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아산]  아산은 온천의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인 온양온천부터 유황 온천인 도고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까지 이름난 온천 지구가 무려 세 곳이나 된다. 여기에 온천지구마다 특징이 다르고, 분위기도 180도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다.

왕의 온천 온양온천지구 

지명에 온(溫) 자가 들어간 곳들은 예부터 온천으로 이름난 곳들이 많다. 온양도 그런 경우로 백제 때는 온정(溫井), 고려시대에는 온수(溫水), 조선시대에는 온양이라 불렸다. 예부터 겨울이 와도 땅이 얼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왕, 세조, 영조, 정조 등 임금이 행차하여 온천욕을 하던 곳이 바로 온양이다. 한마디로 ‘왕의 온천’인 셈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온궁을 짓고 머물던 터가 지금의 온양관광호텔이다. 귀하디귀한 임금이 행차한 곳이기 때문인지 온양관광호텔은 1970년대까지 신혼여행지로 한창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그때 추억을 가진 분들이 즐겨 찾고 있어요. 저희 호텔에서도 온천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도 마련하고 있지요.” 온양관광호텔 홍보팀 채수연 씨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온천공을 보유해 온천수를 용출하기 때문에 수질이 좋다고 한다. 온양관광호텔에는 영조가 행차하며 머무는 동안 사도세자가 활을 연습하던 영괴대와 세조 당시 신비로운 물이 솟았다는 신정비가 남아 있다. 

여기에 온양온천지구에서 터줏대감 으로 손꼽히는 55년 역사의 신천탕도 빼놓을 수 없다. 근대적인 온천 시설이라 해봐야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개발한 것이 전부였던 1958년에 이관형 씨가 한국인 최초로 온천공을 개발해 신천탕을 지었다. 한때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명성을 날린 데다 “전국에서 신천탕 물이 최고”라는 찬사도 들어왔지만 지금껏 변함없이 대중탕의 규모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길에 온양온천역 방향 전철에서 만난 할머니들께 어디 가시느냐 물으면 한결같이 “목욕 간다, 멱 감으러 간다” 하셨다. 온천 간다 자랑하셔도 될 일을 ‘목욕’이나 ‘멱 감으러’가는 일상적인 투로 말씀하셔서 의아했는데 그 전철에서 만난 할머니들을 죄다 신천탕에서 만났다. 교통이 편리하니 소일 삼아 자주 오신단다. 

온천수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몸을 씻고 탕에 들어가니 금세 몸이 후끈후끈하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마에 땀이 맺힌다. 처음 용출 온도가 58℃라 따로 가열 없이 원탕 그대로 제공되는데 탕에 들어가자마자 겨울 추위는 벌써 까맣게 잊힌다. 온천수로 한바탕 어깨 마사지도 즐겼다. 물이  조금 매끄러운 느낌이 있는데 온천을 즐기다 보니 피부가 부들부들해진 것이 촉감으로 느껴진다. 

“저희는 4개의 온천공으로 직접 온천수를 뽑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신경통, 류머티즘,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는데 실제 손님이 하시는 말이 ‘다섯 살 난 딸이 아토피로 고생했는데 신천탕에 1년 반 동안 다니면서 다 나았다’ 그러시더라고요.” 신천탕 관리부장에게 직접 들은 소리다. 

충청권 제1 보양온천 도고온천
도고온천은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황 온천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유황은 독소를 해독하는 작용이 탁월하고 우리 몸의 생체원소이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선 오래전부터 피부병의 치료법으로 유황 온천욕을 즐겼다고 한다. 최근 TV 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 가짜 유황 온천 사례를 적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파라다이스 스파도고는 전국에 불과 8곳밖에 되지 않는 국가보양온천으로 지정된 곳이라 수질을 믿을 수 있다. 국가보양온천이란 숙박 시설, 치료 시설, 온천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고, 온천수의 유효 성분이 일정 수준 이상인 온천을 말하는데 심사가 꽤 까다로워 선정되는 게 쉽지 않단다. 

예전에는 도고온천 거리만 지나가도 달걀 썩는 냄새가 났다는데 현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하다. 물도 미끌미끌하기보단 약간 묵직한 질감이다. “유황 온천을 내세우기 위해 따로 유황 성분을 첨가하는 곳도 있지만 저희는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아요. 하지만 허리, 무릎, 어깨 결림 완화나 다이어트 등에 효능이 인정된 진짜 온천물입니다.” 파라다이스 스파도고 경영지원팀 이현정 대리의 말이다. 

또 파라다이스 스파도고에서는 대전대학교 온궁한의원과 연계해 한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 처방에 맞는 수치료를 진행한단다. 온궁한의원에 설치된 사상체질 검사기를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온천법도 알아볼 수 있다. 

스파에 들어서니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느긋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싸늘한 기온에도 야외 스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상체질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파가 마련되어 있는데 태양인을 위한 포도탕, 태음인을 위해선 오미자탕, 소양인은 산수유탕, 소음인에겐 쑥탕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온 가족 물놀이 체험 아산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은 다른 온천에 비해 최근에 개발되었다. 온양온천이 1300년, 도고온천이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것에 반해 아산온천은 1988년에 들어서야 온천수가 발견되었다. 아산온천에서는 지하 700m에서 온천수를 용출하는데 중탄산나트륨, 게르마늄을 포함해 20여 가지 광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아산 스파비스 영업팀 이관주 씨에 따르면 피부 노화 방지, 아토피 개선에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단다. 모든 시설이 1988년 이후 지어진 것이라 외관상 다른 온천지구보다 깔끔하고 정돈되어 보인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은 아산 스파비스이다. 스파 안으로 들어서자 더운 기운이 확 느껴지며 후끈해진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특히 눈에 띈다. 물 미끄럼틀부터 수십 미터 길이의 슬라이드, 튜브를 타고 온천을 빠르게 미끄러져 나가는 익사이팅리버 등 아이들이 즐길 만한 물놀이 시설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도 있으니, 자녀들에게 점수 좀 딸 만하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2월 8일부터 눈썰매장이 개장하여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2월 중순까지 운영하는 눈썰매장은 슬로프가 130m, 50m 두 곳으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스파와 함께 패키지 요금으로 이용하거나 따로 눈썰매장만 이용할 수도 있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어린이 8000원.

INFO.
온양관광호텔 온천탕  

이용 시간 6:00~22:00 
요금 어른 6000원, 경로 4500원, 어린이 3300원  
주소 충남 아산시 온천동 242-10

신천탕  
이용 시간 5:00~24:00
요금 어른 6000원, 경로 4000원, 어린이 2500원  
주소 충남 아산시 온천동 221-2

INFO.
파라다이스 스파도고  
이용 시간 스파 9:00~19:00(주말 20:00) 온천장 6:00~20:00(주말 21:00) 
요금 스파 어른 3만5000원, 어린이 2만6000원, 온천 어른 1만원, 어린이 8000원(주말 1만2000원/9000원)  
주소 충남 아산시 도고면 도고온천로 176

INFO.
아산 스파비스  
이용 시간 실내 온천풀 10:00~18:00(주말 9:00~19:00) 아쿠아플레이 11:00~
17:00(주말 10:00~18:00), 온천탕 8:00~20:00(주말 7:00~21:00) 
요금 온천탕 어른 9000원, 어린이 7000원, 스파 어른 3만5000원, 어린이 2만6000원(주말 3만9000원/2만9000원)  
주소 충남 아산시 음봉면 신수리 2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