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화천] “일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산천어/ 그대 품속에서/ 잠드는/ 겨울 선계/ 순백의 화천강을 보세요.” 시인 이외수의 <산천어가 그대에게 보내는 엽신>이라는 시의 한 구절. 그의 말대로 화천은 ‘겨울 선계’다. 대한민국에서 겨울이 가장 추운 화천, 그러나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화천으로 가보자.
겨울철 최대 핫 이슈 화천 산천어축제
화천은 내륙 산간에 위치하여 특히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7.2℃로 떨어지는 혹한 지역이다. 심지어 남한에서 겨울이 가장 길고 추운 곳이어서 오랫동안 여행지로서 주목을 받지 못하였는데, 산천어축제를 통해 단점을 장점으로 뒤바꾼 놀라운 기적을 이루어냈다.
산천어는 용존 산소량이 9ppm 이상인 1급수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연어과의 어류다. 북한에서는 국방위원장의 보양식이자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한 몸이다.
올해는 1월 5일부터 27일까지 장장 23일에 걸쳐 화천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INFO.
천어축제
일정 2013년 1월 5~27일 장소 화천군 화천천 및 5개 읍·면
주요 프로그램 산천어 체험(낚시, 맨손잡기 등), 얼음 체험 등
문의 1688-3005 www.narafestival.com
산천어 낚시
체험료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농특산물 교환권 5000원권 제공)
입장 인원 현장 접수 최대 8000명+인터넷 접수 6000명+외국인 4000명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료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농특산물 교환권 5000원권 제공)
시간 11시, 13시, 15시(추후 변동 가능)
신청 매회 시작 전 1시간부터 현장 선착순 접수
화천을 수놓는 빛의 축제
화천에서는 산천어를 강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지난 12월 10일부터 화천 시가지 곳곳에 총 2만4000여 개의 산천어 등이 설치되어 화려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추위로 얼어붙은 빙판에서 산천어 잡기에 도전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하늘을 수놓은 어등 감상에 눈을 돌려도 좋겠다. 선등거리축제는 선등플라자를 중심으로 연장 5km에 걸쳐 펼쳐지며 그 외에도 산천어 등 콘테스트 작품과 산천어 한지 가로등이 거리를 밝힌다.
이 축제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산천어공방에서 화천군에 거주하는 총 28분의 동네 어르신들이 어등을 만들었다. 모두 2003년부터 어등을 만들기 시작하여 이제는 10년 경력의 베테랑이 되었다. 두꺼운 철사를 구부리고 조여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붙인 뒤 색상과 문양을 넣는 일까지 척척. 산천어공방의 한명자 씨는 “어르신들의 솜씨가 이제는 전문가급이에요. 점점 어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선등문화제를 즐기는 관광객도 많아지셔서 어등을 만드는 데 대한 자부심도 높습니다”라며 귀띔한다.
자신만의 산천어 등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천어공방에서 어등 채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선등문화제는 산천어축제 기간이 끝난 뒤에도 2월 6일까지 지속되므로 겨울의 낭만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놓치지 말자.
한편 중국 하얼빈 빙등제가 함께 손을 잡고 연출하는 얼음과 눈의 세상도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산천어축제조직위원회 오세빈 홍보팀장에 따르면 올해 빙등제의 규모가 예년에 비해 2배로 늘어나 한층 볼거리가 풍부할 것이라고 한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이며 세계의 유명 건축물 등 그 섬세한 솜씨도 놀랍지만, 투명한 얼음 사이로 화려한 조명이 퍼져 더 환상적이다.
INFO. 산천어 소망등 채색 체험
체험료 1만원(40분가량 소요)
시간 9:00~17:00
주소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산수화로8(산천어공방)
문의 033-441-7573
아시아빙등광장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1인당 화천사랑상품권 3000원 지급)
시간 9:00~21:00
주소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하리 97-12
축제 여행길에 함께 즐기는 화천의 명물
산천어축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축제 말고도 화천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화천의 걷기길에 산소길이라는 이름을 작명한 작가 김훈 선생은 화천을 두고 ‘깊은 산 맑은 물의 고장’이라 칭하였던바, 실제로 화천은 재안산(955m)·백암산(1179m)·복계산(1054m) 등 깊은 골짜기의 산이 둘러싸고 있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북한강이 도시의 큰 축을 이룬다. 이들이 어우러지는 화천의 풍광은 캘린더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캐나다의 자연에 곧잘 비유되기도 한다.
최근엔 강변을 따라 걷기길과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이를 천천히 만끽하기에 좋다. 특히 그 일부인 ‘숲으로다리’ 구간은 꼭 찾아보자. 물 위에 뜬 부교라 강 위를 걷는 재미가 그만이다. 강물에 비친 반영도 풍경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운영하는 ‘카트레일카’ 역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화천의 명물이다. 무동력으로 도로와 철길 위를 모두 달리는 신기한 레일카로 2012년 1월 첫선을 보였다. 붕어섬을 돈 뒤 철길로 올라서 산천어축제장으로 달려가는데, 나만의 작은 기차를 탄 듯 색다르다.
INFO. 숲으로다리
461번 지방도를 따라 미륵바위 인근의 강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 넘어가면 숲으로다리이다.
카트레일카
요금 2인승 1만2000원, 3인승 1만8000원, 4인승 2만4000원, 5인승 3만원
운행 구간 붕어섬~산천어축제장(왕복 8km, 약 5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