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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초보 터키댁의 터키 즐기기 ③] 터키인들의 단골 식당, 소시알 테시스레르 경치 좋은 곳엔 항상 구립회관이 있다?
[초보 터키댁의 터키 즐기기 ③] 터키인들의 단골 식당, 소시알 테시스레르 경치 좋은 곳엔 항상 구립회관이 있다?
  • 김현숙 기자
  • 승인 2008.04.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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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술탄 아흐멧에서 가까운 잔쿠르타란 소시알 테시스테라 야외 카페에선 블루모스크가 보인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여행스케치=이스탄불]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내게 자주 묻는다. “세계 3대 음식 국가라는 터키에 왔으니 진짜 터키식을 먹고 싶은데, 믿을 만한 식당이 없을까요?” 나는 이들에게 꼭 서비스 좋고 가격도 합리적인‘소시알 테시스레르’를 권한다. 

처음에는 좀 이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을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이면 비싸면서 맛없기로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이 있거나 모텔, 혹은 럭셔리 펜션이 있는 게 당연한데… 이스탄불은 좀 다르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양고기 소테인 초반 카르부마 8.5리라.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경치 좋은 보스포러스 해안가나 잔쿠르타란(Cankurtaran)역 해변도로, 갈라타 다리가 보이는 골든 혼(Golden Horn, 터키어로는 할리치) 산책로 옆, 예쁜 요트들이 정갈하게 늘어서 있는 이스팅예(Istinye) 포트, 야경이 끝내주는 베이코즈(Beykoz) 언덕 위에는 한결같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식당인 소시알 테시스레르(Sosyal Tesisler)가 있다. 이곳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 좋고 게다가 맛까지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아니 이렇게 비싼 땅에서 이런 가격의 음식을 팔면 뭐가 남을까? 

맛없는 음식에, 분위기 꽝인데 바가지 쓰고, 험상궂은 웨이터에게 팁까지 상납해야 하는 레스토랑에 기가 질려버렸지만, 소시알 테시스레르만큼은 항상 대만족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끼리 축하할 일이 있거나 이스탄불 곳곳을 다니다 출출할 때 자주 찾는 단골 식당이 되어버렸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베이코즈 소시알 테시스레르, 보스포러스 해협의 푸른 물결과 갈매기가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소시알 테시스레르는 터키어로 ‘sosyal=사회적인, 사교의’, ‘tesisler는 tesis의 복수형, tesis=편의시설’이란 뜻이다. 정부에서 사교를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셈으로, 몇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다 보니 더 재미난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곳이 이를테면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구민회관 같은 곳이란 것이다. 심지어 아타투르크 공항에서 가까운 플로리아(Florya)의 소시알 테시스레르는 결혼식과 피로연장으로 이용된다. 그럴 만한 것이 플로리아에 있는 소시알 테시스레르는 골프장 저리 가라 할 멋진 잔디가 깔린 언덕 위에 있으며 아래로는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바닷가 잔디밭에서 온 가족이 모여 웨딩 사진을 찍고 씨뷰 레스토랑에서 피로연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는 평생의 추억이 될 것이다. 

격식을 차린 레스토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테리아도 있어서 일반 카페에서 1.5리라 이상씩 하는 차이를 0.5~1.5리라에 마실 수 있다(셀프 서비스). 플로리아 소시알 테시스레르 카페테리아에서는 터키식 디저트인 라이스푸딩과 케이크를, 위스키다르에 있는 페티파샤 소시알 테시스레르에서는 통감자구이인 쿰피르를 맛볼 수 있다. 

간식 종류를 파는 카페테리아도 좋지만, 격식을 차리고 정갈하게 차려입은 웨이터가 서빙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양갈비구이를 비롯한 일반 터키인들이 즐겨먹는 메뉴를 6~13리라에 맛볼 수 있다. 특히 도미 종류인 추프라와 농어인 레브렉은 한 마리 통째로 구워져 나와 푸짐하다(약 12리라). 요즘은 사진이 들어 있는 메뉴판이 갖추어져 있어 주문이 한결 간편해졌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의 정부가 운영하는 식당인지라 알코올 음료는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콜라, 커피, 터키 차이 및 다양한 디저트 종류는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플로리아 소시알 테시스테리의 실내모습. 새파란 잔디밭과 바다 풍경이 숨통을 트이게 한다. 2008년 4월. 사진 / 김현숙 기자

참고로 이스탄불에 오는 여행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를 꼽자면 갈라타 타워에서 가까운 골든 혼 근처의 카슴파샤와 운카프느 근처의 할리치, 술탄 아흐멧 근처 기차역 잔쿠르타란역 앞에 있는 소시알 테시스레르다. 잔쿠르타란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왼쪽 방향 굴다리 지나면 바로 나오는 소시알 테시스테르는 정원이 넓고 망망대해가 보이는 카페테리아가 멋진 풍경을 보여줘 지친 여행자의 쉼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공식 사이트에서는 안타깝게도 영어 지원은 되지 않는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왼쪽 메뉴 중 tesislerimiz 항목을 누르면 지역별 소시알 테시스레르의 간략한 설명과 주소, 전화번호가 있어 원하는 장소의 레스토랑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역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어서 주소만 들고 물어보면 친절이 몸에 밴 터키 사람들이 성심성의껏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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