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무주] 숲과 더불어 하룻밤을 보내는 캠핑의 매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준비해야 할 갖가지 장비를 떠올리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빈손으로 훌쩍 떠나는 야영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국 곳곳의 국립공원 야영장에서는 구두쇠도 놀랄 ‘착한’ 가격에 텐트를 대여해준다. 마음이 동했다면, 이제 숲으로 떠나는 일만 남았다.
아이들의 방학숙제는 여기에서 덕유산 덕유대야영장
덕유대야영장은 1만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캠핑장이다. 주차장과 사이트의 거리가 가까워서 자동차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다. 다만 바닥에 자갈이 많고 평평하지 않은 것이 흠인데,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져서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꼽는 캠퍼도 있다.
올해 초에 편의시설을 새롭게 단장해 배치된 취사장과 화장실이 매우 깨끗하다. 샤워장도 갖추고 있지만, 따뜻한 물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의 방학숙제를 해결할 요량이면 야생동물, 곤충, 야생화, 수목 등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자연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겠다. 해설 프로그램은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숲이 우거진 명당 캠핑장 지리산 달궁야영장
달궁야영장은 삼한시대 마한의 별궁 궁터, 신라시대의 화랑도 훈련장으로 알려졌을 만큼 탁 트인 경치를 자랑한다.
3만3000㎡의 너른 야영장터를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고, 그 옆으로 달궁계곡이 유유히 흐른다. 특히 반선에서 달궁에 이르는 5km 구간은 호젓하기로 유명한 트레킹 코스다. 신록이 우거진 숲길을 걷는 즐거움도 빼놓지 말자.
7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영장에는 30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취사장은 사이트 4개당 1개꼴로, 공동화장실은 총 3개가 마련되어 있다.
가족 캠퍼에게 안성맞춤 월악산 송계야영장
월악산국립공원은 기암괴석이 빚어내는 절경 때문에 사시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수량이 풍부한 송계계곡이 인기다.
송계계곡은 ‘월악계곡’이라 불릴 만큼 월악산을 대표하는 계곡으로 꼽힌다. 게다가 월악영봉, 자연대, 월광폭포, 망폭대, 팔랑소, 와령대 등 송계팔경을 굽이굽이 품고 있다. 이 송계계곡 부근에 송계야영장이 자리한다.
특히 제1야영장과 제2야영장은 계곡을 바로 옆에 끼고 있어 가족 캠퍼들에게 인기가 좋다.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그만이다.
물놀이를 즐겼다면 아이들의 여름방학 숙제를 위해 월악산 자연학습탐방로를 따라가면서 생생한 자연 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다만 샤워장이 없는 점은 아쉽다. 공동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안을 할 수 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긴다 오대산 소금강야영장
연곡해수욕장, 주문진어시장에서 야영장까지 불과 30분 거리다. 산과 바다가 모두 욕심나는 캠퍼에게는 소금강야영장이 그야말로 제격이다.
소금강야영장은 300동이 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을 비롯해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개수대는 5개(1개당 수도꼭지 10개 정도)가 있고, 화장실과 샤워장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야영장 위쪽으로 소금강계곡이 흐르는데 대왕폭포, 세심폭포, 구룡폭포, 선녀탕 등 굽이굽이 절경을 품고 있다. 계곡 건너편엔 민속주점 좌판이 늘어서 있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동동주 한잔 걸치기에도 좋다.
또한 야영장은 노인봉 등산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연화담을 지나 구룡폭포까지 오르는 왕복 6km의 등산로는 풍경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등산길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들이 이어져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