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①] '체험 가득, 추억 가득' 신나는 영월, 겨울 체험여행
[이달의 테마여행 ①] '체험 가득, 추억 가득' 신나는 영월, 겨울 체험여행
  • 권선근 여행작가
  • 승인 2024.01.15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실내체험을 즐길 수 있는 영월로 떠나봤다. 사진 / 영월군청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실내체험을 즐길 수 있는 영월로 떠나봤다. 사진 / 영월군청

[여행스케치=영월] 추워서 바깥나들이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하지만 겨울방학이라 아이들과 함께 체험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영월이 제격이다. 다양한 박물관과 천문대, 예술공간에서 멋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실내체험을 즐겨보자.

별이 쏟아지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천문대
영월은 국내 평균 별 관측 일수가 100일인데 비해 160~190일에 달하는 별이 쏟아지는 마을이다. 영월의 봉래산 정상에 건설된 지자체 1호 천문대인 별마로천문대는 코로나에도 예약률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별빛 매니아의 성지로 자리 잡아 작년에는 약 26,000명이 찾았다. 뿐만 아니라 ‘2023년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선정된 영월의 대표 야간 여행지 중 한 곳으로 시민천문대 최상의 조건인 해발 799.8m에 자리하고 있다.

야간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야간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 천문대의 이층 계단을 모두 오르면 환하고 둥근 보름달이 반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의 이층 계단을 모두 오르면 환하고 둥근 보름달이 반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는 지름 800mm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주관측실과 여러 대의 보조망원경을 갖춘 보조관측실에서 달, 행성, 별 등을 관측하는 천체관측실이 있다. 또 가상의 별을 투영하여 날씨에 상관없이 감상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 천체과학관, 천체 극장, 우주과학교육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답게 빛나는 겨울 별자리, 목성의 특징인 줄무늬와 토성의 고리까지 관측하는 경험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신기한 경험으로 다가온다.

천체투영실의 투영기는 8.3m 돔 스크린에 가상의 별을 투영하여 날씨에 상관없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약 9,500여 개의 별 표현, 별자리 찾는 방법, 로마 신화 설명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최대 54명의 동시 관람이 가능하다.

날씨에 상관없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 사진 / 이해열 기자
날씨에 상관없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려한 미디어파사드와 다양한 체험관이다. 겹겹이 펼쳐진 스크린 위로 아름다운 우주의 형상을 볼 수 있는 미디어존, 대형 프로젝터로 우주의 탄생과 천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카오스의 틈, 거울을 통해 만들어진 무한한 공간에서 쏟아질 듯한 별들의 중심에 서보는 경험이 가능한 에레보스의 빛, 떨어지는 별들 가운데서 소원을 빌어보는 도로시의 별 등 공을 많이 들인 체험공간을 즐길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천체관측과 함께 영월의 야경도 즐길 수 있다. 하늘을 수놓은 별과 땅에 별처럼 수놓아진 야경까지 즐기다 보면 잊지 못할 겨울밤의 추억을 남긴다. 또 별을 보는 것만큼이나 한 해 설계와 희망을 다짐하는 새해맞이 장소로도 알맞다. 이른 아침 떠오르는 장엄한 해를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비는 일은 누구나 그려보지만 추운 겨울 새벽 산을 오르는 일이 만만치 않아 마음만 가득하다. 하지만 천문대가 위치한 봉래산 정상은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고도 운무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활공장이 있는 탁 트인 곳에서 넓은 시야로 유유한 동강이 흐르는 영월 풍경과 운해를 촬영하기 좋은 장소로도 소문나 있다.

해발 799.8m 높이에 위치한 CAFE799. 영월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해발 799.8m 높이에 위치한 CAFE799. 영월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에서 굽어본 영월 시내 전경. 사진 / 이해열 기자
별마로천문대에서 굽어본 영월 시내 전경. 사진 / 이해열 기자
봉래산 정상에서 멋진 운무와 일출을 볼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봉래산 정상에서 멋진 운무와 일출을 볼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지난해 12월 열린 ‘2023년 영월 관광 전국사진공모전에서 박화영 씨의 별마로천문대 은하수사진이 금상을 수상했다. 박화영 씨는 영월의 공식 SNS계정인 달달영월에 자주 들어가 멋진 영월의 모습을 자주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별마로천문대의 은하수를 보고 직접 사진을 찍어 출품할 정도로 별마로천문대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볼수록 새로운 매력 지닌 핫스팟, 젊은달 와이파크
오래된 마을, 영월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젊은 관광객을 끌어 모은 핫스팟이 바로 젊은달 와이파크다. 젊은달 와이파크는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들과 여러 박물관, 공방이 합쳐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예술공간이다.

젊은달와이파크. 입구에서부터 반기는 붉은색 조형물이 영월의 젊은 풍경을 만든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젊은달와이파크. 입구에서부터 반기는 붉은색 조형물이 영월의 젊은 풍경을 만든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현대 미술 작품들과 박물관, 공방이 합쳐진 복합예술공간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현대 미술 작품들과 박물관, 공방이 합쳐진 복합예술공간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거의 일 년 만에 나지막한 마을길 언덕을 올라 다시 찾은 젊은달 와이파크의 강렬함은 여전했다. 특히 지극히 현대적인 공간의 들머리에서 만난 정자 청허루는 예전에 발견하지 못한 독특함이었다. 붉은 대나무에 이끌려 청허루에 미처 눈길을 두지 못했는데 햇빛 받은 채 고요히 서 있는 빛바랜 누각의 고요함이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왔다.

향 좋은 커피 내음이 가득한 달카페를 지나 처음 만나는 공간인 소나무 판테온에서 몇 걸음 옮기니 맥주 뮤지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곳 또한 지난 여행에서 지나쳤던 곳. 오래된 자개장과 맥주 콘셉트가 만나 자아내는 앤틱함에 얕은 탄성이 배어나왔다.

아이들의 꿈과 예술 감각을 키워주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아이들의 꿈과 예술 감각을 키워주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독일에서 수집한 맥주 골동품과 작품들의 전시공간인 맥주 뮤지엄에는 세계에서 단 한 개뿐인 오래된 작품들로 가득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독일에서 수집한 맥주 골동품과 작품들의 전시공간인 맥주 뮤지엄에는 세계에서 단 한 개뿐인 오래된 작품들로 가득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맥주 뮤지엄은 555년 된 독일의 마이센 맥주 공장에서 일하게 된 작가 최명보지완 남매가 독일에서 수집한 맥주 골동품과 작품들의 전시공간으로 세계에서 단 한 개뿐인 몇 백 년 된 작품들로 가득하다. 동으로 만들어진 증류기는 위스키와 향수를 증류할 때 실제로 사용되었던 기구로 직접 동을 두드려 제작한 수공예 작품이다. 50년 된 자개장에 독일맥주소품을 함께 진열한 동양과 서양의 콜라보가 꽤 오래 눈길을 머물게 한다.

젊은달 와이파크에서는 예약을 통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먼저 매표소에 위치한 카카오팩토리는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는 카카오를 직접 로스팅하고 초콜릿으로 만드는 공방이자 숍이다. 카카오 로스팅 체험, 초콜릿 만들기체험, 커피 교육 및 핸드드립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Editor's Pick
진짜 카카오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달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달의 커피는 신선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가득 담고 있다. 고소하고 따끈한 코코아 한 잔이 생각나는 추운 날, 카페달에서 직접 로스팅한 카카오를 즐겨보자. 아이들에게 다소 강한 쓴 맛이지만 카카오 특유의 진한 풍미와 쌉싸름함이 우유와 더해져 찐 맛을 즐기게 한다. 여기에 영월의 특산품인 비트 앙금과 견과류, 약과를 더해 만든 햇살빵을 곁들이면 출출한 여행자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탄광문화촌
영월 마차리의 탄광문화촌은 석탄이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1960~1970년대 탄광 지역 삶의 현장을 재현한 곳이다. 산업 현장으로 활기 넘쳤던 탄광촌 거리의 모습을 통해 지나간 세대는 아련한 향수를, 자라는 세대는 이색 체험을 통해 옛 광부의 생생한 삶을 느껴볼 수 있다. 옛 영월광업소를 리모델링해 생활관, 갱도체험관, 4D 가상현실체험관으로 구성했다.

탄광문화촌 주차장 옆에는 탄광의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식당과 슈퍼가 있어 간단한 요깃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탄광문화촌 주차장 옆에는 탄광의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식당과 슈퍼가 있어 간단한 요깃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위험한 갱도에서 작업을 마친 뒤 환한 웃음을 짓는 광부의 미소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위험한 갱도에서 작업을 마친 뒤 환한 웃음을 짓는 광부의 미소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석탄을 캐기 위해 폭약을 설치하는 등 늘 위험이 도사렸던 갱도의 작업 모습. 사진 / 이해열 기자
석탄을 캐기 위해 폭약을 설치하는 등 늘 위험이 도사렸던 갱도의 작업 모습. 사진 / 이해열 기자

생활관은 당시 시대나 환경적 배경을 이해하기 쉽도록 알차게 구성했다. 오죽 어려운 삶이었으면 막장인생이라 불렸을까? 탄광촌에도 가족이 있고 일상의 행복한 삶이 존재했음을 다양한 장면으로 보여준다. 힘든 일 끝에 한잔 술추렴으로 고단함을 달래고, 탄가루로 덮인 골목길에서도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는 담장, 교실의 석탄 난로에 놓인 양은 도시락, 사원주택의 공동변소 등 모든 곳이 추억을 담는 포토존이다.

생활관에서 나와 탄광작업에 필요한 기계들이 설치작품처럼 전시된 길을 따라 400미터 정도 가면 갱도체험관이 나온다. 매몰사고로 인명 피해가 빈번했던 갱도를 둘러보면 오늘도 무사히라는 구호가 저절로 떠올려진다.

영월광업소에 근무하던 광부 가족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탄광문화촌 생활관. 사진 / 이해열 기자
영월광업소에 근무하던 광부 가족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탄광문화촌 생활관. 사진 / 이해열 기자
탄광촌에소 일상의 삶이 있음을 보며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탄광촌에소 일상의 삶이 있음을 보며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사진촬영을 위해 비치된 헬멧을 쓰고 길게 이어진 갱도로 들어가면 지하 깊숙이 매장된 석탄을 캐기 위해 갱도를 뚫고, 폭약을 장전해 발파하고, 석탄을 채굴하는 작업장마다 생생한 소리가 들린다. 또 영월광업소의 갱도 중 안전성이 입증된 110m의 갱도에 레일을 설치해 당시 채탄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짙은 어둠 속 탄광으로의 시간여행을 마치고 햇살 비치는 세상으로 나오면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했던 광부들의 삶에 새삼 고마움을 가지게 된다. 갱도 출구의 작업을 마친 뒤 환한 웃음을 짓는 아버지라고 쓰인 그림이 가슴 한켠에 오래 남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