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에서 만난 가공식품] 1급지에 서식하는 민물새우로 만든다, 강진 토하젓
[여행지에서 만난 가공식품] 1급지에 서식하는 민물새우로 만든다, 강진 토하젓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11.13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물새우로 만드는 토하젓은 입맛 없을 때 최고의 밥반찬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민물새우로 만드는 토하젓은 한때 궁중에 진상한 건강식품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강진] 전남 지역 두메산골 가난한 사람들이 만들어 먹던 민물새우 토하젓. 한때 궁중에 진상한 건강식품이다. 지금도 수많은 단골손님이 찾아오거나 단골로 주문한다는데

민물새우는 양식하지 않는다
민물새우로 만든 젓갈을 토하젓이라고 한다. 토하(土蝦). 저수지나 하천에 사는 작은 새우다. 60년대만 해도 들녘 논이나 웅덩이에는 새우가 많이 살았다. 가을철이면 남정네들은 새우를 잡아왔고, 아녀자들은 새우로 젓을 담거나 새우탕을 끓였다.

강진토하젓연구소에서는 토하젓과 함께 된장, 간장 등 발효식품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강진토하젓연구소에서는 토하젓과 함께 된장, 간장 등 발효식품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세월이 흘러 그런 풍습은 사라졌다. 농약이 들판을 덮치면서 새우들이 서식지를 잃었고, 살아남은 새우는 귀한 몸이 되었다. 이제는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두메산골 저수지나 하천, 혹은 생산업자들이 조성해둔 서식지에서 살고 있다.

민물새우는 양식장이 없어요. 양식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서식지를 만들어 주면 할 일이 끝납니다. 그래서 서식지라고 합니다.”

강진에서 만난 강진토하젓연구소 윤대식 대표는 민물새우를 함부로 기를 수 없다고 말한다. 20년 넘게 민물새우 서식지를 만들어준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다. 산골에서 새우를 잡는 주민들을 보고, 그들한테 귀동냥을 하면서 새우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맨처음 2천 평 논에 새우들이 살게 했다. 그리고 1천 평, 2천 평씩 확장해서 지금은 12,000평에 새우들의 서식지를 조성해 놓았다.

토하젓은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확 살아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토하젓은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확 살아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금은 한 마디로 정리해서 설명하지만 초창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서식지 조성과 관리도 수차례 시행착오를 했고, 새우를 잡는 그물을 개발하는 데도 몇 년이 걸렸다. 염장하는 과정에서도 수차례 이런저런 방법으로 시험해 보았다. 애써 만든 새우젓을 수천만 원어치 버리기도 했다.

전통식품의 장점을 살린 보약 같은 식품
사실, 민물새우로 만든 토하젓은 조선시대 궁중에다 진상하던 귀한 음식이었어요. 귀하고 몸에 좋은 음식이란 뜻이겠지요. 민물새우는 무공해 1급수에서 살고, 토하젓은 천연발효식품이거든요.”

윤 대표는 토하젓에 항암성 물질인 키틴 올리고당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소금에 절인 짠 음식이 아닌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입맛이 없을 때 따뜻한 쌀밥과 비벼 먹으면 입맛이 확 살아난다고 한다.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다는 된장. 사진 / 박상대 기자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다는 된장. 사진 / 박상대 기자

이제는 누구한테나 자신 있게 설명하고 언론에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했고, 마케팅과 유통에도 노하우가 쌓였다. 현재 자신의 논에서 잡아낸 새우가 부족하여 이웃마을 농민들이 잡아온 새우까지 사용하고 있다.

토하젓 덕분에 된장과 간장 등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었고, 지금은 된장과 간장도 같이 만들어서 판매한다. 된장을 만들 때도 직접 재배한 콩을 사용하고 있는데 곧 이웃 농민들과 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가공식품은 생산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가공식품은 생산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이런저런 방법으로 홍보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농수산물도 가공하여 판매할 때는 규모의 경제를 따질 수밖에 없다. 먼 옛날 어머니들이 만들어 주던 방식(레시피)을 그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토하젓은 전통발효식품이다. 윤 대표는 전통을 이어가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INFO 강진토하젓연구소
위치 전남 강진군 청자로 78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