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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바다향을 듬뿍 품고 있는 건강식, 해조류 따라가는 전남여행
바다향을 듬뿍 품고 있는 건강식, 해조류 따라가는 전남여행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11.1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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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과 톳, 매생이와 같은 해조류로 차려진 한상.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전남] 전남 바다는 해조류의 천국이다. 어느 바다를 가든 해조류 한두 가지는 서식하고 있다. 건강관리에 좋다는 해조류를 이용해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고 있는 전남지역을 다녀왔다. 전남 어느 바닷가에나 해조류가 산다. 전남 진도군 관매도를 여행하던 기자는 마을 앞 해안도로에 널려 있는 갈색 톳을 마주하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세상에나! 이렇게 많은 톳은 처음이었다.

길바닥을 가득 채우고 톳을 말리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관매도를 둘러보고 마을 골목을 기웃거리던 중 막걸리를 판매하는 작은 가게에 들렀더니 주인장이 톳을 넣은 부침개를 안주로 내왔다. 그리고 민박집에서 식사를 주문했는데 톳을 넣어 지은 ‘톳밥’을 준다. 주인아저씨가 낚시로 잡았다는 도다리회나 조기구이보다 톳밥이 더 별미였다. 이 집 주인은 매일 같이 이렇게 맛난 밥을 먹고 살겠구나 생각하니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진도 관매도에서는 마을 앞 건조장에서 톳을 말린다. 사진/ 박상대 기자
진도 임회면에서 다시마를 말리고 있는 주민들. 사진/ 박상대 기자

진도 바닷가 마을에서 두 번째 마주한 어마어마한 풍경은 바닷가 마을 주민들이 다시마를 말리는 풍경이었다. 임회면 죽림마을을 여행할 때, 주민들이 진도아리랑을 흥얼거리면서 줄지어서 다시마를 말리고 있었다.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다시마는 콘크리트 바닥에 깔린 그물 위에 가지런히 눕혀졌다.

해남군 산소마을에서는 어부가 채취해온 물김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김영길 어촌계장은 전통양식인 지주식으로 재배한 김이라며 물김으로 먹어도 되고, 건조해서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찬바람이 불고 물김을 수확하는 시절이면 해남 일대 백반집에서는 어렵지 않게 물김 된장국과 물김 초무침을 먹을 수 있다.

전남 바다에는 김, 미역, 다시마, 톳, 매생이 등 해조류 양식장이 많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11월부터 2월까지 가장 맛있다는 매생이. 사진/ 박상대 기자

장흥 신기마을에서는 매생이를 수확하는 어민들을 볼 수 있다. 득량만 바다에서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이 염산을 사용 말자고 결의한 뒤 맛좋은 매생이가 생산된다고 한다. 옛날에는 손으로 매생이를 수확했는데 지금은 기계로 수확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양식용 발장에 붙은 것을 뜯어내고, 발장을 건조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겨울철이면 장흥이나 완도, 해남과 진도까지 어디서든 매생이국을 맛볼 수 있다.

발육 성장을 돕고, 성인병 치료에 효과 있는 해조류
한때 완도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김 산지였다. 요즘에는 완도보다 진도나 해남 어민들이 더 많은 김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사회책에도 김은 완도의 대표적 수산물로 나와 있다. 김은 대부분 밥반찬으로 먹고, 구워서 밥을 싸서 먹는다. 해조류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조미김이라고 하지 않던가.

김은 밥만 싸서 먹는 게 아니라 삼치나 다른 생선회를 싸서 먹기도 한다. 전남지역 한정식집에선 매 끼니 밥상 위에 김이 나온다. 11월 중순에 일찍 수확한 곱창김이 가장 맛있다고 하지만 늦게 수확한 것도 김은 김이다. 11월부터 12월까지 남도를 여행할 때 운이 좋으면 물김을 맛 볼 수 있는데 물김 된장국은 정말 고급스러운 해조류국이다.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미역귀(미역곽). 사진/ 박상대 기자
장흥 득량만에서 매생이를 수확하고 있는 어민들. 사진/ 박상대 기자

김은 단백질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도 풍부한 식품이다. 타우린 성분은 지친 간의 피로를 달래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고 한다. 비타민A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시력보호에도 좋다고 한다. 완도와 진도, 고흥과 장흥 등지 어민들은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미역과 다시마는 사람들이 주로 먹지만 전복 먹이로도 사용한다. 전복 양식장 이웃에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이 나란히 있는 이유다.

미역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국으로 끓여 먹기도 한다. 산모들은 필수적으로 미역국을 며칠씩 끓여 먹는데 피를 맑게 해주고, 상처를 아물게 해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생일날 아침엔 주인공과 엄마가 나란히 미역국을 끓여 먹는다. 미역은 식이섬유, 아미노산, 요오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엽록소가 많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항암작용을 해서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미역귀(혹은 미역곽)라고 불리는
주름진 부위가 항암효과를 낸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식이섬유가 많으니 장 건강과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찬바람이 불 때 먹으면 더 맛있다는 매생이국. 사진/ 박상대 기자
신안군 임자도 나들목 맛집의 해조류 정식에는 톳밥과 톳된장국이 나온다. 사진/ 박상대 기자

해조류 밥집과 해조류 가공식품
해조류는 크게 갈조류·홍조류·녹조류 세 갈래로 구분한다. 미역과 다시마가 갈조류, 매생이와 파래(감태)가 녹조류, 김과 톳·듬북이가 홍조류라고 할 수 있겠다. 해조류에 속하는 종류 자체는 백여 종이 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흔히 섭취하는 전통적인 해조류로는 김, 미역, 다시마 등이다. 근래에는 건강식이라며 파래, 톳, 우뭇가사리, 매생이, 청각, 꼬시래기 등이 각광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깊은 바다 청정수역에서 서식하는 듬북이국은 옛날 제사상에 반드시 올리는 탕을 끓일 때 사용한 소재였는데 요즘에는 쉽게 마주할 수 없다. 오염된 바닷물 때문에 서식지가 사라지고, 양식도 어려워서 극히 적은 수량만 수확되고 있다고 한다. 듬북이국은 진도읍내에서도 한두 집에서만 판매한다. 요즘 수출도 많이 하고, 국내 소비도 많이 하는 해조류로 톳이 있다. 톳은 참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다.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밥할 때 섞어서 톳밥으로 먹기도 한다.

국을 끓이기도 하고, 부침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톳으로 묵을 만들어서 먹는 사람들도 있다. 톳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요오드와 칼슘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고혈압과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효험이 있다고 하니 다른 해조류처럼 생톳을 말렸다가 조금씩 꺼내서 먹으면 좋다.

물이 깨끗한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듬북이국. 진도읍내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목포 해담은 어업회사에서 만든 가공식품 톳밥. 사진/ 목포 해담은 어업회사
목포 해담은 어업회사에서 만든 가공식품 톳밥. 사진/ 목포 해담은 어업회사

톳밥을 하는 음식점은 많지 않은데 해남 땅끝마을(바다동산)과 신안 임자도(나들목 맛집)에 해조류 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해조류 정식을 주문하면 톳밥과 함께 매생이국, 물미역, 다시마, 파래 등 해조류 반찬을 내준다. 이들 음식점에는 휴일이면 관광버스가 몇 대씩 줄을 선다. 여행하는 동안 한 끼니 정도는 해조류 정식을 맛보고 싶다는 여행객이 그만큼 많은 덕분이다.

여행지 수산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해조류
전남지방을 여행하는 동안 해조류로 만든 음식을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재료를 구입해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군 수산시장이나 5일시장에 가면 싱싱한 해조류를 저렴한 비용에 구입할 수 있다. 목포에는 해조류를 넣어 만든 음식을 냉동해서 판매하는 회사(해담은)가 있다.

해남 땅끝마을 바다동산의 해조류정식에는 톳밥과 매생이국, 물미역, 다시마, 톳 등 해조류가 푸짐하게 나온다. 사진/ 박상대 기자
땅끝마을 바다동산 이형임 사장. 사진/ 박상대 기자

전복미역국과 톳밥이 대표상품이고, 우뭇가사리 등 7가지 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박해중 사장은 전국에서 손님들이 간편식으로 주문해서 해조류가 가미된 음식을 먹고 있다고 한다. 수술을 했거나 중한 질환을 치료중인 사람, 성인병과 싸우거나 예방하고 싶은 사람,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들도 해조류와 친해지면 좋겠다. 해조류는 사계절 제철 해조류가 있다. 봄에는 툿, 여름에는 미역과 다시마, 겨울에는 김과 매생이, 파래가 제철이다. 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은 보약이라고 한다. 겨울철에는 전남으로 해조류 먹기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INFO. 해조류 정식 판매 음식점
바다동산

주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52
문의 061-532-3004

나들목 맛집
주소 전남 신안군 임자면 진리길 2
문의 061-275-2350

해담은 어업회사(가공식품)
주소 전남 목포시 포미로 9번길 5-3, 1층
문의 061-9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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