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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힐링 여행] 14번 도로따라 느릿느릿, 거제 여행! 유정한, 남쪽 해안로에서 힐링하다
[힐링 여행] 14번 도로따라 느릿느릿, 거제 여행! 유정한, 남쪽 해안로에서 힐링하다
  • 권선근 여행작가
  • 승인 2023.09.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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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유유자적한 힐링을 즐기고 왔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여행스케치=거제] 14번 국도와 연결된 거제 남쪽 해안도로는 거제 여행의 백미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다도해의 다양한 바다 풍경과 산책로는 물론 시원한 바람의 숨결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힐링 여행.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경상북도 포항시를 잇는 14번 국도는 총 길이 318.2km로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창원시, 김해시,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주시, 포항시 등 경상도의 주요 도시들을 지난다. 이 중 거제시 구간은 도로의 시점인 거제시 남부면 저구사거리에서 신거제대교까지 거제 동남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며 거제 관광의 백미를 보여준다.

근포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면 땅굴로 향하는 입구가 보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근포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면 땅굴로 향하는 입구가 보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근포땅굴 주변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 스팟이 있는 사진 맛집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근포땅굴 주변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 스팟이 있는 사진 맛집이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학동 흑진주몽돌해변, 신선대, 바람의언덕, 해금강과 외도 보타니아 등 거제 최고의 절경을 아우르며 환한 햇살과 맑은 바람을 헤치며 드라이브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한려해상의 비경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만나는 숲과 작은 포구, 오래된 성곽이 다정한 풍경을 연출하며 여행자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사진 맛집, 근포땅굴
이번 거제도 여행은 14번 국도의 시점인 저구리에서 가까운 곳으로 요즘 인생 사진 핫 플레이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근포땅굴부터 들렀다. 근포땅굴은 근포마을 뒤편 바닷가에 있는 땅굴로 일제강점기 때인 1941년 일본군이 포진지 용도로 굴착하다 1945년 광복 이후 중단했다. 동굴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해안선과 어울려 멋진 사진을 연출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더불어 한적한 바닷가 마을까지도 휩쓸고 간 일제강점기 때의 역사도 함께 돌아보면 마음속에 묵직한 울림이 더해진다.

동굴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근포땅굴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동굴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근포땅굴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물웅덩이에 비치는 모습과 함께 인생 샷을 찍는 1번 땅굴. 사진 / 이해열 기자
물웅덩이에 비치는 모습과 함께 인생 샷을 찍는 1번 땅굴. 사진 / 이해열 기자

근포마을 입구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근포동굴로 올라가는 길에는 벽화 속 귀여운 물고기가 안내한다. 돌담으로 둘러쌓인 텃밭과 담장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은 골목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근포땅굴을 만날 수 있다. 동굴 안에서 바깥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서 있기만 해도 아름다운 배경과 실루엣으로 근사한 인생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동굴 바닥의 물웅덩이에 비치는 반영과 어떤 포즈도 느낌 있게 만드는 역광이 인생 실루엣을 완성한다.

보기만 해도 힐링, 신선대와 바람의언덕
근포땅굴에서 멋진 인생 샷을 남기고 한려수도를 감상하며 해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면 신선이 놀던 자리라 불릴 만큼 절경을 자랑하는 신선대를 만난다. 신선대는 거제 9경 중 으뜸으로 치기도 하는데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경관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또 바위에 부딪히는 하얀 파도가 멋진 곳으로 맞은 편 바람의언덕을 감상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각종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신선대. 사진 / 이해열 기자
각종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신선대. 사진 / 이해열 기자
신선대 전망대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길의 경관 또한 뛰어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신선대 전망대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길의 경관 또한 뛰어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산책 중에 만난 신선대 조형물. 사진 / 이해열 기자
산책 중에 만난 신선대 조형물. 사진 / 이해열 기자

신선대 전망대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길의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기암괴석 사이로 놓인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각종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신선대의 북쪽으로는 도장포마을과 바람의언덕이 있고 바다 건너로 거제 해금강과 접하니 어디로 눈을 돌려도 멋진 풍경이다. 맞은 편에 바라다보이는 빨간 풍차와 바람, 바다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바람의언덕은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학동 흑진주몽돌해수욕장
거제도에서 휴식을 원한다면 ‘차르르’ 굴러가는 몽돌 소리가 지친 마음을 보듬는 몽돌해변을 권한다. 작고 새까만 몽돌로 이뤄진 해변으로 물이 깨끗해 해수욕장으로 인기가 높은 학동 흑진주몽돌해수욕장은 해돋이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학동 해변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이어진 바닷가 길을 걸으면 그물개오솔길에 닿는다. 그물개는 학동 해변이 그물을 펼쳐놓은 모양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오솔길은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어우러져 지친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오솔길 사이로 엿보이는 풍경 속에 잔잔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차르르' 굴러가는 몽돌 소리에 지친 마음 한 켠을 놓아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차르르' 굴러가는 몽돌 소리에 지친 마음 한 켠을 놓아본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사진 / 이해열 기자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사진 / 이해열 기자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에서는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에서는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한국의 지중해 정원, 외도 보타니아
학동 해변을 나와 윤슬로 반짝이는 바다를 감상하며 14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외도보타니아로 가는 가장 가까운 항구인 구조라항을 만난다.

구조라항에서 30분마다 떠나는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도 구경하며 닿은 환상의 섬이자 해상식물원인 외도보타니아. 3,0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과 아열대 식물을 즐기다 보면 허락된 두 시간의 관광시간이 짧다.

외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식물원으로 일 년 내내 꽃이 피어있다. 외도 근처로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하룻밤 묶은 이창호 씨가 섬의 자연에 매료돼 섬 전체를 사들여 1970년대 초반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외도 보타니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에 있는 해상식물공원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3,0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외도 보타니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에 있는 해상식물공원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3,0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외도 보타니아의 대표적인 장소인 비너스 가든. 사진 / 이해열 기자
외도 보타니아의 대표적인 장소인 비너스 가든. 사진 / 이해열 기자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따뜻한 외도는 한겨울인 11월에서 3~4월에도 동백나무 꽃이 핀다. 실외에는 종려나무, 워싱톤 야자, 용설란, 유카, 유카리, 송엽국, 스파르티움 등 아열대성 식물들이 쑥쑥 자라나 섬의 풍경을 이국적으로 만든다.

바위산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들어진 아치형의 정문을 들어서면 다국적 조형물과 자연이 조화로운 포토존인 외도광장이 나온다. 멋진 포즈로 추억 사진을 찍고 선인장 가든, 비너스 가든, 벤베누토 정원, 뱀부로드, 조각공원, 사랑의 언덕, 천국의 계단, 물의 정원, 외도역사기념관을 차례대로 관람하면서 외도 곳곳을 꽃과 식물로 단장한 사랑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해서 야자수 등 아열대 식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날씨가 따뜻해서 야자수 등 아열대 식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숲과 어울려 한층 아름답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숲과 어울려 한층 아름답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외도 보타니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는 비너스 가든이다. 버킹검 궁의 정원을 모티브로 지중해를 연상케 하는 건축물들과 곳곳에 놓여진 비너스 상들, 동백나무 프레임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비너스 가든은 초등학교 운동장에 조성했는데, 최소한의 자연 훼손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유지하는 외도보타니아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이탈리아어로 ‛환영합니다’라는 의미의 벤베누토 정원은 꽃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곳이다. 봄에는 튤립과 양귀비, 여름에는 수국과 천사의 나팔, 가을에는 란타나와 부시세이지, 겨울에는 동백과 피라칸사 등이 계절별로 피어 아름다운 외도의 정취에 젖을 수 있다.

외도 보타니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 중 하나가 사랑의 언덕이다. 옛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어제를 지내던 수령 300년 된 당산나무가 있는 곳으로 민족적으로 유래가 깊은 곳이다. 외도 보타니아를 대표하는 비너스 가든과 사택 그리고 화훼단지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Travel Tip
현지인 추천, 맛난 한 끼~
거제 지세포횟집

14번 국도가 지나는 지세포항에 자리 잡은 지세포횟집은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경력 36년 차의 베테랑 이병규 선장이 직접 잡은 자연산만 상 위에 오른다. 그래서 메뉴판에 우럭, 광어, 참돔 등의 이름이 없다. 그냥 생선회 딱 하나만 있다.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중자 생선회가 10만 원이다. 일 인 2만 원의 회정식도 인기가 높다. 곁들여지는 밑반찬도 전복, 돌멍게, 굴, 삼치, 해초 등 거제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 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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