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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어촌뉴딜사업으로 변신중인 ‘빨강 달의 섬’, 옹진 자월도
어촌뉴딜사업으로 변신중인 ‘빨강 달의 섬’, 옹진 자월도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10.1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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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월도에서 바라본 목섬.
자월도에서 바라본 목섬.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옹진]보름달이 유난히 붉고 아름답다는 섬 자월도. 인천에서 연안여객선을 타고 50분만에 도착하는 자월도에 다녀왔다. 전국 어촌마을을 새롭게 정비하는 뉴딜사업이 한창인 섬마을에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달바위 선착장에 있는 주차장.
달바위 선착장에 있는 주차장. 사진/ 박상대 기자

선착장 확장공사와 주차장 확보

이른 아침,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자월도 가는 배를 탔다. 자월도를 거쳐 승봉도와 이작도를 다녀오는 연안여객선이다. 설레는 마음에 아침도 거르고 8시 3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승용차를 가져가는 사람들은 7시 50분에 출항하는 차도선을 타야 한다.

달빛이 유난히 붉다는 섬 자월도(紫月島). 조선 인조 때 한 선비가 이곳에 유배를 왔다가 억울함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 때문에 달을 보고 하소연을 했는데 갑자기 달빛이 빨갛게 변하고, 폭풍우가 몰아쳤다고 한다. 선비는 달님도 나의 억울함을 알아주는구나, 하면서 섬 이름을 자월도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50분 정도 바다에 취해 있는데 자월도 선착장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선착장에는 어촌뉴딜사업의 일환인 선착장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차도선을 타고 처음 섬에 온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운전자들이 배를 타고 내릴 때 조심스럽기만 했던 선착장을 늘리고 있다.

자월도 달바위 선착장에 있는 조형물이 자월도임을 알게 한다.
자월도 달바위 선착장에 있는 조형물이 자월도임을 알게 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강운표 문화관광해설사.
강운표 문화관광해설사. 사진/ 박상대 기자

선착장 안쪽에 붉은 초승달을 닮은 조형물 두 개가 아치를 이루고 있다. 여행객을 맞이하는 듯한 모습이 시골스러우면서도 정겹다. “여기가 달바위 선착장이죠. 옛날에는 달처럼 둥그런 바위가 있었는데 70년대 중반 선착장 공사를 하면서 훼손되었지요. 옛날 사람들은 그런 가치를 몰랐으니까 없애 버린 거죠.” 강운표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다.

자월도의 관문인 달바위 선착장은 지금도 자월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는 장소이다. 기항할 때 이곳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하고 파고라 아래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배를 기다린다. 영흥도와 승봉도, 이작도가 바라다보이는 바다 풍경에 매료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슴에 맘껏 채울 수 있다. 매표소 옆에는 주말과 휴일에만 문을 여는 특산품 판매장이 있다. 마을 부녀회에서 직접 자월도에서 생산한 농작물과 산나물, 수산물을 판매한다.

자월도에 음식점이 여러 곳 있다.
자월도에 음식점이 여러 곳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는 면적은 7.26㎢이고, 해안선 길이는 20.4㎞이다.
자월도는 면적은 7.26㎢이고, 해안선 길이는 20.4㎞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름철 해수욕장과 가을철 자전거 라이딩

자월도에는 3개 마을이 있다. 주민들은 모두 600여 명, 반농반어를 주로 하는 마을인데 근래에 수산업 비중이 조금 줄고, 펜션업이나 카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섬의 중앙에 가장 큰 1리가 있고, 동쪽에 2리, 서쪽에 3리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가면 큰 마을(1리)과 3리가 있다.

제법 넓은 주차장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바위 위에 계단이 있고, 계단 꼭대기에 오르면 어부상이 있다. 먼 옛날 이 섬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바다에 나간 어부가 사흘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부인이 바닷가에 나와 남편을 찾아다녔는데, 큰 지네 몇 마리가 어떤 시신을 뜯어먹고 있었다. 부인은 그 시신이 남편인 것을 알고 까무러쳤는데 며칠 뒤 남편 없는 삶을 살 수 없다며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주민들은 그 부인을 추모하고, 남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그리며 그녀가 몸을 던진 바위를 열녀바위라 불렀다. 그러던 중 근래에 열녀바위에 어부상과 열녀상을 세워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달바위 선착장 서쪽에 있는 어부상.
달바위 선착장 서쪽에 있는 어부상. 사진/ 박상대 기자

어부상이 있는 열녀바위 꼭대기는 작은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달바위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난 도로가 자월서로, 오른쪽으로 난 도로가 자월동로다. 자월서로를 따라가면 자월도에서 가장 큰 1리가있고, 마을 앞에는 역시 자월도에서 가장 큰 모래해변(장골해수욕장)이 있다.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많은 여행객을 받아주고 가을이나 겨울에는 낭만을 찾아온 이 들을 품어준다.

해수욕장 앞에 작은 섬이 있는데 사유재산이라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도로를 따라 고개를 넘어가면 큰말해변이 나온다. 이 마을에 면사무소와 농협, 마을경로당, 펜션이 여러 개 있다.자월2리에 음식점과 펜션, 민박집이 많이 있다. 또한 작은 늪이 있고, 갈대와 부들이 자라고 있다. 가을에는 갈색 갈대꽃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마을 안길에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마을 안길에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 해변 모래는 깨끗하고 곱다.
자월도 해변 모래는 깨끗하고 곱다. 사진/ 박상대 기자

골목에는 봉숭아와 맨드라미, 채송화, 나팔꽃 등이 피어 있다. 밭에는 고구마와 고추, 들깨와 참깨, 수수가 익어가고 있다. 마을에서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면사무소와 농협, 초등학교(용현남초등학교 자월분교)가 자리잡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마을 농부들이 수확한 농산물들을 판매한다. 다시 고개를 넘어가면 3리가 있다. 고갯마루에 예쁜 펜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3리에는 갈쿠랑과 볕난금, 진모래 해변이 띄엄띄엄 자리잡고 있다. 어느 해변이든 맑은 물과 하얀 모래가 쌓여 있다. 자월3리 뒤쪽 해변에는 갯바위 낚시하는 낚시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많을 때는 바위마다 낚시객들이 앉아 있다고 한다.

가을이면 갈대꽃을 구경할 수 있다.
가을이면 갈대꽃을 구경할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

배 시간에 맞춰 섬 구석구석까지 다니는 마을버스를 타고, 동쪽에 있는 2리쪽으로 간다. 버스는 사람이 살고 있는 동네는 거의 다닌다고 한다. 달바위 선착장을 지나자마자 동촌해변이 있는 2리에서 내렸다. 제법 큰 동촌교회도 있고,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마을 뒤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해발 166m에 이르는 국사봉까지 오르는 산길이 보인다. 국사봉은 자월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데 어느 마을에서 오르건 1시간 안에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숲이 우거져서 바다를 조망하기엔 그리 좋지 않다.

동촌해변은 달바위 선착장에서 도보로도 멀지 않고, 인근에 편의점이나 식당 등 편의시설도 있어 캠핑하는 사람들도 자주 찾는다고 한다. 모래밭 한쪽에 작은 바위섬이 있는데 갈매기 10여 마리가 앉아 졸고 있다. 동촌에서 25분 정도 언덕을 넘어가면 하나포 포구에 다다른다. 하나포 일대는 모래해변과 자갈해변이 있고, 낚시할 수 있는 갯바위도 넉넉하게 있다. 100m 이상 나와 있는 방파제 아래 어선 서너 척이 쉬고 있다. 방파제와 그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있는 펜션에서 숙박한 여행객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옆으로 돌아가면 목섬이 있다.

하나포 포구 옆에 있는 목섬을 이어놓은 구름다리.
하나포 포구 옆에 있는 목섬을 이어놓은 구름다리. 사진/ 박상대 기자
강의선 어촌뉴딜사업 협의체위원장.
강의선 어촌뉴딜사업 협의체위원장. 사진/ 박상대 기자

목섬은 이곳에 있는 작은 섬인데 2010년 관광지개발 사업을 하면서 구름다리를 놓았다. 다리 위 팔각정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림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차장 안쪽에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거기엔 카페도 있고, 지역특산품 판매대도 있을 거예요. 여행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섬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깨끗한 마을가꾸기, 친절한 손님맞이 교육도 하고요.”

강의선 어촌뉴딜사업 협의체위원장은 지금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어업인구가 줄고, 노령인구가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관광객을 유입하고, 관광객이 소비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편리하게 찾아와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 방문이 주춤했지만 곧 정상화 되겠지요. 어촌뉴딜사업이 완공되고 마을기업이 순탄하게 운영되면 주민들의 소득도 늘어나고, 마을에 활기가 넘칠 줄 압니다. 서로 지혜를 모아가고 있어요.” 김은영 자월도 어촌계장은 벌써 여기저기 펜션도 들어서고, 마을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한다.

바위섬에서 졸고 있는 갈매기들.
바위섬에서 졸고 있는 갈매기들. 사진/ 박상대 기자

 

INFO 자월도 가는 배편

인천여객선터미널 : 아침과 오후 4회 출항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 오전 출항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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