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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 ③ 숲과 꽃이 반겨주는 장성 여행] 내륙의 바다 장성호와 백리꽃길 황룡강, 자연이 선사하는 가을의 향연
[특집 ③ 숲과 꽃이 반겨주는 장성 여행] 내륙의 바다 장성호와 백리꽃길 황룡강, 자연이 선사하는 가을의 향연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9.13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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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순, 전남 장성군 황룡강변에서 가을꽃축제가 열린다. 축제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장성호 수변길을 소개한다. 사진 / 장성군청
10월 초순, 전남 장성군 황룡강변에서 가을꽃축제가 열린다. 축제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장성호 수변길을 소개한다. 사진 / 장성군청

[여행스케치=장성] 호남의 중심 장성에는 장성호가 있고, 그 주변에 수려한 수변길이 있다. 장성호에서 영산강으로 흘러내리는 황룡강변에는 걷기 좋은 백리길이 있다. 오는 10월 초순 황룡강변에서 지상 최고 수준의 가을꽃축제가 열린다.

호남의 중심, 장성호 주변 수변길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장성호가 보인다. 1970년대 농업용수를 충당할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호수다. 비가 많이 내릴 때면 그 넓은 품으로 물을 가둬 수해를 막아주고 혹독한 가뭄에도 농업용수를 제공하고 있다. 호남의 지도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꿔 놓은 장성호는 규모 때문에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중이다.

장성호는 이제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관광상품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상류에서는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호수 주변에는 수변길이 조성되어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장성호 수변길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숲.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숲.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에는 여러 곳에 쉼터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에는 여러 곳에 쉼터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먼저 조성한 출렁다리 두 개가 있는 출렁길이고, 다른 하나는 나중에 조성한 숲속길이다. 출렁다리길은 댐의 북쪽에 있고, 수변숲길은 남쪽에 있다. 어느 쪽을 먼저 가든 상관 없는데 두 길을 한 번에 갈 수는 없고 가던 길을 돌아나온 뒤 다른 길을 다시 가야 한다. 그리고 양쪽 모두 왕복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장성호 수변길은 한국관광공사 선정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장성8에도 포함됐다. 최근에는 전라남도가 꼽은 여름에 걷기 좋은 숲길중 최우수 숲길로 선정되었다. 계절과 상관없이 주말 평균 1만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니 안 걸어보면 손해일 것만 같다.

데크길을 걸어도 숲길을 걷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데크길을 걸어도 숲길을 걷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출렁길에는 황금색 출렁다리가 2개 있다. 그 주변에 작은 매점과 화장실이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출렁길에는 황금색 출렁다리가 2개 있다. 그 주변에 작은 매점과 화장실이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초입부터 불어오는 상쾌한 숲속 공기
출렁길을 먼저 걷는데 소나무숲길이 이어진다. 산새들이 파드득 날아다닌다. 30분 남짓 걸어가는 동안 숲은 초록색 나무 그늘과 파란 하늘, 바다 같은 호수와 상쾌한 바람을 안겨준다. 콧노래가 절로 난다.

숲길을 걷는데 황금빛 출렁다리가 있고, 매점이 하나 있다. 매점 의자에 앉아 파란 호수와 호수에 잠긴 하얀 새털구름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신다. 가족 단위 여행객과 친구들끼리 여행온 중년 남녀들이 보인다.

장성호 수변길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다양한 앵글을 보여준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다양한 앵글을 보여준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을 걷는 사람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을 걷는 사람들. 사진 / 이장래 작가

출렁다리를 건너는 일은 짜릿한 체험이다. 심하게 흔들리진 않지만 호수 위를 걷는 느낌이 마치 산꼭대기를 걷는 것같다. 동행한 친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앞장서서 걷는데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다.

출렁길을 돌아나와 호수 건너편에 있는 숲속길을 걷는다. 숲속길 입구에 백일홍 꽃밭이 있는데 노랑색 나비들이 삼삼오오 날아다닌다. 숲속길은 출렁길과는 여러모로 결이 다르다. 숲속길은 흙길보다 데크길이 더 많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길을 설계한 사람이 자연 친화에 신경을 많이 쓴 듯 데크길이 불편하지 않다. 걷는 사람들 가운데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장성호수에는 출렁다리가 2개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수에는 출렁다리가 2개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에 만난 며느리밥풀꽃.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에 만난 며느리밥풀꽃.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수변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사진 / 이장래 작가

길옆으로 취나물꽃, 싸리꽃, 며느리밥풀꽃, 꽃무릇 등 들꽃들이 피어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숲이 있고, 작은 계곡에선 조그마한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다. 물 냄새와 숲향기가 뒤섞인 상큼한 바람이 도시에서 찾아간 여행객의 땀을 씻어준다.

산새와 가을꽃, 풀벌레 소리가 들려준 환영 인사
숲길을 걸으면서 소나무와 갈참나무, 어린 단풍나무와 편백나무 등 여러 종류 나무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며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한다. 숲은 식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다. 사람들의 세상과 닮아있다. 서로 기대는가 하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아무리 큰 나무도 늙으면 죽어서 흙이 되고, 새로운 생명을 움트게 하고, 자양분이 되어 준다.

장성군 북하면 장성댐 상류에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유원지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군 북하면 장성댐 상류에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유원지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북쪽 '장성호관광지'에 널따란 예술공원과 장성이 낳은 거장 임권택 영화감독을 기념하는 임권택시네마테크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장성호 북쪽 '장성호관광지'에 널따란 예술공원과 장성이 낳은 거장 임권택 영화감독을 기념하는 임권택시네마테크가 있다. 사진 / 이장래 작가

숲에선 새들이 지저귀고, 매미가 노래하고, 풀벌레들이 운다. 호수 위로 고추잠자리들이 날아다닌다. 작은 다리에 이르자 그 아래로 맑은 개울물이 흐른다. 새 소리와 개울물 소리가 청량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닫혀 있던 귀를 열어준다. 수많은 소리가 어우러져 여행객의 지친 가슴을 깨끗이 씻어준다.

등에선 땀이 흐르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숲길을 걷는 일은 힐링이며, 보약보다 값진 선물임을 새삼 확인한 시간이다.

아침에 만난 김한종 장성군수는 장성호의 관광자원적 가치를 더욱 높여 치유관광 명소로 육성해 가겠다.”면서 사계절 아름다운 장성호 숲길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백양사와 필암서원도 들렀다 가시라.”고 말했다.

김한종 장성군수. 사진 / 이장래 작가
김한종 장성군수. 사진 / 이장래 작가
미락단지에서는 음식점마다 장어정식, 민물고기 요리, 갈비, 돈까스, 중화요리 등을 판매한다. 사진 / 이장래 작가
미락단지에서는 음식점마다 장어정식, 민물고기 요리, 갈비, 돈까스, 중화요리 등을 판매한다. 사진 / 이장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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