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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마을따라 마음따라] 5월에 더 빛나는 그곳! 부산 초읍동 삼광사& 어린이대공원
[마을따라 마음따라] 5월에 더 빛나는 그곳! 부산 초읍동 삼광사& 어린이대공원
  • 김수남 여행작가
  • 승인 2024.04.15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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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즈음에 더욱 빛이 나는 삼광사로 떠나본다. 사진은 삼광사 백팔계단.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더욱 빛이 나는 삼광사로 떠나본다. 사진은 삼광사 백팔계단.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스케치=부산] 음력 48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양력으로는 대체로 가정의 달인 5월에 돌아온다.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초파일을 앞두고 전국의 크고 작은 사찰에서는 화려한 연등을 내건다. 부산 초읍동의 삼광사는 연등의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외국까지 소문이 났다. 5월에는 더 빛이 나는 곳, 부산 초읍동이다.

초읍은 새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새터가 한문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초읍이 되었다고 한다.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땅으로 옛날엔 대조포란형(大鳥抱卵形)의 명당이라고까지 하였다니 과연 새로 터를 잡을 만하단 생각도 든다. 그 명당 터에 어린이대공원이 들어섰고 삼광사도 터를 잡았다.

7만개의 연등이 내걸리는 삼광사 초파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7만개의 연등이 내걸리는 삼광사 초파일.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삼광사 부처님오신날 의식.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삼광사 부처님오신날 의식.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국내 최대의 연등축제, 삼광사
언제부턴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삼광사의 초파일 행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연등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절 안에 들어서면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연등이 빼곡한데 그 수가 7만여 개라고 한다. 온갖 화려한 이미지에 익숙해진 사람들조차도 삼광사에서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소문은 바다 건너까지 날아가 2012년에는 CNN으로부터 한국의 아름다운 명소 50에 선정되었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연등의 역사는 불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삼국유사에는 서기 866년에 신라 경문왕이 경주 황룡사에서 연등을 구경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니 천년을 넘긴 종교행사이자 전통문화인 셈이다. 201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소박한 소원을 빌고 있는 신도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소박한 소원을 빌고 있는 신도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외에도 소개된 삼광사 연등.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해외에도 소개된 삼광사 연등.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연등은 지혜의 불을 밝힘으로써 번뇌와 무명의 어둠에서 벗어난다는 불교적 의미가 있다. 오늘날에는 많은 신도들이 연등을 달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 같은 소박한 소원들을 빈다. 삼광사는 신도 수 약 37만 명으로 단일 사찰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그 많은 중생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니 삼광사 부처님은 보통 영험한 부처님이 아닐 것 같다.

금당 격인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불이 주불로 모셔져 있고 약사전에는 부산시유형문화재로 등재된 석조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중생의 고통과 질병을 낫게 해준다는 약사불이다. 이들 부처님만큼이나 신자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은 삼광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대조사전이다.

삼광사는 천태종 사찰인데 이곳에는 천태종을 중창한 상월원각대조사(1911~1974)의 존상이 모셔져 있다. 천태종 총본산인 소백산 구인사를 창건하기도 한 상월원각대조사는 부산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하여 1만 명 이상의 불자가 동시에 법회를 볼 수 있는 불교회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이것이 삼광사 창건의 배경이 되었다.

삼광사 오십삼존불팔면구층대보탑.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삼광사 오십삼존불팔면구층대보탑.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1986년에 대웅보전 낙성식과 삼존불상 봉안식을 하였으니 보통 천년씩 되는 오래된 전통사찰에 비하면 길지 않은 역사다. 그럼에도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의 3대 지표를 강조하며 부산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오늘날엔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매김하였다.

천태종은 수나라 때인 594년 중국의 지자대사가 법화경을 중심으로 선과 교를 통합하여 만든 종파이다. 우리나라에는 백제의 현광법사와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들어왔으나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맥이 끊겼다. 단절된 종맥을 다시 계승한 이가 바로 상월원각대조사이다. 현재는 구인사를 중심으로 전국에 160여 개 말사가 있다.

경내 볼만한 명물로 오십삼존불팔면구층대보탑이 대표적이다. 익산 황등의 화강석으로 탑신을 조성하였는데 미얀마와 티벳, 스리랑카에서 보내온 부처님 진신사리 11과를 모셨다. 그렇지만 관광객의 눈에 삼광사 제1경은 단연 연등이다. 1만 명이 동시에 법회를 볼 수 있다는 지관전은 경내를 빼곡하게 메운 연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또한 건물 전체가 연등으로 뒤덮인 법화삼매당은 연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담아가는 인기 포토존이다.

삼광사와 부산 시내. 천태종은 도심 속 대중불교를 지향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삼광사와 부산 시내. 천태종은 도심 속 대중불교를 지향한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연등축제는 초파일 한 달 전부터 점등하기 시작하여 초파일 일주일 후면 철거하기 때문에 4월 중순부터 초파일까지가 찾아보기 좋은 시기이다. 생활불교를 표방하는 천태종답게 삼광사는 도심 속 사찰 느낌이 강한데 산사의 고즈넉함이나 자연 속의 휴식을 원하는 방문객들은 가까이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을 연계하여 들르면 좋다.

산책로가 명품인 어린이대공원
부산시에서 조성한 어린이대공원은 서울의 어린이대공원보다 2년 빠른 1971년에 개장하였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놀이시설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낡고 이용률도 떨어져 2011년부터는 놀이시설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친수공간이 조성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어린이대공원으로서의 면모를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울창한 편백나무숲과 잘 닦여진 산책로는 쉬엄쉬엄 걷기에 좋아 여전히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들이 많이 찾아 간판은 어린이대공원이지만 실상은 어른대공원이고 정확히는 시민건강공원 정도가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일 듯하다.

어린이대공원은 산책로가 일품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어린이대공원은 산책로가 일품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호숫가 한 바퀴 걷는 데 약 2.8km라 부담이 없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호숫가 한 바퀴 걷는 데 약 2.8km라 부담이 없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부산시에서 조성한 걷기코스 갈맷길이 옆으로 지나가기도 하는 이곳은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산책 코스가 있다. 2.8km 정도로 40여 분 남짓이면 모두 걸을 수 있어 예정에 없는 일정일지라도 큰 부담이 없다.

지금 남아있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은 옛 놀이시설 자리에 들어선 키드키득파크와 연관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창의교육관, 꿈나무교통나라 등이다. 키드키득파크는 간단한 놀이기구가 설치된 물놀이 시설인데 한여름에만 운영이 된다. 어린이창의교육관과 꿈나무교통나라는 동선에서 조금 벗어나는 감이 있다. 두 곳은 따로 일정을 잡아 체험학습을 겸한 나들이로 찾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꿈나무교통나라 가는 길의 벽화.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꿈나무교통나라 가는 길의 벽화.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물놀이 시설 키드키득파크는 어린이대공원에 남은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물놀이 시설 키드키득파크는 어린이대공원에 남은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사실, 이곳은 어린이대공원이 들어서기 전부터 한국 최초의 중력식 콘크리트댐이자 근대적 상수도시설이 있었던 성지곡수원지다. 부산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1907~1909년에 건립하였는데 1972년에 이르러서는 공업용수로 전환하였고 낙동강 상수도 공사가 완공된 1985년부터는 가동을 중단하였다. 당시의 시설은 그대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보존되고 있다.

부산시민들을 먹여 살리던 호숫물에는 지금 잉어들이 모여 살며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성지는 원래 신라의 지관 이름이었다. 전국의 명당을 찾아다니다 이곳을 발견한 뒤로는 전국 제일의 명당이라고 여겨 자신의 이름을 골짜기에 붙였다고 한다.

여행쪽지
삼성밀면(051-806-1256) - 부산의 향토음식 중에 밀면이 있다. 냉면과 국수, 쫄면의 3가지 맛이 느껴지는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북녘의 피난민들이 메밀 대신 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냉면처럼 먹기 시작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어린이대공원에서 가까운 삼성밀면은 60년 업력을 자랑한다.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삼광사(051-808-2126) -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어린이대공원/성지곡수원지(051-860-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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