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서울] ‘여행은 사랑이다’고 정의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먹을 것을 사랑하는 일이 온통 여행 속에 들어 있습니다.
여행할 때 그 지역에 있는 어떤 사람의 발자취를 마주할 때가 많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수백 년이 된 사람의 발자취를 마주하며 상념에 잠기곤 합니다.
그 사람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전쟁 통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높은 벼슬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공덕을 베풀었으며, 또 많은 재산을 모아서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데 사용했답니다.
가슴이 참 따뜻해지는 이야기지요. 마을 앞에는 그 사람을 기리는 송덕비와 공덕비가 세워졌고, 어느 양지 바른 곳에는 그 사람이 이웃과 소통하며 지낸 정자가 있습니다. 그 정자에 앉아 있으면 신기하게도 지친 육신에 평온한 기온이 감돌더군요.
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문하곤 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올해도 여행지에서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사람 많이 만나시길 빕니다.
박 상 대 <여행스케치>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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