종 음식점과 카페 등이 늘어서 있어 근교 라이딩의 느낌이 난다면, 경강-춘천 구간은 비교적 날 것의 느낌이 강한 편이다.

가평과 춘천을 잇는 경강교를 건너면서 춘천지역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평소에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아니라면, 경강역에서 출발해 강촌을 지나, 의암호를 돌아서 춘천역이나 남춘천역에서 전철을 타고 복귀하는 루트를 추천한다. 코스의 총길이는 35km(편도 기준)로 쉬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춘천역까지 약 3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북한강과 춘천의 다양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코스다.

레일파크로 활용되고 있는 경강역. 사진/ 민다엽 기자
 1967년 의암댐이 완공되면서 의암호가 생겨났다. 사진/ 민다엽 기자

춘천 자전거길의 출발점인 경강역은 현재 폐역된 상태로 실제 열차가 운행되지는 않지만, 지난 2012년 레일 파크가 조성되어 아직도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다. 열차가 다니던 기찻길에는 열차 대신 레일바이크가 옛 강촌역을 오가고, 역사 내부에는 옛 간이역의 모습을 간직한 테마 공간이 마련되어 아날로그 감성을 흠뻑 느껴볼 수 있다. 열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많이 활용되었는데, 당시의 모습을 담은 빛바랜 추억이 전시되어 있다.

북한강을 따라 조성된 탁 트인 자전거길이 옛 강촌역까지 이어진다. 과거 MT 촌이 즐비했던 빛바랜 옛 강촌역에선 아련한 향수가 느껴진다. 거친 절벽을 따라 의암호를 향해 달린다. 춘천을 앞두고 화천 방향으로 핸들을 틀면 드디어 의암댐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댐 너머로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호수를 보니 호반의 도시춘천에 왔음이 절로 실감 난다. 왼편으로는 삼악산이 높게 솟아있고 호수를 따라 난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와 군사 목적으로 지어진 투박한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져 꽤나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의암호 주변으로 달리기 좋은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의암댐 주변 휴게소. 사진/ 민다엽 기자 
정제되지 않는 춘천의 풍경이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의암호 주변으로는 볼거리도 많다. 호수를 따라 달리다 보면 삼악산 케이블카와 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인형극장, 소양강 스카이워크, 공지천 공원 등 가지각색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자전거길을 따라 관광지가 산재해 있어, 자전거를 타다가 원하는 곳이 있다면 샛길로 살짝 빠지면 그만이다. 잠시 더위를 식히고 가기에 안성맞춤이고, 고즈넉한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달리기 좋은 구간이다.

 

자전거 도시, 춘천

북한강 종주 길의 종점 격인 신매인증센터를 지나 신매대교를 건너면 주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소양강 처녀상이 있는 소양강 구간과 춘천 시민들의 휴식처 공지천에서는 한층 북적거리는 쾌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춘천은 상당히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다. 북한강과 소양강이 흐르는 춘천은 자연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자전거길이 잘 어우러져 있다.

춘천은 굉장히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다. 사진/ 민다엽 기자
소양강 처녀상의 모습. 사진/ 민다엽 기자
북한강 자전거 종주길의 종점인 신매대교 인증센터. 사진/ 민다엽 기자

'자전거 도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자전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두 바퀴 만으로 도시 구석구석을 편하게 누빌 수 있다. 춘천의 대표 관광지는 물론, 식당이나 카페 등 어딜 가든 자전거를 가지고도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 게다가 어느 가게를 가든 초급자용 자전거부터 로드나 MTB 등 렌트 할 수 있는 자전거의 종류도 다양하고 상태도 깔끔해 누구나 편하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대여점에서는 카페와 동호회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니 코스에 대한 정보나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춘천의 맛 맛 맛

자전거 여행에 어울리는 현지인 추천 맛집을 골라봤다. 부담 없이, 가볍게 먹기 좋은 먹거리 3.

 

감자아일랜드의 시그너처 메뉴인 '감자 둥둥섬'. 사진/ 민다엽 기자
분위기 좋은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감자로 만든 수제 맥주? 감자아일랜드

최근 뜨고 있는 춘천의 수제 맥주 가게. 춘천의 특산물인 감자로 만든 맥주부터 다양한 재료로 만든 독특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시그너처 안주 메뉴로는 삶은 감자, 다진 소고기 등으로 만든 감자볼 감자 둥둥섬’. 맛은 물론, 특제 로제 소스 위에 떠 있는 독특한 모양으로 인기가 좋다. 감자볼을 반으로 갈라 로제 소스에 찍어 입 안에 넣으면 육즙이 펑펑 터진다. 여기에 상큼한 복숭아 맥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주말에는 오후 1시부터 문을 여니 점심을 먹기에도 좋다.

주소: 강원도 춘천시 사우로 163

 

막국수와 감자전은 환상의 조합. 사진/ 민다엽 기자
퇴계막국수는 남춘천역 근처에 있어서 가볍게 들리기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현지인 추천 막국수 퇴계막국수

춘천에 유명하다는 막국숫집은 정말 많지만, 여러 현지인이 고민 없이한 손에 꼽는 막국숫집이다. 새콤달콤한 막국수에 고소한 감자전을 크게 한 점 곁들이면 라이딩의 피로가 훌훌 날아간다. 특히 알싸하게 올라오는 매콤한 양념이 이 가게의 포인트다. 게다가 가격도 7,000원으로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라고 볼 수 있다. ‘혼밥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혼자라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40년 넘은 세월만큼이나 단골도 많아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긴 편.

주소: 강원도 춘천시 영서로 2231

 

에스프레소가 유명한 레귤러커피바. 사진/ 민다엽 기자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 민다엽 기자

커피를 좋아한다면 이곳! 레귤러 커피 바

소양강 처녀상 근처에 있는 작은 커피숍. 맛은 물론, 모던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레귤러 커피 바는 특히 커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내외 여러 원두를 시즌별로 엄선해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내린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크림 에스프레소. 원두 본연의 풍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에스프레소에 카카오·말차·비스킷 등으로 만든 달달한 크림이 올라간 메뉴다. 한 모금 홀짝이면 쓰고 달고 시고 고소하기도 한 다양한 맛이 입 안에 가득하다.

주소: 강원도 춘천시 당간지주길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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