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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해안누리길] 강과 바다를 골고루 보며 걷는 부산 광안리-수영강변길
[해안누리길] 강과 바다를 골고루 보며 걷는 부산 광안리-수영강변길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2.11.16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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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수영강변길의 하이라이트 광안리 해변의 전경. 사진/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부산] 2019년에 새롭게 해안누리길에 추가된 부산 광안리-수영강변길은 ‘갈맷길’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부산의 유명한 걷기 코스인 부산 갈맷길의 2-2코스와 8-2코스를 일부 연결해 선정된 길이기 때문이다. 이동거리가 약 8.4km에 불과하고 100% 평지로 이어지는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광안리-수영강변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길의 시작점은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남천동 49호 광장이지만, 걷는 순서를 바꿔 수영강변을 먼저 걷는 계획을 세워도 좋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상권에 기대어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끝맺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강변길은 시야가 트여 좋지만 길게 걷다보면 지루한 면이 있어 아쉽다. 사진/ 여행스케치
고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수영강. 사진/ 여행스케치

워밍업하는 기분으로 걸으면 좋은 수영강변길
어디서 시작하든 광안리-수영강변길을 걸을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광안리 인근에 주차장이 있지만 동네가 동네인 만큼 주차비가 만만치 않고, 공식 도착점인 수영자동차운전전문학원 인근에는 주차장이 없기 때문이다. 길을 역순으로 걸으려면 ‘수영강변e -편한세상’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면 된다.

인근에는 고려 의종 때의 문신 정서가 정과정곡을 지었다는 정과정유적지가 있으니 역사 유적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들러볼 만도 하다. 작은 도심속 공원으로 남아있는 정과정유적지이지만, 비석에 적힌 정과정곡을 읽어보며 소소한 풍류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정과정유적지에 있는 팔각정. 사진/ 여행스케치

본격적으로 길을 걸을 때는 정과정유적지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 단지 뒤편의 강변길을 찾으면 된다.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 수영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찾아가 강변으로 내려서면 된다. 그리고 강을 가로지르는 과정교를 뒤로 하고 강변을 따라 걷는다. 갈맷길 8-2코스의 일부 구간인 수영강변길은 바다를 향해 가는 수영강의 하류를 걷는 길이다.

건너편의 고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가끔씩 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갈매기 등의 조류, 그리고 주변의 자연을 즐기며 걷기운동을 즐기기 좋다. 하지만 수영강을 따라 걸어 수영만까지 이르러 바다를 만나기까지 조금 지루한 감도 없지는 않다. 사실 수영강변을 먼저 걷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도 계속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수영강변의 밋밋함 때문에 종점을 찍기 위한 걷기를 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어서다. 길이 편하기에 운동이 목적이라면 아주 좋은 길이지만, 시각의 즐거움이 적은 점이 조금 아쉽다. 개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정보를 참고해 수영강변을 걷는 구간을 줄이는 것도 염두에 둘 만하다.

INFO. 정과정유적지
주소 부산 수영구 망미2동 17번지 일원

 

민락수변공원에서 만난 부산의 해녀들. 사진/ 여행스케치
만락항은 여전히 어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여행스케치

해운대와 광안대교의 풍경, 그리고 민락항
강변을 따라 걸으며 좌수영교, 수영교, 수영 2호교 등 3개의 다리 아래를 지나면 보이는 물길은 이제 바다가 목전인 수영만이다. 광안대교와 나란히 이어지는 풍경 너머로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해운대 마린시티의 초고층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을 이어 민락수변공원까지 이르면 물 색깔이 확연한 바다빛으로 변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민락수변공원의 해상문화공연장은 원래 바다였으나, 1997년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만조 때면 바닷물에 발도 담글 수 있어 부산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 풍경과 함께 회를 포장해 즐기며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까운 횟집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민락어민활어직판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횟집들이 많이 보이면 광안리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 여행스케치

바로 앞의 민락항이 아직도 어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어 신선한 횟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에 멋진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국내 최대 규모에 속하는 광안대교가 멋진 위용을 뽐내는 가운데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민락항의 활어를 즐기는 일이 제법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민락수변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물질을 하고 있는 해녀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어 걷기여행의 한 장면을 남길 수 있게 해준다.

INFO. 민락어민활어직판장
주소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312번길 60

 

언제 찾아도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광안리
민락항을 지나 조금만 더 걸으면 드디어 광안리해수욕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7~8층에 이르는 빌딩들에 횟집 간판들이 연이어 걸려있는 민락횟집거리를 비롯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맛집들이 장점이 된 곳이지만, 여전히 메인은 반월형으로 휘어져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백사장이다.

광안리해수욕장은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동래군 남면 광안리라는 이름이 그대로 이어져온 흔적이다. 당시에는 해안과 모래펄을 가진 곳이어서 넓을 광(廣) 자에 해안 안(岸) 자로 이름 붙였는데, 이후 풍수 상으로 편안할 안(安) 자를 쓰는 것이 좋다하여 고쳐졌다고 한다.

공원을 걷듯 지나기 좋은 광안리의 산책로. 사진/ 여행스케치
반월형으로 휘어진 광안리해수욕장의 모습. 사진/ 여행스케치

현재는 해운대와 함께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이름 높지만, 두 곳은 태생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해운대는 애초부터 관광지로 개발된 반면, 광안리는 휴양지로서 전혀 기대를 받지 않았다는 것. 거주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이었던 광안리에는 1950년대가 돼서야 해수욕장으로 개장됐다고 한다.

이 구간을 걸을 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해변과 나란히 이어지는 공원길을 따라 편안히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과 백사장 위에 올라 발아래 모래 감촉을 즐기며 걷는 것이다. 해변이 워낙 길어 두 가지 방법을 번갈아가며 즐겨도 좋겠다. 광안리 해변을 걷는 것으로 걷기를 마무리해도 좋겠지만, 정규 코스는 아직 조금 남았다. 해변 남쪽 끄트머리의 남천해변공원을 지나 조깅코스를 걷는 길이다. 조깅코스를 들어서기 전에 자전거 대여소를 볼 수 있는데, 광안리를 시작점으로 삼을 때는 자전거를 이용해 광안리-수영강변길을 즐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광안리해변의 야경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다. 사진/ 여행스케치
남천동 조깅코스. 꼭 걸을 필요는 없다. 사진/ 여행스케치
광안리 인근에 위치한 다리집 본점의 부산식 가래떡볶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사진/ 여행스케치

조깅코스는 바로 옆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위한 운동 공간인 느낌이 강하다. 반듯하게 난 길을 따라 남천동 49호 광장까지 마침표를 찍는 구간으로 여기면 될 듯하다. 다만, 광장에서 조금 더 직진해 가면 보이는 남천마리나에 주차가 가능하니 광안리를 시작점으로 삼을 때 참고할 정보로 알아두면 좋겠다. 그래도 역시나 이 길의 마침표는 광안리로 돌아가 맺음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해변 인근의 카페거리, 명화의거리, 불고기거리 등에서 맛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어두운 밤이 되면 밝게 빛을 내는 광안대교의 모습은 이곳에서 빠뜨릴 수 없는 풍경이다.

INFO. 남천마리나
주소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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