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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6월호
[외국인 추천 여행지] 강원도 해안가 최대 도시 강릉…역사를 담고 이어져 온 바다향, 솔향, 커피향
[외국인 추천 여행지] 강원도 해안가 최대 도시 강릉…역사를 담고 이어져 온 바다향, 솔향, 커피향
  • 노규엽 객원기자
  • 승인 2020.05.1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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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바다, 동해
동해 형성의 비밀을 보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바다향, 솔향, 커피향이 어우러진 해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강릉은 강원도와 동해안의 자연을 느끼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하늘에서 바라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강릉]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바다 여행을 즐기기 좋은 나라다. 동ㆍ서ㆍ남 세 곳의 바다 중에서 한국인들도 가장 많이 찾는 바다는 동해. 특히 강릉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실내 빙상 경기를 치르는 장소로 결정되며 고속철도 KTX를 개통해 더욱 빠르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오랜 옛날부터 일대가 비옥해 사람이 살기 좋았다는 강릉은 역사적으로 강원도 동쪽 지방의 행정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현대에 들어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었고, 전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 이후 의미 있는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강릉을 여행으로 찾는 것은 강원도와 동해안의 자연을 보는 일이자, 강릉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일이다.

동해 형성의 비밀을 보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강릉을 비롯한 속초, 양양 등 동쪽 바닷가와 맞닿은 지역을 한국인들은 영동지방이라 부른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이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자락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며 산줄기(령)의 서쪽과 동쪽의 기후와 풍속 등을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다부채길은 정동진항과 심곡항 사이의 해안단구에 조성되어 있다. 드론 촬영 / 조용식 기자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다보면 점점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지형이 평지로 바뀌며 시원하게 열린 바다를 보게 되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60km가 넘는 해안을 지닌 강릉은 하얀 백사장을 지닌 아름다운 바닷가가 여럿 있지만, 가장 먼저 찾아가봐야 할 해안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하 ‘바다부채길’)이다.

바다부채길은 정동진항과 심곡항 사이에 펼쳐진 해안단구에 조성되어 있다. 바위 절벽 옆에 길을 놓아 먼바다에서 달려온 파도가 부딪혀 부서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자,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온 육지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길이다. 정동진항과 심곡항 중 어느 방향에서나 출입이 가능한 이 길은 약 2.86km의 짧은 코스지만, 그 안에는 2300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만들어진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곳의 해안단구는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되어 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일반인들은 볼 수 없었다. 6.25전쟁 이후 북한과의 휴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해안경비를 위한 군인들의 경계근무 정찰로로 이용되어 오다 2016년 10월에야 일반에 개방된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다부채길에서는 파도에 의해 깎인 해안단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다부채길은 정동진항과 심곡항 중 어느 방향에서나 출입이 가능하다. 사진은 심곡항.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그렇기에 자연적으로 더욱 잘 보존되어 온 바다부채길은 지각변동으로 지형이 형성된 이후 긴 세월 파도를 맞으며 깎인 기암괴석들의 특이한 모양에 더욱 신비감이 살아난다. 그중 이름을 붙여놓은 투구바위와 부채바위를 지날 때는 보는 시각에 따라 투구와 부채의 모습이 변하는 것을 알아채는 재미도 있다.

INFO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ㆍ군인 2500원, 어린이 2000원
주소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50-37(정동진)
       강원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 157-22(심곡항)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강원도만의 가옥 건축방식인 굴피집으로 지어진 서지초가뜰.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다향, 솔향, 커피향이 어우러진 해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역사의 중심지로 발전해온 강릉에는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식들이 많은데, 과거부터 강릉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먹었던 밥상 차림도 맛볼 수 있다. 강릉 내에 향토적인 한정식을 준비하고 있는 식당들이 여럿 있지만 강릉 시내와 가까운 곳 중 하나인 서지초가뜰을 추천한다. 

서지초가뜰은 식당건물이 강원도만의 가옥 건축방식인 굴피집으로 지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메뉴도 질상, 손님상, 사위 첫생일 상 등 이름에서부터 특별한 날에 차려냈던 음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모내기라는 한창 바쁜 농사일로 고생한 일꾼들이 쉬는 날에 든든히 먹였던 질상은 2인 이상부터 나머지 메뉴들은 4인 이상 주문 가능하다. 어느 메뉴를 선택해도 지역에서 기르고 채취하여 만든 건강한 농산물과 된장, 백숙, 씨종지떡 등의 한국 전통 음식을 다채롭게 맛볼 수 있다.

식사 후에는 강릉 시내와 가까운 경포해변과 강문해변을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연결된 여러 해변을 둘러볼 차례다. 강릉의 해변들에는 진한 바다향과 원주민들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소나무에서 풍기는 솔향이 그득하다. 백사장과 솔밭이 가까이 붙어있어 두 곳을 번갈아 걸으며 여러 해변을 산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강릉 내에서도 특이하게 바다향, 솔향에 커피향이 더해진 안목해변은 방문 가치가 높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해변 인근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솔밭길.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강릉에서 가장 유명한 경포해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한국의 동쪽 끝 섬, 울릉도를 오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강릉항이 있는 안목해변은 커피거리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곳이 커피거리로 불리게 된 역사는 재미있다. 한국에서는 50여 년 전부터 ‘국민 커피’ 자리를 지켰던 커피믹스에서 시작한 것이다.

옛날부터 안목해변에는 동전을 넣으면 종이컵에 커피가 담겨 나오는 자판기들이 있었다. 강릉 사람들은 비가 살짝 내리는 날에 안목해변을 찾아 바다 풍경과 종이컵에 담긴 뜨거운 커피믹스를 홀짝거리는 낭만을 즐겼다고 한다. 그것이 입소문이 나며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커피를 마시러 안목해변을 찾게 되었고, 여러 대의 커피자판기 중 어느 자판기가 가장 맛이 좋다는 소문까지 퍼지게 됐단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에는 아직도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커피커퍼박물관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 기구를 살펴보고 쉬어갈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커피의 도시로도 이름난 강릉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이렇게 커피를 마시러 찾는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자 특색 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은 해변 풍경을 구경하기 좋은 전망 카페들이 줄지어 영업을 하고 있다. 바다와 커피라는 멋진 궁합을 만들어낸 안목해변의 커피거리는 2009년부터 시작된 강릉커피축제가 열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한편, 경포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는 강릉 커피의 역사를 이끌어온 강릉의 카페 브랜드 커피커퍼(Coffee Cupper)가 운영하는 커피박물관이 있다. 이곳을 방문해 카페 대표가 모은 전 세계의 커피 관련 기구들을 둘러보며, 커피 한 잔을 맛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어줄 일이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소품을 구매하면 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5층부터 3층까지 차례로 살펴본 뒤 2층 아트 갤러리에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커피커퍼박물관 외부 전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INFO 서지초가뜰
메뉴
질상 1인 2만원, 손님상 1인 3만원
주소 강원 강릉시 난곡길76번길 43-9

INFO 커피커퍼박물관
운영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7시 (카페&박물관 6시 마감)
주소 강원 강릉시 해안로 341

옛날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명소인 경포대
강릉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인 경포해변에는 주변에도 명소가 있다. 경포해변에서 조금만 육지 쪽으로 이동하면 바다만큼 넓고 물이 가득 찬 경포호수가 있다. 바다와 이어져 있는 자연 석호인 경포호수는 한국이 조선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고 있을 때에도 아름다움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곳. 그래서 경포호수를 내려다보기 좋은 장소에는 경포대라는 누각(정자)이 지어져 있으니, 조선시대 선비라 불리던 지식인들이 즐겨 찾던 장소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경포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강릉에서 만들어져 ‘초당순두부’로 고유명사화한 순두부를 먹어보는 것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특히 조선 중기 때의 문신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이라는 가사를 지어 강릉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칭했으며, 다른 이들은 경포대의 아름다움에 대해 ‘달이 밝은 날, 경포대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라고도 노래했다. 그 말인 즉, 하늘에 뜬 달과 바다와 호수에 비친 달, 그리고 술잔과 그대 눈동자에 비친 달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적 감수성이 지금껏 이어지며, 강릉 여행에서 경포대는 빼놓을 수 없는 공식으로 기억되고 있다. 

경포대 인근에서는 또 하나의 강릉 음식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아버지 허엽이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순두부다. 동해의 맑은 물을 써서 만들어진 순두부는 허엽의 호인 초당을 따서 초당순두부라는 이름으로 고유명사화되었으며, 그의 가족이 살던 마을도 초당마을로 불리다 지금의 순두부마을로 이어졌다.

지금은 유명한 먹거리 마을로 발전해 두부전골, 짬뽕순두부 등의 메뉴도 늘어났지만, 순두부를 처음 먹어본다면 원조인 하얀 순두부를 추천한다. 취향에 따라 간장 정도로 간을 맞춰 먹는 전통의 초당순두부는 밋밋한 듯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으로 강릉을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이라는 명성을 지키고 있다.

INFO 경포대
주소
강원 강릉시 경포로 365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조성된 강릉올림픽뮤지엄.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더 둘러보면 좋은 곳
강릉올림픽뮤지엄

경포호수 인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올림픽뮤지엄이 있다. 올림픽 당시 사용되었던 마스코트와 성화봉, 메달, 운영진 복장 등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계된 자료들을 둘러볼 수 있고, 3D체험관에서 올림픽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상도 볼 수 있다. 강릉올림픽뮤지엄은 2021년까지 아이스아레나 경기장에 이전 개관할 예정에 있어, 이후 더 많은 자료 전시를 기대할 수 있다.
입장료 무료(월요일 휴무)
주소 강원 강릉시 난설헌로 131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과거 중앙정부 관리들이 머물렀던 건물터를 복원한 강릉대도호부 관아.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강릉대도호부 관아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중앙정부의 관리들이 강릉에 오면 머물렀던 건물터를 복원해 놓은 곳이다. 관리가 숙식했던 객사와 집무처인 동헌, 운루 등이 복원되어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더 자세한 역사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주소 강원 강릉시 임영로131번길 6

※본 기획 취재는 외국인 여행자의 한국 여행을 돕기 위한 콘텐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사)한국잡지협회와 공동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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