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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고려의 외교관 서희를 만나다
고려의 외교관 서희를 만나다
  • 유은비 기자
  • 승인 2017.01.26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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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생애를 피워낸 공원, 이천 서희테마파크
서희테마파크에서는 서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그가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여행스케치=경기]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를 기억하는가? 그 가사를 보다보면 ‘귀주대첩 강감찬 서희 거란족’이 나온다. 귀주대첩의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대체 서희 거란족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지난해 6월에 오픈한 서희테마파크를 찾아가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고려 초기 거란의 3차 침입에 20만의 적군을 물리쳤던 강감찬 장군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거란 80만 대군을 피 한 방울 없이 입으로 몰아낸 서희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거란의 2차 침공 때 소손녕이 이끄는 80만 대군을 담판을 통해 물리쳤는가 하면, 여진족이 차지하고 있었던 강동 6주까지 받아냈다. 서희가 없었다면 어쩌면 강감찬의 영광도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희테마파크 입구에서부터 동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 / 유은비 기자

동상 따라 풀어가는 옛이야기
서희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동상들이 세워져있다. ‘장위공 서희 역사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번호가 매겨진 동상 순서대로 푯말의 짧은 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있다. 곧바로 서희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9번 동상에 도달하기까지 기다려야한다. 동상의 이야기는 서희의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서희의 할아버지가 이천에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된 사연과 서희의 아버지를 잉태하게 된 사연이 펼쳐진다.

번호를 따라 가다보면 6번 동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6번 동상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말고 다음 동상으로 넘어가자. 서희 역사관 앞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서희가 등장하는 9번부터는 갓난아기 서희와, 글공부를 열심히 하여 어린 나이에 과거 급제를 하고 고향으로 금의환향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천'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보여주는 동상. 이천은 '이섭대천'이라는 말에서 비롯됐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서희테마파크의 메인,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 모습의 동상. 사진 / 유은비 기자

서희 역사관 앞에는 입구에서 빠져 있던 6번 동상을 볼 수 있다. ‘이천’의 지명이 어떻게 유래되었으며 이천 서씨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이 동상은 이천과 서희가 연결되어 있는 지점을 짚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희의 담판을 보여주는 동상은 역사관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소손녕과 마주하고 앉아 협상을 하는 모습을 담은 이 동상이 서희 테마파크의 메인.

거란이 고려를 침공했던 당시 고려 조정은 그들이 내달라는 땅을 내어주고 전쟁을 피할 궁리만 하지만 서희는 직접 나서서 거란의 장군 소손녕을 찾아간다. 소손녕은 ‘고려는 신라 땅에서 일어난 나라이니 거란의 소유인 고구려 땅을 내놓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희는 ‘고려는 고구려의 후예이기에 수도도 평양으로 정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반박한다.

회담을 하면서 거란이 고려와의 수교를 원한다는 것을 간파한 서희는 거란과 국교를 맺을 수 없는 이유를 ‘압록강 부근에 여진이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여진을 몰아내고 옛 고구려땅을 되돌려준다면 기꺼이 수교를 받아들이겠다’고 협상한다. 결국 소손녕은 서희의 요구를 받아드리고 80만 대군을 철수하기에 이른다.

 

서희 역사관 내부 전시관 3에서는 더욱 생생하게 담판의 현장을 체험해볼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외교관 임명 전자방명록 코너. 사진 / 유은비 기자
서희 역사관 내부 전시관. 사진 / 유은비 기자

영상과 퀴즈로 알아가는 서희, 서희역사관
서희역사관 내에서는 이와 같은 스토리를 눈과 귀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시 내용을 훑어보고 비치되어 있는 퀴즈 기계에서 퀴즈를 풀다보면 차츰 서희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영상관에서는 어린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역사 속에 푹 빠질 수 있도록 서희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상영한다.

전시관3에 들어가면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이 이루어지는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바닥과 양쪽 벽면을 모두 활용해 사방에서 빛과 소리가 나온다. 담판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

서희역사관에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코너는 외교관 임명 전자방명록 코너. 단상에 올라가 외교관이 된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어서 메일로 보낼 수 있다.

한편, 황인동 서희테마파크 팀장은 “그 시대의 정세를 정확히 꿰뚫는 명민함과 윈윈 전략으로 협상을 이끌어내는 서희 선생의 탁월한 능력”에 대해 거듭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어린이들이 서희 선생의 삶을 보며 꿈을 크게 키워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역사관 뒤로는 서희 추모관이 세워져 있다. 서희의 생전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놓은 영정 사진을 보며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명분과 실리의 외교를 펼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것에 더해 국익까지 성취한 서희를 생각한다.

서희 추모관 모습. 매년 이곳에서 서희 추모제를 지낸다. 사진 / 유은비 기자

Info 서희테마파크
입장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주소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무촌로 18번길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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