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여주] 겨울 캠핑은 춥다? 심심하다? 여주 참숯마을 캠핑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 뜨끈뜨끈한 숯가마에 열이 펄펄, 쌩쌩 썰매에 땀이 뻘뻘. 추위는커녕 시간마저 잊는 신나는 한겨울 캠핑이 여기 있다.
동계 캠핑에서 가장 큰 적은 추위. 올 겨울 유난히 일찍 찾아온 한파에 선뜻 한데 텐트 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여주 참숯마을 오토캠핑장으로 떠나보자. 숯가마가 있어 따뜻하다 못해 절절 끓는 이색 겨울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절절 끓는 숯가마 옆 캠핑장
“겨울이면 숯가마 때문에 일부러 찾는 캠퍼들이 많아요. 겨울 캠핑은 추위로 곤욕을 치르기 마련인데 숯가마가 있으니 따뜻하게 찜질하면 추위가 싹 달아나잖아요.”
같은 이유로 부러 흰 눈이 수북이 쌓인 혹한에 찾아가니 캠핑장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임익수 이사가 캠핑 사이트의 눈을 바지런히 치우며 맞이한다. 날이 암만 추워도 주말이면 예약이 꽉 차 서둘러 사이트를 정비해둬야 한다며 넉가래질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첫손에 꼽은 자랑거리는 역시 숯가마.
숯가마는 총 11개다. 국산 참나무만을 이용해 참숯을 만들어내는 전통 방식의 황토숯가마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다량 방출해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 촉진, 노폐물 배출, 중풍 예방, 피부 미용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마 하나에 들어가는 참나무가 자그마치 5톤. 가마 안에 참나무 5톤을 차곡차곡 쌓아 황토를 발라 밀봉한 후 5일간 불을 때면 온도가 1300℃까지 올라간단다. 거기서 새빨갛게 익은 참숯을 꺼내고 하루쯤 식히면 찜질 마니아들 껌벅 죽는 ‘꽃탕’이 된다. 150∼200℃ 고온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피부가 꽃처럼 빨갛게 익는다고 해서 ‘꽃탕’이라 불리는데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가장 많이 방출해 최고의 찜질 효과를 볼 수 있단다. 땀이 나도 곧바로 증발해 화상 우려는 없다지만 들어서자마자 온몸을 덮치는 화끈한 열기에 놀라지 않으려면 수건으로 얼굴과 몸을 가리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워낙 뜨거우니 오래 버틸 수도 없다. 여러 차례 들락거리며 땀을 빼는 것이 요령이다. 꽃탕이 식으면 고온탕, 중온탕, 저온탕, 미온탕으로 바뀐다. 숯가마를 교대로 개방하기 때문에 원하는 온도에서 찜질을 즐길 수 있다. 찜질로 후끈 달아오른 몸의 열기를 식히기 좋은 곳은 숯이 활활 타오르는 가마 앞.
“가마에서 숯을 꺼내는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숯이 타고 있을 때보다 숯을 빼고 난 직후 원적외선이 가장 많이 뿜어져 나온다네요.”
임익수 이사의 귀띔대로 숯을 빼낸 가마 앞에 앉아 벌건 속을 들여다보노라니 덕지덕지 들러붙은 피로가 땀과 함께 바싹 말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나란히 앉아 땀을 식히던 할머니 한 분은 찜질 효과를 보려면 씻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면 약 대신 숯가마를 찾는다는 할머니는 관절염 치료에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며 당신 말만 믿고 샤워하지 말고 집에 돌아가란다. 신기하게도 숯가마 찜질로 흘린 땀은 냄새도 없고 끈끈하지도 않으니 할머니 말씀을 따라도 크게 해될 것은 없을 듯하다. 오랜 세월 살면서 체득한 어른들의 지혜는 틀린 법이 없으니 말이다.
숯을 빼낼 때 사람들이 가마 주변에 모이는 또 다른 이유는 ‘3초 삼겹살’ 때문이다. 삽에 삼겹살을 얹어 숯가마 안에 넣어 하나, 둘, 셋만 세면 기름은 쪽 빠지고 육질은 쫀득쫀득하게 구워지는 삼겹살이 이곳 별미다.
어른도 아이가 되는 천연 썰매장
특별한 하룻밤을 원한다면 카라반을 빌려보자. 내부가 다소 좁아도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침실, 거실, 욕실, 주방 오밀조밀 갖출 것은 다 갖춘 카라반은 특히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차가운 날씨에 손가락 호호 불어 가며 텐트를 폈다 접는 일이 번거로운 아빠들도 자주 눈독 들인다. 카라반 앞으로 텐트도 칠 수 있어 캠핑카와 텐트 캠핑의 묘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추위에 취약한 어린 아이나 연세 지긋한 부모님이 함께하는 캠핑이라면 펜션을 이용해보자. 펜션도 텐트 사이트가 제공돼 겨울 캠핑의 낭만을 놓치지 않고 누릴 수 있다. 텐트 안 난로 앞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겨울바람 매섭게 휘몰아쳐도 문제없다. 내 집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펜션 안으로 쏙 들어가면 그만. 게다가 뼛속까지 스며든 냉기마저 녹이는 따뜻한 숯가마와 뜨거운 가족애가 함께하는데 무슨 걱정이랴.
INFO. 이용 요금
오토캠핑장 2만5000원~4만원
카라반 주말 12만~15만원(주중 40% 할인)
펜션 주말 11만~25만원(주중 40% 할인)
숯가마 어른 7,000원, 어린이 4,000원
(오토캠핑장ㆍ카라반ㆍ펜션 이용객 2000원 할인, 찜질복 대여료 2000원 별도)
얼음썰매장 1만원
이용 시간
오토캠핑장ㆍ카라반ㆍ펜션 입실 14:00, 퇴실 11:00
숯가마 일~목요일 8:00~23:00, 금~토요일 24시간 운영
주소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65-6
Tip 숯가마 찜질 요령
ㆍ찜질 시간은 1회 5분 전후가 적당하다.
ㆍ반복 횟수는 각자 몸 상태에 따라 4~5회가 적당하며 지나치면 오히려 피로가 누적돼 건강에 해롭다.
ㆍ머릿결이 상하지 않게 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수건으로 가린다.
ㆍ땀을 뺀 후 서서히 몸을 식히는 게 건강에 이로우며 충분히 수분을 보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