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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내 고장 특산품] 진시황이 탐한 불로초 ‘제주 본황칠’
[내 고장 특산품] 진시황이 탐한 불로초 ‘제주 본황칠’
  • 박지원, 전설 기자
  • 승인 2015.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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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여행스케치=제주] 진시황이 찾아 헤맨 불로초 중 하나인 제주 ‘황칠’을 ‘제주 본황칠’이란 이름으로 시중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황칠 재배지인 한경읍 고산리에서는 다채로운 황칠 관련 체험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했던가. 불로초를 찾아 길을 나서자.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반갑수다! 제주 본황칠이우다!”

“‘정방폭포’ 옆 ‘서복전시관’에 가보셨나요?” 제주파나텍(주)의 구자권 이사가 대뜸 묻는다. 그간 정방폭포는 몇 차례 들른 적이 있지만, 코앞에 있는 서복전시관은 허투루 지나쳤더랬다. “가보지 못했어요.” 직업정신이 투철하지 않았던 과거를 반성하며 이실직고한다.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서복전시관은 진시황의 사신 ‘서복’이 ‘황칠나무’를 찾고자 제주에 발을 들여놓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건립된 기념관이다. 그렇다면 황칠나무는 또 뭘까. 중국 정사(正史)인 ‘25사’ 등에는 진시황이 불로초라 여긴 나무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이게 다름 아닌 ‘황칠나무’다.

“서복이 불로초를 찾아 헤매는 여정을 보여주는 조형물과 진시황의 ‘청동마차’ 등이 있답니다.” 정영자 문화관광해설사의 도움으로 기념관 내부를 샅샅이 둘러보고 바깥으로 나간다. 전시관 바로 앞에 자리한 전망대에 서니 서귀포 앞바다의 기암괴석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까지 한몫 거드니 오감이 호사롭다.

전망대를 뒤로 하고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겨 ‘서복공원’에 닿는다. 우두커니 선 두 그루의 나무가 눈에 띈다. 이해봉 중국 전국정협 부주석이 손수 삽을 들고 식재한 황칠나무다.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꿈꾸며 찾아 헤맨 불로초가 황칠나무란 사실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국내 고유 수종인 황칠나무는 ‘산삼나무’라고도 불린다. 국제학명을 살펴보면 그 까닭을 쉬이 알아챈다. ‘덴드로 파낙스 모비페라’라고 일컫는데, ‘덴드로’는 식물, ‘파낙스’는 만병통치약, ‘모비페라’는 ‘병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야생의 만병통치 약용식물’인 것이다. 이쯤 되니 어떤 효능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서만 자생하는 황칠나무는 항균·항암·면역 증진에 탁월하다. 피부질환·노화방지에도 효과가 그만이다.

진시황이 탐낼만한 불로초로 손색이 없는 황칠나무는 제주파나텍(주)의 기술력 덕분에 상품화에 성공했다.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에서 최적의 추출법을 찾아낸 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약청(FDA) 기준도 통과했다. 황칠 관련 건강식품으로는 최초로 미국 수출의 길을 열어 화제도 됐다. 대뜸 황칠을 어디서 재배하는지 궁금해진다. “제주시 한경읍 고산리에 가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요.” 구 이사에 말에 맘이 동해 황칠나무 재배는 물론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고산리로 얼른 가보자고 조른다.

INFO. 제주 본황칠

제주본초 2배 본황칠(700ml 10포) 9만원, 시황차 연지?시황차 생기(2g 10포) 1만1000원
주소 제주시 연삼로 473 제주특산품 전시판매장, 제주시 중문동 2700 중문컨벤션점 3층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황칠을 이용한 발효 식초를 맛보다.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빨리 빨리 옵서예, 황칠 체험 옵서예”
진시황이 찾아 헤맨 황칠의 뿌리를 찾아 제주까지 온 김에, 귀하디귀한 황칠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로 여정을 이어간다. 제주도의 서쪽 끝에서 만난 고산리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수월봉과 신석기시대 전기의 선사유적지를 품고 있는 아담하지만 볼 것 많은 여행지다. 자연이 빚은 비경에 더해, ‘제주파나텍(주)’과 함께 황칠을 재배하고 황칠의 이로운 성분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건강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황칠 업데이트’ 중!

“현재 황칠을 이용한 술, 식초, 두부 등 특화 된 먹을거리를 개발 중입니다. 이게 황칠로 담근 식초인데 향 좀 맡아 보세요. 마음이 안정 되죠? 황칠 술 찌꺼기를 이용한 마사지와 족욕도 막바지 준비에 한창입니다. 미백에 효과가 커 여성분들이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4년 생 황칠나무 잎이 매끈매끈.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오늘도 황칠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계속된다.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황칠주 나와라 뚝딱, 황칠 식초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로 이룬 성과가 아니다. 제주전통주 명인이자 고산 마을 발전위원회의 이성훈 위원장이 하나하나 담그고 익히고 맛보며 차근차근 이룬 ‘느림보’ 개발의 성과다. 장삿속 차라고자 했다면 애저녁에 황칠의 효능에 빌어 체험 프로그램을 줄줄이 쏟아낼 수도 있었을 일. 굳이 먼 길을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착즙기로 즙을 짜다 파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황칠이 반짝 떴다가 지는 일회성 건강식품이 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그런 식의 개발은 지양하고자 했습니다. 사람의 애정 속에 5~7년 정도 커야 비로소 약이 되는 ‘슬로우 푸드’ 황칠처럼, 차곡차곡 연구하고 개발해 각 기관의 검증을 받은 체험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마을의 자랑이 되길 바랐지요.”

황칠의 향은 본래 ‘안식향’이라 하여 세스키테르펜을 비롯한 30여종 이상의 천연 신경안정제로 인한 신경 안정 및 항우울증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효능 때문에 예부터 과거시험을 치는 선비들이 향낭주머니에 담고 다녔다는 기록이 전해지기도 한다. 아마도 황칠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정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고산리에는 향긋한 안식향이 내내 감도리라. 감미로운 황칠주 한 잔을 음미하며 황칠 술찌거기를 푼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신선 노름을 즐길 생각에 참고 있던 독촉이 쏟아진다. “황칠 체험, 빨리 만들어주세요, 어서요!”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황칠의 안식향을 맡으며 뜨끈뜨끈 족욕 체험. 2015년 9월 사진 / 박지원, 전설 기자

INFO. 제주 고산리 황칠 체험 문의
주소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고락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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