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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웰니스 여행]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제천 한방 웰니스 여행
[웰니스 여행]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제천 한방 웰니스 여행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4.02.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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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의 고장 제천. 각종 약초들이 풍부한 한방의 고장이기도 한 이곳에서 웰니스 여행을 즐겨보았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 각종 약초들이 풍부한 한방의 고장이기도 한 이곳에서 웰니스 여행을 즐겨보았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제천]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에서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되돌아보는 건강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12일 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었던 제천 한방 웰니스 여행 보고서.

제천은 산과 들에 각종 약초들이 자라나는 한방의 고장이다. 조선시대에는 3대 약령시장이 세워질 만큼 한약재 생산과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지금도 매년 제천 한방 바이오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옛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 북단에는 대한민국 명산 100선에 꼽히는 금수산이 있는데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산세는 물론이고 맑고 깨끗한 기운이 가득해 잠시 머물기만 해도 건강한 기운을 얻는다.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금수산 중턱에 자리한 제천시 한방자연치유센터. 사진 / 유니에스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금수산 중턱에 자리한 제천시 한방자연치유센터. 사진 / 유니에스
한방자연치유센터에서는 프로그램 전에 현대의학 장비를 접목시킨 사전 검사를 진행한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한방자연치유센터에서는 프로그램 전에 현대의학 장비를 접목시킨 사전 검사를 진행한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내 몸을 알아야 건강도 업!
금수산 중턱에 자리한 제천시 한방자연치유센터는 자연 속에서 한방 웰니스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천 한방 바이오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지난해 숙소와 시설들을 새로 정비한 후 한방을 결합한 면역 활성화 요법과 숙면 테라피, 비누와 토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한방자연치유센터에서는 프로그램 참여 전에 먼저 혈압과 HRV(Heart Rate Variability)를 측정한 후 인바디 검사를 진행한다. 기본적인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한의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전통적인 방법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요즘은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 현대의학 장비를 이용한 치료나 한약재의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효능을 더욱 높이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방 기혈순환 숙면 테라피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한방 기혈순환 숙면 테라피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체질별로 다른 손바닥 지압법을 배울 수 있다. 사진 / 유니에스
체질별로 다른 손바닥 지압법을 배울 수 있다. 사진 / 유니에스

치유센터에서도 한방에 현대의학을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는데, 이러한 사전 검사를 통해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 정확히 이해한 후 건강 증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INFO 제천시 한방자연치유센터
주소 충북 제천시 청풍면 학현소야로 32
문의 043-920-7777

한방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한방 면역 활성 허브 & 티 테라피는 자신에게 맞는 약재들로 구성한 맞춤 한방차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핸드 스파와 손바닥 지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준비된 약재들의 특징과 효능을 설명해 주면 앞서 진단했던 검사 결과를 참고해 자신에게 맞는 약재들을 티백에 채우면 된다. 맥주의 원료인 홉(Hop)도 있는데 항산화 작용과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한약재를 우린 물에 수건을 덮어쓰고 훈증 찜질 중인 체험객.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한약재를 우린 물에 수건을 덮어쓰고 훈증 찜질 중인 체험객.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휴식 시간에는 손 지압기와 건식 족욕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휴식 시간에는 손 지압기와 건식 족욕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여성 질환에 좋다는 당귀와 면역력을 높여주는 황기, 성질이 따뜻한 대추와 약성이 순한 둥굴레, 감초를 넣어 차를 우려낸 뒤 한 모금 마셔보았다. 푹 끓여낸 게 아니다 보니 진한 맛은 덜했지만 약초 특유의 씁쓰레한 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핸드 스파는 족욕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에 약재로 가득한 티백을 넣고 주물럭거리니 물빛이 옅은 노란색이 된다. 더불어 기분 좋은 따스함이 구석구석 스민다. 얼굴을 한약재 물에 가까이 대고 수건을 덮어쓰고 있으면 훈증 찜질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고 손바닥 지압법을 체험하는 시간도 유용한데, 정확한 지압점만 알아두면 일상에서도 틈틈이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덕분에 일행 모두가 짬이 날 때마다 손바닥을 꾹꾹 눌러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자주 벌어졌지만 말이다.

면역 활성과 혈액순환을 돕는 핸드스파. 사진 / 유니에스
면역 활성과 혈액순환을 돕는 핸드스파. 사진 / 유니에스
치유센터 내에 깔끔하게 정비된 숙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유니에스
치유센터 내에 깔끔하게 정비된 숙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유니에스

잘 자고 잘 쉬어야 피로도 풀린다
저녁 식사 후에는 한방 기혈순환 숙면 테라피가 이어진다. 폼 롤러를 이용한 전신 스트레칭과 몸을 이완시켜 주는 요가, 아로마를 이용한 ‘478 호흡법을 통해 잘 자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폼 롤러에서 몸을 이리저리 굴리니 소리 없는 비명이 쏟아져 나온다.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지 않아 근육이 뭉친 탓이다. 눈물을 찔끔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이들이 적지 않다. 다들 동병상련의 심정이 되어 위안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비누와 화장품 등 매일 쓰는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비누와 화장품 등 매일 쓰는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피부에 좋은 성분들을 배합해 만드는 한방 아로마 비누.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피부에 좋은 성분들을 배합해 만드는 한방 아로마 비누.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그래도 몸이 좀 풀린 덕에 요가 동작을 따라 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 은은한 불빛 아래 눈을 감고 누워 있는 동안 나른한 기운이 솔솔 흘러든다. 라벤더 향까지 더해져 금세라도 잠에 빠져들 것 같다. 몸을 더욱 깊은 이완 상태로 만들기 위해 4초 간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가량 참았다가 8초간 입으로 숨을 후 뱉어내는 동작을 반복했다.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478호흡법이다. 이러한 훈련 덕분인지 이날 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한방 해독 아로마 DIY 패키지는 비누와 화장품처럼 매일 쓰는 생활용품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흥미로운 체험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재료를 넣고 빼거나 천연 방부제만을 넣기 때문에 안심하고 쓸 수 있다. 피부 트러블에 탁월한 어성초와 미백 효과를 주는 쌀겨 가루를 넣어 한방 효과를 높였는데, 여기에 보습을 위해 올리브 오일과 알로에 등 피부에 좋은 성분들을 배합해 틀에 넣고 굳히면 나만의 수제 비누가 탄생한다. 토너를 만들 땐 취향에 따라 아로마 오일을 선택할 수 있는데 하나씩 향을 맡아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첨가하면 된다. 어떤 오일이 내게 맞을지 재미 삼아 오링 테스트를 해봐도 좋을 듯 싶다.

내게 맞는 약재들을 골라 한방차를 만들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내게 맞는 약재들을 골라 한방차를 만들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체험을 마친 후 오일을 이용한 림프 스트레칭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었다. 몸속의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돼야 순환이 잘 되는 법. 림프 순환을 촉진시키는 동작들을 반복하다 보니 몸놀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틀간 이곳에 머물며 몸을 재정비했으니, 이제 돌아가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 남았다.

몸에 약이 되는 음식 약채락
음식이 보약이란 말은 아마도 약채락(藥菜樂)’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싶다. 제천시의 음식 브랜드인 약채락은 약이 되는 채소를 먹으면 즐겁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몸에 좋은 재료들로 만드니 한 입이라도 더 먹게 된다. 물론 맛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천에서 맛본 약채락 음식들이 모두 그러했다.

맛깔스러운 약선 요리를 내놓는 성현 한정식. 약재를 넣어 만든 양념과 육수를 사용한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맛깔스러운 약선 요리를 내놓는 성현 한정식. 약재를 넣어 만든 양념과 육수를 사용한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약선 요리 전문점인 성현 한정식은 겉보기엔 정갈한 한정식 밥상을 내놓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양념이나 육수 등 음식 곳곳에 약재들이 숨어 있다. 이를테면 약고추장을 발라 굽는 더덕이나 약초 물에 재운 갈비와 불고기, 홍화씨 기름을 버무려 만든 김치 같은 식이다. 특히 블루베리를 우린 물로 밥을 짓는 돌솥밥도 독특하다. 어떤 음식에서도 특유의 약초 맛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래서인지 맛보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맛있는 한 끼를 먹으며 덤으로 건강까지 얻는 일석이조 밥상이다.

약채락을 대표하는 식당인 바우본가의 상차림. 사진 / 유니에스
약채락을 대표하는 식당인 바우본가의 상차림. 사진 / 유니에스
건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건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정은주 여행작가

바우본가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잘 차려진 건강한 한상을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샐러드에는 개복숭아를 발효시켜 만든 소스를 뿌리고 전병에는 노란 치자물을 들였다. 강황을 넣어 만든 떡갈비, 황기 된장으로 끓인 찌개 등 건강식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여기에 입가심으로 내준 어린 순채 잎을 띄운 오미자차를 곁들이면 건강과 맛 두 가지를 한 번에 잡는 기분이 된다.

INFO
성현 한정식
주소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5414-7
문의 043-646-3319

바우본가
주소 충북 제천시 숭문로 88-9
문의 043-652-9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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