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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제철 로컬 재료로 빚어낸 이탈리안의 맛 - 丹亞 단아
제철 로컬 재료로 빚어낸 이탈리안의 맛 - 丹亞 단아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6.11.1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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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즐기는 이국적인 ‘맛’
[여행스케치=서울] 고풍스럽고 단아한 한옥에서 파는 음식이 모두 한정식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의 한옥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속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건조 가오리를 곁들인 미역 보리 리조또. 사진 / 김샛별 기자
유리창이 있어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다년간의 셰프 경력과 요리작가이기도 한 안충훈 단아 대표. 사진 / 김샛별 기자

가리비에 올라간 간장 양념이 벤 당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세로결대로 쭉쭉 길게 찢어져 쫄깃한 식감을 내는 반건조 가오리, 바다의 맛이 느껴지는 미역 보리 리조또… 분명 이탈리안 음식이지만 한국적인 재료와 맛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선사하는 단아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식당임에 틀림없다.

포항 성게알, 동해안 생 골뱅이, 제주 은갈치, 시래기 등이 들어간 파스타, 미역 보리를 이용한 리소토와 목포 전어구이, 반건조 우럭, 반건조 장어, 완도산 반건조 가오리 등 우리로서도 낯선 재료들이 메뉴판을 가득 채운다.

그렇다고 해서 이탈리안의 기본도 놓치지 않는다. 야채는 살짝 숨만 죽여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굵은 소금을 성글게 뿌려 고기와 야채 본연의 맛을 살린 스테이크의 정석을 보여준다.

단아는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고, 간절기에는 간절기에 어울리는 메뉴를 준비한다. 철마다 찾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안창훈 단아 대표는 “메뉴 개발을 하고, 새로운 재료를 찾다 보니 제사 음식들까지 찾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레스토랑 요리 따라하기>, <맛있는 소스백과> 등을 포함해 5권의 요리책을 내기도 한 요리작가이기도 하다.

마치 갤러리 같은 느낌을 주는 단아의 내부. 사진 / 김샛별 기자
단아의 한옥 외관. 사진 / 김샛별 기자

“한옥에서 이탈리안 음식을 팔면 재밌겠다 싶었죠“
특별한 메뉴만큼이나 한옥에서 이탈리안 음식을 파는 것도 심상치 않다. 요즘에야 한옥에서 이탈리안 음식을 파는 곳이 많아졌지만 처음 단아가 생겼을 때만 해도 한옥에서 양식을 파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주거용 한옥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이유이다.

성곡미술관 앞 종로구 신문로는 유독 한정식집이 많은 곳이다. ‘단아’는 그런 한정식집 사이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미국대사관을 비롯해 대사관이 많은 이 쪽에서 이들에게 익숙한 양식을 즐길 수 있는, 그러나 한국적인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어 ‘단아’를 오픈하게 됐다“고.

그러나 외국인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그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한국인들이 더 단아에서의 식사를 더 신기해한다는 것이 그의 전언. 한옥의 분위기, 싱싱한 제철 재료,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이탈리안 음식의 재해석… 이 모든 것이 ‘단아의 맛’의 비결이다.

Info 단아
메뉴 목포 전어 구이를 얹은 오일소스 리소토 1만7000원, 런치코스 2만9000원~
주소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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