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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당일여행] 수도권 전철 개통으로 활기 찾은 ‘온양온천역’ 지하철 타고 온양 여행, 생각대로 하면 되고~
[당일여행] 수도권 전철 개통으로 활기 찾은 ‘온양온천역’ 지하철 타고 온양 여행, 생각대로 하면 되고~
  • 최혜진 기자
  • 승인 2009.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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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온양온천역.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여행스케치=아산] 지난 12월 15일, 천안까지 운행되던 수도권 전철이 온양온천역, 신창역까지 연장됐다. 덕분에 온양온천이 ‘온천 특구’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싯적 ‘잘나가는’ 신혼 여행지에서 이제는 가족 휴양지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아산. 요리조리 따져봐도 실속 있는 하루 코스 여행지로 그만이다.

전철역 개통 후 일대 경기가 술렁일 정도로 온양온천이 호황을 맞고 있단다. 그 소문을 눈으로 확인할 요량으로 신창행 전철에 올랐는데, 과연 승객수가 예상을 훨씬 웃돈다. 천안역에서 몇몇이 내리긴 했지만 온양온천역까지 그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역에 도착해 전철이 승객들을 한꺼번에 밀어내자 일순 승강장은 콩나무 시루처럼 빽빽해졌다. 인파를 뚫고 역 앞에 마련된 관광안내소로 직행해 아산시 문화관광과 직원에게 물었더니 “평일엔 50% 이상, 주말엔 100% 이상의 관광객이 늘었다”며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하기야 30~40분의 비교적 빠른 운행 간격에 서울에서 아산까지 2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셈이니 버스보다 편리하다는 데 공감이 간다. 3000원 이내의 저렴한 지하철 요금도 인기에 한몫했다. 특히나 지하철 요금 우대를 받는 노인들 사이에서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추억여행’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온천 풍경.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입맛대로 고르는 ‘온양·아산·도고온천’ 
이필모(66) 씨와 아내 김재숙(63) 씨도 40년 만에 ‘온양온천과의 재회’가 꽤나 설레는 모양이다. “뜨끈뜨끈한 온천이 생각나서 왔다”며 그 시절 신혼여행의 추억을 곱씹는다. 

온양온천역에 내린 승객들 대부분은 이처럼 ‘온천’을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다. 그도 그럴 것이 수산나트륨을 함유한 알칼리 온천인 아산온천, 35℃의 냉광천으로 유황성분이 풍부한 도고온천, 마니타온을 함유한 58℃의 라듐 온천인 온양온천까지, 다른 도시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온천이 아산에 세 곳이나 되니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 전철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 내외에 온천탕이 15개 정도 몰려 있는 온양온천을 찾았다. 무엇보다 교통이 가장 편리했다.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온양온천 전경.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온양온천의 역사는 무려 13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시대부터 시작해 조선시대 세종대왕도 온궁을 짓고 온천욕을 즐겨 온천수에 관해서는 역사적인 검증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런데 피부병, 신경통, 관절염 등의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명성에 비하면 온양관광호텔 온천탕은 규모가 소박하다. 다만 매끈한 촉감과 ‘뜨끈하게’ 몸을 데워주는 적정 온도의 온천수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인지 피로를 싹 털어낸 듯 온몸이 가뿐하고 피부가 보들보들 매끈하다. 이것이 한 번 맛보면 또 찾게 되는 온양온천의 매력일 것이다.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는 엄마의 온천욕을 기다리느라 아들과 아빠가 만든 줄이 여탕 앞에 길게 늘어섰다. “한 시간도 넘게 기다렸다”며 투정하는 아들의 얼굴은 방금 온천수를 끼얹어 그런지 유난히도 뽀얗다.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공세리성당 내부 모습.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차분한 마음 산책 ‘공세리성당’ 
온천욕만이 아니라 주변 관광지를 2~3개 정도 엮어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아산시 대부분의 여행지까지 온양온천역에서 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역에서 20~30분이면 닿는 공세리성당으로 향했다. 

공세리란 이름은 조선시대 조세창고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아산에서 수확한 곡물을 지금의 성당 자리의 창고에 저장했다가 수로를 따라 서울로 보냈단다. 이 동산의 밑둥치에 당시 창고를 둘러쳤던 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유다. 그러다 1895년, 드비즈 성 신부가 이곳에 성당을 세우면서부터 조세창고가 가톨릭 신앙 전교의 전진기지로 바뀌었다. 한때 안성, 진천까지 관할할 만큼 세력이 컸던 일대 최고(最古)의 성당이었지만, 지금은 권세를 모두 털어낸 듯 작은 시골 마을 속 성당의 모습이다. 

건물이 예쁜 성당으로 꼽히는 전주 전동성당에 비하면 크기나 모양새가 소박하지만, 건물의 위상을 낮추고 주변의 자연 풍광에 자연스레 어우러졌기에 더 아름답다. 특히나 성당을 감싸는 수령 300년의 고목은 힘이 넘치고, 기품을 잃지 않았다. 고목과 성당의 조화를 이루는 ‘한 폭의 그림’은 은근한 매력으로 방문객을 잡아끈다. 

성당을 에두르며 한 바퀴 도는 산책로 ‘십자가의 길’이나 내포평야와 서해가 한눈에 보이는 성당 북쪽의 풍광으로도 이곳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종교에의 깊이를 떠나 복잡하게 얽힌 상념이 깨끗이 정돈되는 느낌이다.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공세리성당 외부 전경. 2009년 1월. 사진 / 최혜진 기자

다만 시간을 맞추지 못해 성당의 맑은 종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공세리성당에서 온양 방향으로 5분 정도 가면 피나클랜드가 있다. 아산만 방조제 공사 때 채석장으로 쓰였던 돌산을 인공폭포와 정원으로 조성한 것인데, 8만2000㎡에 이른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50m에 걸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정갈하게 심어져 있다. 연간 100만 명이 찾는다는 관광 명소인 외도해상농원을 만든 최호숙 씨의 딸과 사위가 10년 동안 가꾼 만큼,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손질해두었다. 

공원의 테마가 ‘물, 빛, 바람’인 것처럼 공원 곳곳에서 자연에 녹아든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낮은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한 샛길을 오르다보면, 산책로 중앙쯤에 일본 설치작가 신구 스스무의 ‘태양의 인사’가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은색 바람개비를 닮은 높이 8.6m의 거대한 조형물은 바람의 강약에 따라 춤을 추며 태양에 반사되는 빛을 주변으로 뿜어내고 있다. ‘태양의 인사’가 바람에 따라 빛을 만들어낸다면, 연못 나무산책로에 설치된 ‘금속 풍경’은 바람에 따라 소리를 만든다. 바람이 불 때마다 또로로록 맑은 소리를 낸다. 

전망대에서는 서해대교와 아산호까지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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