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화제의 축제] 벚꽃보다 찬란한 영암의 전통ㆍ문화ㆍ공연, 영암왕인문화축제
[화제의 축제] 벚꽃보다 찬란한 영암의 전통ㆍ문화ㆍ공연, 영암왕인문화축제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4.03.13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벚꽃이 휘날리는 3월 말, 전남 영암에서 왕인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사진 / 영암군청
벚꽃이 휘날리는 3월 말, 전남 영암에서 왕인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사진 / 영암군청

[여행스케치=영암] 영암은 유구한 역사·문화를 가진 고장이다. 왕인·도선국사·최지몽·한석봉을 배출한 구림마을이 있다. 벚꽃이 휘날리는 시절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에서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일본에 선진문물 전수한 백제 왕인박사
왕인(王仁)은 백제시대 학자이다. 일본에 경학과 한자, 백제의 기술과 공예, 문화 등 선진문물을 전파하여 일본 아스카문화 형성에 기여한 사람이다.

일본의 古事記(고사기)에서는 당시 많은 백제 사람이 일본으로 건너와 선진문물을 전수했는데, 왕인이 양국 간 문화교류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영암군 군서면에 있는 왕인박사유적지 내 왕인박사 사당 전경. 사진 / 영암군청
영암군 군서면에 있는 왕인박사유적지 내 왕인박사 사당 전경. 사진 / 영암군청
구림마을 상대포에서 열린 왕인박사의 귀환을 재현한 퍼포먼스. 사진 / 영암군청
구림마을 상대포에서 열린 왕인박사의 귀환을 재현한 퍼포먼스. 사진 / 영암군청

일본에서는 왕인의 여러 업적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해서 지배계층은 물론 민간에서도 왕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왕인을 신앙의 대상으로 받들어 왕인신사(王仁神社)에서 배향하는가 하면, 왕인 일행이 일본 본섬으로 갈 때 머물렀다 간 쓰시마의 어촌 마을은 마을 입구에 현창비를 세워놓았고, 마을 이름을 왕인 포구라는 뜻을 담은 와니우라라고 지어서 왕인을 추앙하고 있다.

한편 조선에서는 전라남도 영암이 왕인의 출생지는 기록이 일제 강점기 때 처음 등장한다. 1937년에 간행된 이병연의 <조선환여승람> 영암군 편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왕인이 태어난 영암 성기동과 왕인이 마신 성천(聖泉), 왕인이 공부한 문산재(文散齋)와 책굴(冊窟) 등을 수록했다.

왕인박사의 귀환을 알리는 거리행진. 사진 / 영암군청
왕인박사의 귀환을 알리는 거리행진. 사진 / 영암군청
청소년들이 펼치는 K-컬처 콘테스트 모습. 사진 / 영암군청
청소년들이 펼치는 K-컬처 콘테스트 모습. 사진 / 영암군청

영암군은 이를 바탕으로 군서면 구림마을 옆 성기동 일대를 왕인박사유적지로 정비하고, 1997년부터 영암왕인문화축제를 개최하며 왕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INFO 2024 영암왕인문화축제
일시 328~31(4일간)
장소 전남 영암군 왕인박사유적지, 상대포, 구림마을 일원

구림마을과 성기동에서 펼쳐지는 축제
구림마을은 역사가 2,200년이 더 된 유서 깊은 마을이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초가집이 뒤섞여 있고, 흙과 돌을 섞어서 만들어놓은 담장들이 고풍스러운 멋을 보여준다. 월출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려 마을을 관통하는 하천은 사계절 마르지 않고, 마을에 있는 서원과 정자는 마을의 품격을 돋보이게 한다.

구림마을은 연륜에 맞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고려 초창기 나라의 스승(國師)이었던 최지몽 이야기나 왕건의 출생을 예언한 풍수리지 대가 도선국사의 탄생설화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처녀가 아비 없는 아기를 낳아서 동네 대나무숲에 버렸는데 비둘기들이 따뜻하게 품어주어서 다시 데려와 키웠고, 도선은 철이 들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고 한다.

영암군 주민들이 펼친 강강술래 공연. 사진 / 영암군청
영암군 주민들이 펼친 강강술래 공연. 사진 / 영암군청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주변으로 100리 벚꽃길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 영암군청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주변으로 100리 벚꽃길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 영암군청

구림마을 서쪽에 상대포(上臺浦)라는 옛날 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영산강 유역 간척사업이 있기 전까지 상대포 일대는 무역선이 드나들 정도로 큰 국제 무역항이었다.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떠날 때 배를 탔던 곳이기도 하다. 포구마을 구석에서 조선의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가 떡장사를 했다고 한다.

왕인문화축제 때는 상대포에서 왕인박사 일행이 귀환하는 퍼포먼스를 재현한다. 수양버들이 여린 이파리를 하늘거리는 화창한 봄날 화려한 백제시대 의상을 입고 귀국하는 모습은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가 열리는 왕인박사유적지에는 잔디밭이 많이 있다. 사진 / 영암군청
축제가 열리는 왕인박사유적지에는 잔디밭이 많이 있다. 사진 / 영암군청
축제장에서 천자문 쓰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 사진 / 영암군청
축제장에서 천자문 쓰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 사진 / 영암군청

시공을 초월하여 빛나는 놀이들
왕인문화축제는 3월말(28~31)에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시공초월(時空超越) 왕인의 문화, 빛이 되다! 새로운 축제도시 영암의 나는 시작을 열다!”로 정했다.

()는 주간과 야간을 포함한 다양한 시간대의 콘텐츠를 운영하자는 것이고, ()은 모두가 바라는 특색 있는 축제환경을 조성하고, ()는 과거(백제와 아스카)에서 현재와 미래까지 시간의 한계를 정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은 새롭고 놀라운 콘텐츠로 신선한 경험을 통해 기존 축제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것이지요.”

청년들의 화려한 공연. 사진 / 영암군청
청년들의 화려한 공연. 사진 / 영암군청
왕인문화축제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사진 / 영암군청
왕인문화축제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사진 / 영암군청

올해부터 왕인문화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할 영암문화관광재단 전고필 대표는 흥겹고 새로운 문화관광 축제를 개최하고 싶다고 한다. 왕인박사 관련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후세에 전달하여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축제에서는 크게 6개 부문, 46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야간관광, 친환경, 융복합 등 변화하는 축제 트랜드를 반영한 새로운 문화축제의 전형을 선보이겠다는 것. 이것은 왕인문화축제를 단순히 1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영암에 사계절 축제 분위기가 오래도록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대포 수상놀이나 왕인호 승선체험, 구림마을 에코투어는 관광객들에게 지속적인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지난해 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과 화려한 벚꽃길 모습. 사진 / 영암군청
지난해 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과 화려한 벚꽃길 모습. 사진 / 영암군청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는 주야간 흥겨운 축제
이번 축제의 대표적인 행사로는 미래를 향한 발걸음 퍼레이드, 축제장 일대 100리 벚꽃길에서 펼쳐지는 낙화유수 낙화놀이, 실경산수공연인 월인천강, 왕인의 일생을 담은 행차길놀이, 그리고 왕인박사 춘향제와 왕인박사 학술강연회 등 큰 이벤트가 있다.

영암은 풍부한 농경지와 역사문화 유적을 보유하고 있다. 마한문화의 보고이며, 백제와 신라, 그리고 고려와 조선을 이어온 유구한 역사 속에 무수히 많은 유물이 전해지고 있다. 2,200년 역사 속에 살아있는 인물들과 역사유적은 요즈음 각광 받는 관광상품이다. 축제 때마다 찾아오는 일본의 왕인박사 지지자들과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영암을 글로벌 시대의 주요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다.

재미있는 천자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영암군청
재미있는 천자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영암군청
어린이들이 펼치는 왕인박사 도전골든벨 모습. 사진 / 영암군청
어린이들이 펼치는 왕인박사 도전골든벨 모습. 사진 / 영암군청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영암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왕인의 업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천자문 쓰기와 읽기, 왕인박사 알기 도전골든벨,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공연 프로그램, 청소년 K컬처 콘테스트도 있습니다.”

전 대표는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야간에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낙화놀이, LED 플라워와 문텐로드, 워터 레이저 쇼, 일루미네이션 등을 마련했다고 한다.

영암군내 어른들이 펼치는 차전놀이. 사진 / 영암군청
영암군내 어른들이 펼치는 차전놀이. 사진 / 영암군청
축제장에서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이나 주전부리가 여러 가지 있다. 사진 / 영암군청
축제장에서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이나 주전부리가 여러 가지 있다. 사진 / 영암군청
영암에는 매력한우와 오리고기, 민물장어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사진 / 영암군청
영암에는 매력한우와 오리고기, 민물장어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사진 / 영암군청

다양한 음식과 굿즈, 친환경 특산품도 판매
영암에는 전통문화를 계승한 놀이들이 많이 남아 있다. 도포제 줄다리기, 삼호 강강술래, 길놀이 등 민속놀이 공연도 펼쳐진다. 그리고 지역문화예술단체에서 주도하는 도기 빚기, 종이 공예, 천연염색, 다도체험, 다채로운 공연이 선보일 것이다.

축제장에서는 다양한 영암향토음식을 판매하고, 귀농인들의 음식과 청년들의 디저트 음식도 판매한다. 영암군민들이 생산한 친환경 농축 특산물과 영암도기, 영암전통주 문득과 수제맥주도 판매한다.

또한 SNS친구맺기 이벤트, 벚꽃사진콘테스트, 59초 숏폼 콘테스트 등 이색적인 이벤트들이 열릴 예정이다. 달마지쌀 떡메치기, 에너지 체험도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