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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겨울 캠핑] 충북 괴산 코오롱캠핑파크 겨울의 중심에서 캠핑을 외치다!
[겨울 캠핑] 충북 괴산 코오롱캠핑파크 겨울의 중심에서 캠핑을 외치다!
  • 송보배 기자
  • 승인 2013.0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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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여행스케치=괴산] 추위도 마다하지 않고 겨울 캠핑을 즐기는 이유. 모닥불에 오순도순 모여 정이 익어가고, 자연도 호젓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춘 캠핑장이 많아지면서 온 가족이 특별한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의 고수들은 유독 눈과 추위를 무릅쓰고 겨울 캠핑을 즐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캠핑 붐을 타고 일반인들까지 통상 비수기라고 분류되었던 겨울철에도 캠핑을 떠나는 일이 늘고 있다. 사실 캠핑 좀 해봤다는 이들 중 상당수가 다른 계절도 아닌 겨울을 가장 캠핑하기 좋은 계절이라 말한다.   


오늘 찾아가는 곳은 선유동계곡, 화양계곡 등 이름난 계곡을 지나 지난해 8월 남군자산 자락에 오픈한 코오롱캠핑파크. 무려 7곳의 구곡을 곳곳에 끼고 있는 심산유곡의 고장, 괴산에서도 산중에 위치하여 캠핑장 인근에 사는 야생 고라니 한 마리가 눈을 깜빡거리며 캠퍼들을 맞는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에코 트레킹.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눈밭에 선명하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불 피우는 것도 재미있어요.”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겨울 캠핑을 간다 했더니 한 캠퍼는 텐트 위로 눈이 떨어지는 소리를 꼭 들어보라 한다. 밤새 사락사락 속삭이듯 눈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낭만은 어느 것에도 비할 수가 없단다. 겨울 캠핑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번잡하지 않아 자연을 한적하게 즐길 수 있고, 추위를 핑계로 불 가에 모여 있다 보면 가족 간에 자연스레 대화가 싹트고 사이도 돈독해진다. 이래저래 다른 계절에는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매력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캠핑만이 아니라 눈썰매, 얼음썰매, 트레킹 등 야외 활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충북 괴산의 코오롱캠핑파크가 그 대표적인 예. 코오롱캠핑파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텐트부터, 난방 기구, 침낭, 코펠까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구비된 풀 렌털 캠핑장이다. 

모든 장비가 코오롱스포츠 제품으로, 텐트만 해도 150만원 이상의 고급 장비라 겨울 캠핑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기능이 짱짱하다. 여기에 1박 2일, 2박 3일에 특화된 각종 캠핑 프로그램을 운영해 엉덩이 들썩들썩하는 아이들까지 신나게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으로 들어서자 지난밤 쌓인 눈을 다듬어 만든 썰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유치원도 아직 못 들어갔을 꼬맹이 여동생과 초등학교 3~4학년은 되어 보이는 오빠가 함께 눈썰매를 타고 있다. 눈썰매 시합을 한다면서 함께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이내 여동생이 울음을 터뜨린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도 조성되어 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내가 1등 하고 싶어.”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 CF 모델처럼 동그란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혀 짧은 소리로 투정을 부리니, 어지간하면 한번 져줄 만도 한데, 동생을 살살 달래 다시 눈썰매 시합을 하면서 오빠는 이번에도 야속하게 앞질러 간다. 지는 시합에 약이 바짝 오를 테지만 눈썰매 타는 재미가 꽤 쏠쏠한지 밥 먹으라며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동생이 영화 <슈렉> 속 고양이처럼 수심 100m짜리 촉촉한 애원의 눈빛을 쏜다. “썰매 또 타고 싶은데….”

“텐트 바로 옆에 눈썰매장이 있어서 좋네요. 아이들 방학 때 갈 곳이 마땅히 없어서 고민했는데 캠핑장에 오니 자연 속에서 놀 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해요. 또 다양하게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서 즐길 거리가 많더라고요.” 용인에서 온 가혜운 씨가 겨울 캠핑의 소감을 긍정적으로 전한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텐트는 총 52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여러 가지 어드벤처 시설이 조성되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겨울 캠핑에 즐길 거리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나 싶은데 코오롱캠핑파크에는 슈퍼캠퍼들이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이 꽤 다양하다. 첫날 오리엔테이션과 야간 산행, 둘째날 캠핑 교실과 요리 교실, 라디오 방송, 영화 상영, 셋째 날 에코 트레킹까지, 프로그램에만 참여해도 심심할 틈이 없다. 요리 교실을 제외하면 따로 비용이 들지 않아 참여하는 사람들도 꽤 많단다. 여기에 얼음썰매와 눈썰매도 무료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이 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이 캠핑 교실. 캠핑계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황우종 캠프장의 캠핑 교실에 들어가보았다. 


“요즘 이것저것 캠핑 장비를 많이 구입하시는데, 텐트, 매트리스, 침낭, 코펠, 화로, 버너, 랜턴, 스토브, 의자, 테이블, 난로(여름엔 타프) 이렇게 11가지만 있으면 캠핑은 가능합니다. 특히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이것저것 마련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도구만 갖춰 1년 정도 캠핑을 즐겨보시고 캠핑 도구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때 다른 캠핑용품에 눈을 돌리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막 피운 불로 원두커피를 끓여서 나누는 황우종 캠프장.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캠핑의 기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캠핑 교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고가 장비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어느 정도 안목을 기르지 않으면 구입을 후회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란다. 

“캠핑은 기본적으로 들에서 잠을 자는 것입니다. 모든 자연물은 한뎃잠에 익숙해져 있어 따로 준비가 필요 없지만 인간은 야외에서 자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불도 그중 하나지요.”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끓인 커피에 찬물을 한컵 부으면 원두 가루가 가라앉아 여과지 없이도 커피를 즐길 수 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텐트 안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세팅되어 있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황우종 캠프장이 불을 피우는 걸 시연해 보인다. 자연물 중 소나무의 죽은 가지나 자작나무 껍질이 불쏘시개로 좋단다. 꼬인 밧줄을 풀어내도 훌륭한 불쏘시개가 된다. 황우종 캠프장은 밧줄을 이용해 불을 붙였다. 불쏘시개가 눈에 젖어 불이 잘 안 붙을 거라는 너스레도 잠시, 파이어 스틸에서 불똥이 일자마자 거센 불꽃이 피어오른다. 정작 불을 피운 황우종 캠프장은 “거봐요, 참 쉽죠?” 하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인데, 캠핑 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 이렇게 피운 불에 원두커피를 끓이고 찬물 한 컵을 붓자 여과지 없이 즉석커피가 완성된다. 원두커피의 향이 대형 텐트 안에 가득 차니 작은 것에도 호화스러운 기분이다. 사람들이 고생하면서도 캠핑을 하고, 안쓰러워하면서도 <정글의 법칙>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겠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캠퍼만을 위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013년 2월 사진 / 송보배 기자

“캠퍼분들께 여쭤보면 많은 분들이 겨울 캠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세요. 다른 계절보다 고생인데도 이상하게 더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301호님이 신청하셨네요.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 ‘눈의 꽃’ 들려드릴게요.”

토요일 저녁, 캠핑장 곳곳에 음악이 울려 퍼진다. 코오롱캠핑파크에서만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이다. 슈퍼캠퍼 중 막내인 권오준 씨가 캠퍼들에게 사연을 받아 진행하는데, 노래 한 곡이 나가자 문자 사연들이 줄을 잇는다. 송년회 삼아 모인 캠퍼들이며, 결혼기념일을 맞아 캠핑을 온 부부까지,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캠핑장의 밤이 무르익는다. 

“겨울 캠핑은 처음 왔거든요. 엄청 고생한다는 말만 듣고 걱정했는데 난방 기구가 잘 갖춰져 있어 텐트 안이 따뜻해요. 전기도 충분히 쓸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와서 불 피운다고 내내 불 가에 앉아 있었는데, 하는 일 없이 불만 피우고 모여 있어도 오순도순 이렇게 참 좋네요.”

대구에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 캠핑을 온 김도형 씨의 말이다.  


Tip. 황우종 캠프장이 말하는 겨울 캠핑, 이것만 주의하라
겨울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춥다고 텐트 안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화재나 질식사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절대 금물입니다. 난로 등이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난로에 불완전 연소 방지 장치가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또 과음이나 과한 운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발산되면서 체온을 앗아갑니다. 더구나 겨울은 어느 때보다 돌발 상황이 많은데 알코올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지면 곤란하지요. 과한 운동 역시 좋지 않습니다. 땀이 식어가면서 체온이 떨어져 감기에 걸릴 수 있어요. 젖은 양말을 신은 채 자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때는 반드시 양말을 벗거나 새 양말로 갈아 신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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