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포천] 향을 맡고 만지는 것만으론 2% 부족했던 허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허브체험장이 있다. 허브 찜질, 허브 마사지, 허브 좌훈, 허브 족욕까지, 피로가 사르르 녹는 허브 천국으로 가보자.
서울에서 1시간쯤 벗어났을 뿐인데, 사방이 논밭으로 촘촘히 짜인 농촌이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시골 풍경 안에 오두막처럼 아담한 허브체험마을 ‘아셀’이 들어섰다. ‘아셀’은 히브리어로 ‘기쁨과 축복’이란 뜻으로, 기존의 허브농장 ‘허브 마우리’를 인수해 올 4월 재개장하며 새롭게 지은 이름이다. 1600㎡의 규모의 온실 안은 온통 싱그러운 허브의 향연이다.
레몬밤, 스피아민트, 장미허브, 골든레몬타임 등 갖은 허브들이 타샤 튜더의 손길이라도 닿은 듯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다.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것만으로 허브 속에 푹 파묻힌 느낌이다.
그런데 아셀은 어째 다른 허브 농장과 좀 다르다. 농장 곳곳을 누비는 사람들의 복장을 보아도 그렇다. 황톳물을 들인 헐렁한 ‘찜질방 전용’ 복장을 하고 머리엔 수건을 돌돌 말아 일명 ‘양머리’로 올려놓았다. 평상에 푹 퍼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족욕장에 발을 담근 채 ‘독서삼매경’에 빠진 이도 있다.
“원래 욱신욱신 쑤시고 어깨가 결린다 싶으면 찜질방을 찾았거든. 근데 마침 색다른 찜질방이 있다 해서 군대에서 휴가 나온 작은 녀석 끌고 와봤지. 근데 여기에서 피로 싹 풀고 가네. 허브 향이 은은한 게 나가기가 싫어.”
한 포천 주민의 극찬처럼 허브 찜질방은 손님들에게 반응이 가장 좋다. 인체에 가장 근접한 원적외선 파장 리듬을 가진 황토와 다량의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찜질방 안에는 말린 로즈메리와 스피아민트의 향기가 가득하다.
실제로 허브의 효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라벤더, 레몬밤은 불면증을 해소하고, 페퍼민트, 레몬그라스는 집중력을 높인다. 유칼립투스는 편두통에, 캐모마일은 소화장애에, 레몬밤은 탄력 있는 피부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관절근육통을 완화시키는 마조람, 뇌신경을 자극하고 치매를 방지하는 로즈메리 등 진귀한 약재로 쓰이는 허브도 있다. 아셀의 안재영 대표이사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몸에 좋은 허브에 ‘건강’과 ‘휴식’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대입한 ‘허브 체험형’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족욕장이나 찜질방 이외에도 허브와 함께 뜨거운 증기를 쏘이는 허브 좌훈, 허브 잎을 첨가한 허브 팩으로 피부에 탄력을 불어넣는 허브 마사지, 그리고 허브 차를 마실 수 있는 허브 카페까지 허브의 ‘무한 변신’으로 몸의 피로를 싹 털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