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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체험여행] 보랏빛 향기의 유혹 올가을엔 우리 포도 따러 가요
[체험여행] 보랏빛 향기의 유혹 올가을엔 우리 포도 따러 가요
  • 서태경 기자
  • 승인 2007.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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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따가운 볕을 받고 자라 알이 꽉 들어찬 포도가 탐스럽다.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여행스케치=화성] 요즘이야 계절 따지지 않고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가격이나 영양 면에서 제철 먹을거리를 따라올 만한 것은 없다. 그중에서도 8, 9월이 제철인 포도는 껍질부터 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고마운 과일이다. 싱싱한 포도도 맛보고 수확의 기쁨까지 누릴 수 있는 포도 농원으로 초가을 나들이를 떠나보자.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대부분의 농가가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화성시 송산면.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버릴 것 하나 없는 제철 과일
주렁주렁, 탱글탱글 포도의 계절이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다. 컬러푸드 열풍이 불면서 포도 역시 고마운 과일로 대접을 받고 있다. 

8월 중순부터가 캠벨 포도의 본격적인 수확기다. 이 시기에 어디에서나 포도를 살 수 있지만 이왕이면 농가를 찾아가 직접 포도를 따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체험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요즘 칠레 등지에서 포도가 수입되고는 있지만 우리 입맛에는 역시 우리 것이 최고. 높은 당도와 탱탱한 과육 등을 비교하면 우리 포도만한 것이 없다. 경기도 화성 송산과 포천, 가평, 안성, 충북 영동 등이 대표적인 생산지로, 그중에서도 화성시 송산면은 질 좋은 황토를 갖추고 있는데다 일교차가 크고 해풍이 불어와 포도의 당도가 높다. 캠벨의 경우 당도가 14도 정도면 출하가 가능한데 이 지역에서 나는 포도는 18도 이상인 것이 많다.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출하를 기다리고 잇는 알이 꽉 찬 포도.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송산포도농원에서는 청포도를 찾는 사람을 위해 청포도 나무를 일부 심기도 했다.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포도 농사는 여러 작물 중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작물로 통한다. 늦여름에 수확하기 위해 2월경부터 시설을 정비하고 10월 중순 이후에는 가지를 정리하는 등 할 일이 꽤나 많다. 그래서 농민들은 일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세 가지 작법을 이용한다. ‘무가온 포도’와 ‘비가림 포도’, 그리고 ‘노지 포도’로 나누어 심어 수확 시기를 조절하는 것. 일반적으로 무가온은 8월 초에 수확을 할 수 있고, 8월 20일 이후에는 비가림 포도를 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지 포도는 9월 5, 6일경부터 수확에 들어간다. 

무가온은 비닐하우스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난방비 절약을 위한 것으로 매년 2월경이면 포도나무 주변을 비닐로 둘러친다. 이를 두고 ‘치마를 두른다’고 하는데, 보온을 위한 것이다. 비가림은 말 그대로 천장에 비닐을 쳐 비를 막아주는 원리. 비를 많이 맞으면 포도의 당도가 떨어지고 껍질이 얇아져 결국은 터져버리기 때문에 수분 조절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농가에 수분 공급 시설이 반자동화되어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비가림 포도의 당도가 제일 높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노지 포도다. 햇볕과 비를 그대로 맞고 자랄 수 있도록 특별한 시설을 하지 않은 것으로 초가을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요즘 맛볼 수 있는 포도는 올 2월부터 작업을 시작한 것들이다. 설 무렵 무가온 시설을 시작으로 본전지(포도나무 눈을 2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 4월 중순에는 순 고르기, 6~7월은 봉지 씌우기, 8~10월에는 수확, 11월 가전지(가지 정리 작업)를 할 때까지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단다.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포도 농사. 2007년 8월. 사진 / 서태경 기자

친환경 포도, 아이들도 안심
화성시 송산면은 대부분의 농가에서 비가림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중 송산포도농원은 주인의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몇 안 되는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믿고 찾을 수 있다. 따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수확철이 되면 농원에 테이블 몇 개를 마련해놓고 마음껏 시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한 번 왔던 사람들은 농원 정취는 물론 맛에 반해 꼭 다시 찾게 된다고. 천장식으로도 포도를 일부 재배하는데, 수확용이 아니라 순수한 체험용으로 아이들이 무조건 한두 송이씩은 따볼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송산포도농원은 친환경용 저농약만 소량 사용하고, 포도 봉지 역시 황토 성분이 들어간 것만 이용하는 등 재배방법이 각별하다. 다른 포도보다 손이 두 배는 더 가지만 씻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것이 강석록 대표의 설명. 농원에서 직접 포도를 구매하면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실온에서 일주일가량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껍질이 검고 두툼하며 당도가 매우 높은데 당도가 20도 넘는 상품도 종종 나올 정도다. 친환경포도라 많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현지에서 직거래를 하면 일반 포도와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는다.

8월 말과 9월이면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아오는데 주말은 특히 붐비므로 되도록 평일에 찾을 것을 권한다. 또 농원을 찾기 전에는 전화로 미리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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