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기장]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기암괴석과 시원스레 펼쳐진 기장 앞바다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찰. 새해엔 바다와 파도와 바람,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소망 어린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해동용궁사로 소원 성취 여행을 떠나볼까.

기암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사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천혜의 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부산 기장군의 시랑리 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해동용궁사는 강화 보문사와 남해 금산 보리암, 양양의 낙산사, 그리고 여수의 향일암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음성지로 손꼽히는 장소다.

한가지 소원을 꼭 이루어 준다는 관음성지
해동용궁사는 ‘세상의 소리를 보는 보살’인 관세음보살을 신앙하는 곳으로 일반적인 사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편이다.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보살이 모셔져 있고 기도 방식도 서로 제각각인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는 뜻으로, 중생들의 간절한 기도를 관세음보살이 듣고 그 소원을 들어주거나 어려움으로부터 구해준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서 기도하면 잘 이루어진다니, 매년 새해가 되면 수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해동용궁사는 승려 정암화상(晸庵和尙)이 바닷가에서 용을 타고 승천하는 관세음보살을 꿈에 보았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설화에 따르면, 고려 우왕 2년(1376)에 왕사였던 나옹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확실한 연대를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 운강스님이 ‘보문사’란 이름으로 중창했고, 1970년대에 들어 정암화상에 의해 관음 도량으로 복원되어 현재의 이름인 해동용궁사로 개칭했다는 기록만이 전해진다.

바다와 맞닿은 아름다운 사찰
보통 산을 오르는 여타 사찰과는 다르게, 해동용궁사의 경우에는 독특하게도 바다를 향해 내려간다. 경내가 바다와 완전히 맞닿아 있어 귓가에 파도 소리가 계속해서 맴돈다. 마음이 청량해진다.

사찰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십이지신상을 만나게 된다. 십이지신은 우리의 땅을 지키고 인간의 오복을 빌어주는 열두 가지 짐승들의 신으로, 흔히 우리의 띠에 해당하는 신들이다.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 등 자기 띠에 맞는 얼굴을 한 석상을 찾아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다.

십이지신상을 지나 일주문을 통과하면 총 108개로 이뤄진 돌계단을 따라 바다로 내려가게 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108번뇌가 모두 사라진다고 하니 수행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하나 확실한 건,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드러나는 환상적인 비경에 마음이 절로 가벼워진다는 것.

108계단을 어느 정도 내려오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 저 멀리 자애로운 미소를 띤 해수관음대불과 기암절벽에 걸려있는 그림 같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눈부신 풍경, 가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하다.

방법은 달라도 간절한 마음 만은 똑같겠지
본격적으로 경내에 들어서게 되면 곳곳에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누구는 부처에게 누구는 득남불상에, 혹은 아기동자에게 물을 뿌리고 복돼지를 어루만지며 소원을 빈다. 촛불이나 돌탑, 기와, 부적 등 사람의 손이 닿는 경내의 모든 곳에 까맣게 손때가 묻어있다. 저마다 방법은 달라도 간절한 소망을 담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같이 애틋하게 느껴진다.

초입에서부터 수많은 사람이 다리에 매달려 동전을 던진다. 다리 밑 부처상이 들고 있는 그릇에 동전을 넣으면 좋은 운이 생긴다나…. 밑져야 본전! “우리 가족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며 사람들을 따라 동전을 던져본다.

더불어, 사방이 탁 트인 바닷가 절벽에 있는 해동용궁사는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절로도 유명하다, 매년 1월 1일이면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기장 시내에서 멀지 않고 주차장에서도 10분 남짓이면 도착해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해수관음대불이 있는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면 더욱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다를 낀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
해동용궁사 바로 옆에는 해안선을 따라 걷기 좋은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5성급 호텔인 아난티 앳 부산 코브(구 아난티 힐튼 부산)를 끼고 일출 명소로 유명한 오랑대와 신비로운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용왕단까지 길이 2.6km의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감상하며 겨울 바다의 낭만을 한껏 느껴볼 수 있는 곳. 길이도 적당하고 시설도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그저 벤치에 앉아 경치만 감상해도 힐링되는 기분.

특히 산책로 중심에는 5성급 호텔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어, 레스토랑과 카페, 서점, 쇼핑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꼭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산책로와 그대로 이어져 있어 이동하기에도 편하다. 팁이라면,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내 시설을 이용 시 금액에 따라 최대 3시간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은 바로 이터널저니(Eternal Journey) 서점이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서점을 넘어, 책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또한 신간이나 베스트셀러가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개인적인 취향이 적극 반영된 북 큐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또한, 전시회를 비롯해 북 토크, 책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수시로 진행된다니 한 번쯤 들려볼 만하다. 이 밖에도 서점 정중앙에 있는 바(BAR) 형태의 카페도 독특하고 다양한 굿즈도 팔고 있으니,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다.

민다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