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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마을따라 마음따라] 휴양림과 온천, 향토음식이 어우러진 거창 가조
[마을따라 마음따라] 휴양림과 온천, 향토음식이 어우러진 거창 가조
  • 김수남 여행작가
  • 승인 2023.08.16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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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최장' 경쟁에 종지부를 찍은 거창 Y자형 출렁다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최대' '최장' 경쟁에 종지부를 찍은 거창 Y자형 출렁다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스케치=거창] 여행의 감동은 다양한 것들에서 온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그리고 즐거운 체험도 빠질 수 없다. 풍경이 멋지고 음식도 맛있는 데다가 온천까지 좋았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친절마저 인상적이었다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여행지다. 거창 가조가 그렇다. 그래서 또 가고 싶은, 마음에 즐겨찾기할 만한 곳이다.

거창군 가조면은 거창에서도 동쪽 끝에 있다. 해발 1,000m 안팎의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를 이루고 있는데 면소재지를 비롯한 마을들은 해발 230~400m 높이에 형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온천으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항노화힐링랜드가 생기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Y자 출렁다리를 구경 오는 핫플이 되었다.

Y자형 출렁다리로 유명한 항노화힐링랜드
한동안 지역마다 출렁다리 건립 붐이 일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출렁다리 못 만들 곳이 없을 정도인데다가 여행객들도 좋아하니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출렁다리에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국내 최장수식어를 붙여서 정말 어디가 진짜 최장인지 혼란스러울 정도가 되었다.
이런 최대’, ‘최장경쟁에 종지부를 찍은 출렁다리가 등장했으니 거창 가조면의 ‘Y’자형 출렁다리다.

이젠 일자형 출렁다리의 한계를 넘어 3갈래로 이어진 Y자형 출렁다리가 선보인 것이다. 3갈래 출렁다리가 공중에서 만나 하나가 되는, 그 강력함은 대단했다. Y자형 출렁다리가 있는 항노화힐링랜드는 단숨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제 이 출렁다리를 넘어서려면 알파벳보다 더 복잡한 글자를 본떠야 할 것 같다.

수려한 산세에 둘러싸인 항노화힐링랜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수려한 산세에 둘러싸인 항노화힐링랜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항노화힐링랜드 오르는 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항노화힐링랜드 오르는 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우두산 초입 산책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우두산 초입 산책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항노화힐링랜드는 그 이름이 재밌다. ‘노화를 막는 치유의 땅이라는 뜻으로 1,046m 우두산 자락에 조성한 치유를 테마로 한 산림휴양시설이다. 국내 최초의 교각 없는 Y자형 출렁다리 외에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준 무장애 데크길이 돋보인다.

그중 백미라 할 수 있는 출렁다리는 협곡 위에 설치되어 있다. 세 줄기 길이를 모두 합한 총 연장이 109m이며, 한꺼번에 750명의 성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하중으로 설계되었다. 초속 32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고 내진 1등급 설계가 되어 있을 정도라 하니 안심하고 이용해도 되겠다. 게다가 2022년에는 국제교량구조공학회(IABSE)로부터 우수구조물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출렁다리 위에서는 3갈래 어디서 찍든 사진이 잘 나온다. 특히 출렁다리 바로 아래는 협곡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100m 물줄기가 깊은 웅덩이를 만들었는데 용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깊이가 깊어 용이 산다고 한다. 용소는 경사가 완만한 와폭 형태를 하고 있어 폭포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커다란 암벽 사이에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그 모습은 예사롭지 않다. 충북 영동에 있는 옥계폭포를 흔히 음폭(여성폭포)’이라고 한다. 여성이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데 이곳 용소폭포에 비하면 한 수 아래로 보인다.

세 방향에서 건너갈 수 있는 독특한 출렁다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세 방향에서 건너갈 수 있는 독특한 출렁다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출렁다리 바로 아래 흘러내리는 용소와 폭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출렁다리 바로 아래 흘러내리는 용소와 폭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용소 외에도 등산로 초입에는 높이 30m의 견암폭포가 있다. 1km 정도 떨어진 위쪽에 고견사가 있어 고견폭포라고도 불리는 폭포다. 이곳까지 무장애 데크길이 이어져 있어서 폭포 앞까지도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다.

주차장 옆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놀이시설 솔바람숲체험장이 있다. 미끄럼도 타고 어린이용 출렁다리도 건너고 그물놀이도 할 수 있는 숲놀이터이다. 바닥은 흙이나 모래가 아닌 우드칩이 깔려 있어서 푹신푹신하면서도 안전하고 느낌이 좋다.

항노화힐링랜드를 빠져나오는데 길 안내를 하며 인사하는 스탭들의 표정이 밝고 친절하다. 교육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겠지만 교육만으로도 안되는 게 몸에 밴 친절함이다.

힘차게 쏟아지는 견암폭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힘차게 쏟아지는 견암폭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솔바람숲체험장.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솔바람숲체험장.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INFO 거창항노화힐링랜드
주말 및 공휴일에는 주차장을 통제하고 임시주차장(마상리10)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입장료는 3,000원인데 2,000원을 거창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거창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주소 경남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 산 19-4
문의 055-940-7930

그래, 가조는 온천이지!
가조는 원래 온천으로 유명했다. 수온 26.5Ph 9.7의 단순온천인데 물에서 특유의 미끈함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강알칼리성 온천이 갖는 그 미끈함이 은근히 중독적이다. 이곳 온천수에는 유황 성분이 있어 노화방지와 성인병 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치아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불소 성분까지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를 비롯한 민감성 피부질환에 피부 진정과 가려움증 완화 등의 효과를 본 이용객들이 많다.

온천수의 수질도 좋지만 일반인들이 온천욕을 이용할 수 있는 문턱도 낮은 편이다. 가조온천은 4개의 온천공에서 하루 5천 톤가량을 끌어올리는데 그중 3개를 거창군에서 직접 운영한다. 거창군은 가조온천관광지에 있는 모텔들에 일정액의 사용료를 받고 온천수를 공급해주고 있다. 그래서 온천 대중탕을 굳이 이용하지 않더라도 일대 숙박시설인 모텔에서 온천수를 이용할 수 있다. 대중탕을 싫어하는 관광객들이나 좀 더 프라이빗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싶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거창군에서 운영하는 노천족욕탕.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거창군에서 운영하는 노천족욕탕.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노천족욕탕에서 여행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노천족욕탕에서 여행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 거창군에서는 온천단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노천 족욕장 시설을 조성해 놓았다. 270규모인데 최대 100여 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관리인력이 상주하면서 족욕탕을 돌보기 때문에 수질도 깨끗하다. 관리자는 가조온천이 피로회복과 신경통, 류머티즘과 민감성 피부염 등에 효과가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우두산 산행이나 출렁다리 트레킹 후 온천수에 발을 담그며 하루를 마감하면 절로 여독이 풀린다.

가조면 소재지 일대는 식육식당이 여럿 몰려있어 가조식육특화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우와 돼지고기 등을 주로 취급하고 정육점처럼 고기만도 따로 판다. 특히, 돼지고기로 만든 고추장불고기가 인기 좋다. 온천이 있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음식값은 비싸지 않고 맛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쌍쌍식육식당의 한우찌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쌍쌍식육식당의 한우찌개.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거창의 특산품인 누에 조형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초입의 산새들 조형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가조면의 대표적인 대중온천탕. 사진/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쪽지
쌍쌍식육식당(055-943-2428) : 한우 암소만 고집하는 고깃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이다. 고추장불고기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한우찌개도 있는데 가성비가 좋고 맛이 있다.

대림가든(055-943-2435) : 아침식사 가능. 한정식백반이 대표 메뉴인데 푸짐한 상차림에 가성비도 좋아 아침이 든든하다.

백두산천지온천(055-941-0723) : 가조면의 대표적 대중온천탕이다.

모텔 온천 : 하룻밤 묵는 동안 여러 차례 새로운 온천수를 받아서 집중 온천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증상이 심해서 대중탕 이용이 어려운 피부질환자들도 가족탕 개념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호텔 가조(055-944-0112), 거창 M무인텔(055-941-0882), 제이호텔(055-943-0099), 더모먼트(055-945-1771)

가조온천관광지 족욕장 :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1263. 이용시간 10~17. 무료. 바로 옆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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