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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덟 신선처럼 ‘仙界 여행’, 봉래시
여덟 신선처럼 ‘仙界 여행’, 봉래시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7.01.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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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훌쩍 뛰어 신선의 세계를 만나다
청명한 하늘,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 위로 팔선과해가 한눈에 보인다. 마치 신선들의 세계를 만나 느낌이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여행스케치=봉래시] ‘신선 놀음’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여행지, 중국 산동성 봉래시. 중국의 진시황이 이곳에 머물며, 장생불로를 위해 ‘불로초’를 구해오라 했던 이유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 이유는 중국 4대 명루인 ‘봉래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마치 신선의 세계를 만난 느낌이기 때문이다.

청명한 하늘,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 그리고 바다 위로 호로병 모양의 팔선과해(八仙過海)가 한눈에 보이는 봉래각을 찾았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현지 가이드가 “이제부터 선계로 들어가야 하니 저를 잘 따라하세요”라고 설명한다.

큰 걸음으로 한 발짝 크게 뛰니 바로 선계

현지 가이드는 단애선경(丹崖仙境)이 적혀 있는 경계문을 큰 걸음으로 훌쩍 뛰어넘는다. 인간계에서 선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성을 들여 크게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시황이 그런 것처럼, 아닌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큰 걸음으로 뛰어 넘는다.

봉래각에서 바라본 봉래시 전경.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봉래각을 오가는 케이블카가 운영된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선계로 가기 위해 한발짝 뛰어 넘어야 하는 경계선. '단애선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이제 선계다. 선계에 들어왔다고 해서 선인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바다를 지키는 용왕을 만나야 한다. 선계에서 봉래시는 동해의 용왕이 관장하는 곳이다. 용왕궁에는 좌우로 각각 4명의 신하들이 배석해 있는데, 유독 용왕의 피부만 검다. 그 이유는 ‘기우제를 지낼 때, 용왕이 비를 내려줄 때까지 밖에 나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덟 신선을 만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물이 또 있다. 바로 북방 사람들이 ‘해신할머니’라고 부르는 천후다. 천후는 어민들을 해상의 위험에서 구해주고, 평안을 돌보는 여신으로, 천후궁 정전에 금불상으로 모셔져 있다. 봉래각(천후궁?)을 지나면 황해의 풍경이 들어온다. 처음 보는 봉래각의 경치에 많은 이들이 머물러 있지만, 현지가이드는 더 좋은 포토존이 있다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용왕의 피부가 검은 이유는 기우제를 지낼 때, 비를 내려줄 때까지 밖에 나두기 때문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발해와 황해의 경계선.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밤에 항해하는 선박을 위해 세워진 표지등인 보조루(등루)를 따라 미로의 길로 들어선다. 봉래각이란 현판아래 여덟 신선을 처음 대하는 곳이다. 자유분방한 자세로 활짝 미소를 띠고 있는 신선들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이제 신선들을 만났으니 풍경을 감상할 차례이다. 오른쪽으로는 등주박물관, 고선박물관, 봉래수성과 봉래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며, 왼쪽으로는 봉래시의 대표 관광지인 삼선산, 팔선과해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누구나 저 마다의 재주는 있다’, 팔선과해

봉래각에서 팔선과해가 보이는 성벽을 따라 내려오면 또 하나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절벽 위로 세워진 봉래각의 모습이다. 기암괴석의 절벽 밑으로는 파도가 세차게 부서지고, 길게 펼쳐진 성벽 위로 우뚝 솟은 봉래각. 중국의 ‘5A급 관광 경치 지구’라는 최고의 점수를 매긴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이다.

여덟 신선이 동해를 건너갔다는 팔선과해.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팔선과해와 삼선산 그리고 봉래각은 중국이 지정한 5A급 국가 경치 지구이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여덟 신선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여덟 신선이 각자의 재주를 가지고 동해로 나가는 장면.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봉래의 또 다른 5A급 관광 경치 지구는 팔선과해와 삼선산이다. 팔선과해는 여덟 신선에 대해 면면히 알 수 있는 곳.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팔선과해는 거나하게 취한 여덟 신선이 동해(우리나라 황해)를 각자의 재주로 건너보자는 조국구의 제안에 동의를 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들의 재주를 보면 다음과 같다. 당나귀를 거꾸로 타는 장과로, 쇠지팡이를 타는 이철괴, 북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한종리, 검을 던져 물개로 변하게 한 여동빈, 옥으로 된 박판을 던져 올라탄 남채화, 남채화의 꽃바구니를 던져 온갖 약초와 꽃을 밝고 떠나가는 한상자, 허리의 옥대를 던져 탄 조국구, 공중에서 발로 직접 뛰어 다니는 하선고.. 모두 자신의 재주로 동해를 건너게 된다.

팔선과해를 직역하면 ‘여덟 신선이 바다를 지나다’이지만, 의역으로 ‘누구나 저 마다의 재주가 있다’, ‘저 마다의 재주로 경쟁을 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팔선과해의 가장 높은 건축물인 ‘회신각’은 여덟 신선과 함께 도교에서 가장 신봉하는 72명의 신선을 모시고 있는 곳이다. 전시관을 포함해 모두 6층으로 구성된 회신각은 도교의 성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밖으로 통하는 통로를 개방하지 않지만, 봄부터는 모든 층을 개방하여 봉래시를 360도 조망할 수 있다.

팔선과해는 매년 신기루 현상이 잘 관측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팔선과해 내에는 신기루 현상을 촬영한 영상도 방영하고 있을 정도. 신기루 현상은 운무와 함께 바다 위로 도시나 성곽의 형상이 나타난다.

2억년의 세월이 옥으로 변한 나무, 목화옥

팔선과해와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있는 삼선산(三仙山) 풍경구는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봉래, 방장, 영주 등 불로장생의 삼선산을 모티프로 조성된 테마파크이다. 삼선산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화기대전으로 공자, 노자, 석가모니를 모시고 있다. 공자의 유교, 노자의 도교, 석가모니의 불교로 오랜 세월 중국을 유지하던 종교를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삼선산 전경.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세계 최대의 백수옥으로 만들어진 와불전.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삼선산 중의 하나인 봉래선도는 청나라 화가 원강, 요원의 ‘봉래선경도’를 그대로 재현한 건물이다. 봉래선도는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비경을 갖추고 있어 중국 고대 건축의 섬세함과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6층으로 올라가면 삼선산 전체의 조망은 물론 팔선과해, 봉래각을 비롯해 유로파크, 봉래시 전체를 360도 돌아보며 관람할 수 있다.

중국 고대 역사의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진옥관’이다.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고목이 세워져 있다. 삼선산 가이드는 “2억년이란 세월 속에 나무가 옥으로 변한 고목으로 목화옥이라 부른다”며 “진옥관에는 명인의 글씨, 양주칠기, 옥조각, 마호가니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말했다. 진옥관은 고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의 백수옥으로 만든 와불전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이롭다. 와불전은 무게 108t, 길이 12.86m로 뒤쪽으로 돌아가면 하나의 옥으로 만들어진 와불전을 만질 수 있게 해 놓았다. 와불전이 있는 옥불사에 웃는 미륵불과 사대천왕, 관음보살상 등도 하나의 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내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봉래국제관광호텔은 유로파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한국의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를 합쳐놓은 느낌의 봉래시의 유로파크.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한국의 거리'로 조성될 유럽풍의 건물들.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삼선산에서 유로파크로 가는 길에 만나는 것은 내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칠성급 호텔(약 1200개의 객실)로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앞으로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를 합쳐놓은 느낌의 놀이시설인 ‘유로파크’가 있다.

유로파크는 한해 약 4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유로스타 입구에는 포토존으로 더 유명한 유럽풍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이곳은 곧 한국의 문화와 음식, 체험, 공연장 등이 있는 ‘한국의 거리’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올 상반기 중에 한국의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문재경 아이 후 차이나 대표. 사진 / 이해열 사진작가

현지에서 만난 문재경 아이 후 차이나 대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가져와서 중국인들이 체험할 수 있는 중국의 작은 한국을 만들 계획”이라며 “문화공연, 미용, 먹을거리, 패션, 쇼핑, 피부숍 등이 한국의 거리를 알리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7차례를 오갈 정도로 우리 선조들과 외교, 문물교역이 활발했던 봉래시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와 역사가 공존했던 역사적 여행지”라며 “한국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해 한중간의 문화교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강조한다.

선조들의 숨결과 채취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 신선처럼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인 봉래시. 겨울이 지나 봄에는 꽃피는 봉래시에서 즐기는 ‘선계 여행’을 기대해 본다

산동성 봉래시 여행정보

등주 박물관과 고선 박물관
등주 박물관은 봉래시의 역사와 문물, 봉래산성의 역사적 배경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는 고려 시대 외교를 위해 7차례나 오간 포은 정몽주 선생의 동상이 함께 있어 더욱 감동이 느껴지는 곳이다. 고선 박물관에는 문물과 고역을 위해 오가다 난파된 고려 선박 2척도 전시되어 있다.

봉래해양극지세계
봉래각 인근에는 국가 A4급 관광경치지구인 봉래해양극지세계가 있다.  이곳에는 100m 길이의 해저터널과 함께 펭귄, 바다사자, 북극곰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매일 물개·돌고래 쇼, 인어 쇼가 펼쳐진다. 
또한, 열대우림관, 극지관, 상어관, 돌고래관, 물개관, 물속극장, 4D 영상관 등 14개 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약 1천여 종의 희귀 해양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샤토 준딩(Chateau Junding)
세계 7대 와인 생산지 중의 하나인 봉래시에는 중국 군정 와인인 ‘샤토 준딩’이 있다. 샤토 준딩은 포도 재배는 물론 와인 제조 및 저장까지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이루어 질 정도로 규모가 크다.  
황하정 품질관리부 경리는 “샤토 준딩은 바다, 땅, 햇빛 등 포도가 자라기 좋은 최적의 토양과 기후를 지니고 있다”며 “봉양호에서 반사되는 빛, 일조량 그리고 옥이 나는 토양으로 인해 더욱 값진 포도가 생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전통방식과 미국의 테크놀리지 등을 병합하여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며 “1차 발효는 미국식, 2차 발효는 유럽식으로 제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 있는 와인의 가격은 화이트 와인 200위안, 레드 와인 300위안 등이다. 샤토 준딩은 와인 이외에도 골프장과 리조트가 있어, 골프를 즐기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꼭, 맛보고 오세요

봉래소면
봉래의 전통 음식으로 소면이 유명하다. 참돔으로 만든 국물 소스와 수타로 만들어 면발이 가는 것이 특징이다.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풀어주어 해장용으로도 매우 좋다. 봉래소면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13~15위안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현지인들은 메인 요리인 소면과 함께 해산물이나 가지, 마 등으로 요리한 음식을 함께 곁들인다. 5명이 식사와 음료를 마시면 식사 비용이 평균 200위안 정도.  

만두 
중국은 전통적으로 만두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봉래는 물만두가 별미다. 삼치 소로 만든 물만두의 크기는 평양 손만두와 비슷하다. 부추와 삼치, 두부로 꽉 차 있으며, 신선하고 연하며 향기가 좋다. 가격은 8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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