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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숯가마 캠핑] 땀 ‘뻘뻘’ 썰매 ‘씽씽’ 신나는 한겨울 캠핑 여주 참숯마을 오토캠핑장
[숯가마 캠핑] 땀 ‘뻘뻘’ 썰매 ‘씽씽’ 신나는 한겨울 캠핑 여주 참숯마을 오토캠핑장
  • 주성희 기자
  • 승인 2014.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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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여행스케치=여주] 겨울 캠핑은 춥다? 심심하다? 여주 참숯마을 캠핑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 뜨끈뜨끈한 숯가마에 열이 펄펄, 쌩쌩 썰매에 땀이 뻘뻘. 추위는커녕 시간마저 잊는 신나는 한겨울 캠핑이 여기 있다.  

동계 캠핑에서 가장 큰 적은 추위. 올 겨울 유난히 일찍 찾아온 한파에 선뜻 한데 텐트 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여주 참숯마을 오토캠핑장으로 떠나보자. 숯가마가 있어 따뜻하다 못해 절절 끓는 이색 겨울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가마 안 따끈하게 달궈진 나무판자에 등을 대면 땀이 주르르, 피로가 스르르.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절절 끓는 숯가마 옆 캠핑장

여주 참숯마을 오토캠핑장은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성주봉 자락 2만5000여 평 부지에 자리 잡은 ‘숯가마 옆 캠핑장’이다. 캠핑장에 숯가마가 있는 것도 남다른데 그 주인도 특이하다. 바로 두부와 콩나물을 생산하는 회사 ‘자연촌’이다. 질 좋은 콩나물을 생산하기 위해 물 맑고 공기 좋은 이곳 여주로 콩나물 재배사를 이전했는데, 본래 있던 참숯가마터와 넓고 전망이 좋은 지리적 이점을 살려 숯가마 주변으로 오토캠핑장을 조성했단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원적외선의 효능은 물론 별미 '3초 삼겹살'도 맛볼 수 있는 참숯가마.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겨울이면 숯가마 때문에 일부러 찾는 캠퍼들이 많아요. 겨울 캠핑은 추위로 곤욕을 치르기 마련인데 숯가마가 있으니 따뜻하게 찜질하면 추위가 싹 달아나잖아요.”

같은 이유로 부러 흰 눈이 수북이 쌓인 혹한에 찾아가니 캠핑장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임익수 이사가 캠핑 사이트의 눈을 바지런히 치우며 맞이한다. 날이 암만 추워도 주말이면 예약이 꽉 차 서둘러 사이트를 정비해둬야 한다며 넉가래질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첫손에 꼽은 자랑거리는 역시 숯가마. 

숯가마는 총 11개다. 국산 참나무만을 이용해 참숯을 만들어내는 전통 방식의 황토숯가마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다량 방출해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 촉진, 노폐물 배출, 중풍 예방, 피부 미용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마 하나에 들어가는 참나무가 자그마치 5톤. 가마 안에 참나무 5톤을 차곡차곡 쌓아 황토를 발라 밀봉한 후 5일간 불을 때면 온도가 1300℃까지 올라간단다. 거기서 새빨갛게 익은 참숯을 꺼내고 하루쯤 식히면 찜질 마니아들 껌벅 죽는 ‘꽃탕’이 된다. 150∼200℃ 고온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피부가 꽃처럼 빨갛게 익는다고 해서 ‘꽃탕’이라 불리는데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가장 많이 방출해 최고의 찜질 효과를 볼 수 있단다. 땀이 나도 곧바로 증발해 화상 우려는 없다지만 들어서자마자 온몸을 덮치는 화끈한 열기에 놀라지 않으려면 수건으로 얼굴과 몸을 가리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워낙 뜨거우니 오래 버틸 수도 없다. 여러 차례 들락거리며 땀을 빼는 것이 요령이다. 꽃탕이 식으면 고온탕, 중온탕, 저온탕, 미온탕으로 바뀐다. 숯가마를 교대로 개방하기 때문에 원하는 온도에서 찜질을 즐길 수 있다. 찜질로 후끈 달아오른 몸의 열기를 식히기 좋은 곳은 숯이 활활 타오르는 가마 앞.   

“가마에서 숯을 꺼내는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숯이 타고 있을 때보다 숯을 빼고 난 직후 원적외선이 가장 많이 뿜어져 나온다네요.”

임익수 이사의 귀띔대로 숯을 빼낸 가마 앞에 앉아 벌건 속을 들여다보노라니 덕지덕지 들러붙은 피로가 땀과 함께 바싹 말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나란히 앉아 땀을 식히던 할머니 한 분은 찜질 효과를 보려면 씻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면 약 대신 숯가마를 찾는다는 할머니는 관절염 치료에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며 당신 말만 믿고 샤워하지 말고 집에 돌아가란다. 신기하게도 숯가마 찜질로 흘린 땀은 냄새도 없고 끈끈하지도 않으니 할머니 말씀을 따라도 크게 해될 것은 없을 듯하다. 오랜 세월 살면서 체득한 어른들의 지혜는 틀린 법이 없으니 말이다. 

숯을 빼낼 때 사람들이 가마 주변에 모이는 또 다른 이유는 ‘3초 삼겹살’ 때문이다. 삽에 삼겹살을 얹어 숯가마 안에 넣어 하나, 둘, 셋만 세면 기름은 쪽 빠지고 육질은 쫀득쫀득하게 구워지는 삼겹살이 이곳 별미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카라반.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어른도 아이가 되는 천연 썰매장

캠핑장은 5곳으로 총 125개 사이트가 있다. 찜질을 편하게 하고 싶다면 숯가마 앞과 황토방 사이에 있는 사이트가 명당이다. 정자와 생태연못이 있는 제3아영장 VIP 사이트는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가 가깝고 전망이 탁 트였다. 아이들과 겨울놀이를 즐기기 편한 곳은 제1, 4아영장. 겨울이면 캠핑장 주변 비탈길에 눈이 쌓이고 논바닥이 얼어붙어 천연 눈썰매장, 얼음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비료 포대로 타는 추억의 눈썰매에 아이보다 더 정신이 팔린 아빠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다. 꽁꽁 언 얼음 썰매장에서 온 가족이 신나게 얼음을 지치고 스케이트 경주를 벌이다보면 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한바탕 눈놀이 후 텐트에서 언 몸을 녹이는 개구쟁이 캠퍼.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특별한 하룻밤을 원한다면 카라반을 빌려보자. 내부가 다소 좁아도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침실, 거실, 욕실, 주방 오밀조밀 갖출 것은 다 갖춘 카라반은 특히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차가운 날씨에 손가락 호호 불어 가며 텐트를 폈다 접는 일이 번거로운 아빠들도 자주 눈독 들인다. 카라반 앞으로 텐트도 칠 수 있어 캠핑카와 텐트 캠핑의 묘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VIP 사이트는 주변에 생태연못과 정자가 있어 경치를 즐기기 좋다. 2014년 2월 사진 / 주성희 기자
2014년 2월 사진 / 여주참숯마을 오토캠핑장
 추억의 썰매와 스케이트가 씽씽 달리는 얼음 썰매장. 2014년 2월 사진 / 여주참숯마을 오토캠핑장

추위에 취약한 어린 아이나 연세 지긋한 부모님이 함께하는 캠핑이라면 펜션을 이용해보자. 펜션도 텐트 사이트가 제공돼 겨울 캠핑의 낭만을 놓치지 않고 누릴 수 있다. 텐트 안 난로 앞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겨울바람 매섭게 휘몰아쳐도 문제없다. 내 집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펜션 안으로 쏙 들어가면 그만. 게다가 뼛속까지 스며든 냉기마저 녹이는 따뜻한 숯가마와 뜨거운 가족애가 함께하는데 무슨 걱정이랴. 

INFO. 이용 요금 
오토캠핑장 2만5000원~4만원
카라반 주말 12만~15만원(주중 40% 할인)
펜션 주말 11만~25만원(주중 40% 할인)
숯가마 어른 7,000원, 어린이 4,000원
(오토캠핑장ㆍ카라반ㆍ펜션 이용객 2000원 할인, 찜질복 대여료 2000원 별도)
얼음썰매장 1만원

이용 시간 
오토캠핑장ㆍ카라반ㆍ펜션 입실 14:00, 퇴실 11:00
숯가마 일~목요일 8:00~23:00, 금~토요일 24시간 운영
주소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65-6 

Tip 숯가마 찜질 요령
ㆍ찜질 시간은 1회 5분 전후가 적당하다. 
ㆍ반복 횟수는 각자 몸 상태에 따라 4~5회가 적당하며 지나치면 오히려 피로가 누적돼 건강에 해롭다. 
ㆍ머릿결이 상하지 않게 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수건으로 가린다. 
ㆍ땀을 뺀 후 서서히 몸을 식히는 게 건강에 이로우며 충분히 수분을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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