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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코발트빛 바다, 멋진 비경 앞에서 주저 없이 멈출 수 있는, 울릉도 자전거여행
코발트빛 바다, 멋진 비경 앞에서 주저 없이 멈출 수 있는, 울릉도 자전거여행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10.0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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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자전거여행은 여행일정 중 하루 정도만 시간을 내면 일주도로를 따라 주변의 멋진 비경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송곳봉을 배경으로 일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천부. 사진 / 조용식 기자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는 관음도와 죽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울릉] 울릉도의 매력을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걷기여행보다 좋은 것이 없다. 시간적인 여유와 체력적인 문제로 걷기여행이 어렵다면 자전거여행을 추천한다. 코발트 빛 바다를 감상하며 달리는 즐거움과 멋진 비경을 만나면 주저 없이 멈출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  

울릉도 자전거여행은 일정 중 하루만 시간 내어 빌리는 것을 추천한다. 전기자전거만 대여하기 때문에 울릉도 일주도로를 도는데, 어려움이 없다. 자전거 대여는 하루(오전 8시부터 대여, 오후 6시 반납)를 기준으로 한다. 

전기자전거 타고 울릉도 일주도로 여행

전기자전거 대여는 사동항, 도동항, 저동항 등의 자전거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다. 이은우 울릉도 하이킹 대표는 “요즘은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데 전기자전거보다 전기스쿠터를 선호한다”라며 “일주도로 주변의 주요 관광지는 물론 버스가 서지 않는 곳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어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 일주도로를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전기자전거와 전기스쿠터. 사진 / 조용식 기자
전기자전거 대여를 위한 계약서. 사진 / 조용식 기자

울릉도 사동항에서 자전거를 대여한 후 도동항, 저동항을 거쳐 천부, 나리분지를 다녀오는 코스를 잡았다. 자전거 렌털 계약서에서 나리분지 자전거 운행은 금지하고 있지만, 취재 목적을 설명한 후 울릉도 하이킹 대표의 허락을 받았다. 

사동1리 사무소 바로 옆에 있는 대여점에서 대아리조트 방향으로 자전거를 돌렸다. 바로 업힐 구간으로 이어지지만, 1단으로 올리며 페달을 밝으니 전기자전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업힐 구간이라 1단으로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아 2단으로 올리니 조금은 수월한 느낌이다.

기어 변속과 함께 업힐 구간을 오르니 ‘울릉터널’이 보인다. 사동에서 도동을 이어주는 울릉터널을 지나면 울릉 119안전센터가 있으며, 울릉군 보건의료원을 지나 KT 울릉지점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면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이 보인다.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의 해안산책로. 사진 / 조용식 기자
도동항에 설치된 독도 이정표. 사진 / 조용식 기자

도동항 주변으로는 밀집된 건물과 울릉군청, 울릉읍사무소를 비롯한 관공서가 밀집되어 있다. 도로 주변으로는 식당과 특산품 코너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쪽 골목으로 여행자들을 위한 호텔, 모텔 등의 숙소가 들어서 있다. 자전거여행이다 보니 높은 곳에 위치한 독도박물관, 케이블카 등은 지나치고 바로 도동항에 도착했다. 

도동항 주변으로 조성된 해안 산책로는 일부 개방되어 있으며, 저동항으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울릉주민과 여행자의 발이 되는 울릉 버스 정류장이 새롭게 공사를 하고 있어 도동항 공공 주차장을 임시 정류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분주한 모습이다. 

사라진 와달리 마을, ‘와달리 휴게소’로 명맥을 잇다
도동에서 다시 저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업힐 구간이다. 2단으로 고정한 채 기어 변속으로 조금은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도동항보다 더 여유롭고 여행자들의 발길이 많아 보이는 저동항에는 호텔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저동항 어판장에는 갓잡은 오징어들로 가득하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아침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저동항. 사진 / 조용식 기자
내수전 몽돌 해수욕장은 가족단위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식당과 카페들이 즐비한 저동항의 풍경과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저동항 어판장 주변의 모습들을 둘러본 후, 촛대바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흰색과 빨간색의 하트 모양에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 놓을 수 있게 만들어진 촛대바위는 아침 일출을 맞이하기 좋은 곳이다.

강릉과 포항, 그리고 독도를 오가는 저동항은 여전히 여행자의 발길로 분주하다. 저동항 부근에는 독도 기념품을 판매하는 독도문방구와 울릉도 먹물 아이스크림, 호박 아이스크림을 파는 저동 커피가 유명하다. 

울릉 오징어 회타운을 지나 울릉순환로를 따라가면 내수전 몽돌해변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내수전 몽돌해변은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기 좋으며, 캠핑 장소로도 인기 높은 곳이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제철 오징어를 잡기 위해 먼바다로 출항하는 오징어 배들이 이곳을 지나는 풍경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으로 일출이 아름다웠던 와달리 마을이 사라지고 와달리 휴게소가 생겼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와달리 휴게소에서 관음도와 죽도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울릉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차박 포인트. 사진 / 조용식 기자

내수전 터널을 지나면 와달리 휴게소를 만난다. 이곳에서 죽도와 관음도를 감상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마을이기도 했다. 울릉도 일주도로 건설 부지로 마을 대부분이 편입되었으며,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 후 마을을 기리기 위해 와달리 휴게소가 세워진 것이다. 

와달리 터널과 석목터널을 지나면 울릉도가 자랑하는 관음도가 보인다. 안내소(입장료 4000원)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면, 관음도를 연결하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도 출렁다리에만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아래로는 부챗살처럼 펼쳐진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으며, 출렁다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3개의 전망대에서는 죽도와 해식동굴 등 울릉도의 매력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관음도를 구경하는 데는 약 40분~1시간이 소요된다. 

가파른 경사, 결국 ‘끌바’로 도착한 나리분지
젊은 여행자들이 울릉도를 찾으면서 가장 유명해진 곳은 삼선암이다. 울릉도에서 떨어져 나온 세 바위 주변으로 일렁이는 코발트빛 물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여행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해시태그 #울릉도를 검색하면 삼선암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이 압도적으로 많다. 

삼선암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기 좋은 곳.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자들의 인증샷 포인트의 하나인 삼선암. 사진 / 조용식 기자
오징어배들이 출항하는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삼선암을 지나 천부로 향한다. 취재 당시에는 여전히 공사 중이라 덜컹거리는 구간이 많았지만, 올해 안으로 일주도로 공사는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 어촌뉴딜 300의 한 곳으로 선정된 천부항은 몽돌해수욕장, 야간 일출·일몰 경관 및 해안 산책로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천부항에서 나리분지까지는 버스로 약 15분 거리이지만, 전기자전거로는 정확한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 기자의 경우 급경사에서는 전기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기를 반복한 후, 나리분지에 도착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경사로가 높은 나리분지 가기 전의 본천부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리분지 전망대의 사계절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사진 / 조용식 기자
나리분지는 차량 통행이 많아 자전거 이용시 주의를 해야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나리분지의 명소인 나리상회에서 기념 샷. 사진 / 조용식 기자

나리분지는 버스뿐만 아니라 차량이 많아 지그재그로 업힐 구간을 올라가는 것이 위험했다. 전기자전거의 기어를 2단, 또는 3단으로 주행할 시에 모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배터리 소모량도 많아 되돌아갈 때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이유로 전기자전거 대여 시 나리분지 운행은 절대 불가라는 조항이 있었던 것이다.

내수전 일출 전망대와 거북 바위, 그리고 남양해변
전기자전거로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올라가는 것은 어떨까. 나리분지는 어려웠지만, 내수전 일출 전망대는 그나마 괜찮을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자전거는 경사가 가파른 곳에서는 한계점이 분명했으며, 역시나 끌고 올라가는 고생을 반복하고 말았다.

내수전 일출전망대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는 관음도와 죽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동항이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관음도와 죽도를 감상하는 여행자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어렵게 올라간 내수전 일출전망대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울릉도 취재를 위해 5번 이상 방문했던 곳이라 그런지 한결 수월한 느낌이다. 여전히 내수전 일출전망대는 최고의 비경을 안겨준다. 구름 위로 펼쳐진 관음도와 죽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에 하얀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움직이는 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일출 전망대에서 다시 저동항으로 방향을 돌린다. 이번에는 사동항을 지나 거북바위, 남양으로 펼쳐진 일주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다. 저동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익숙한 길이 되었다.

이제는 사동항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사동항에서 잠시 멈춰본다. 오는 2025년 이곳에 공항이 만들어지며, 지금은 활주로 공사가 한창인 곳이기 때문이다. 울릉도 공항으로 없어지게 될 가두봉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는 것도 잊지 말자.
 

울릉도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가두봉은 사라진다. 가두봉 등대의 운명은? 사진 / 조용식 기자 
통구미의 거북바위와 거북바위 전망대에 전시된 강치 동상. 사진 / 조용식 기자
남양에 자리한 식당. 남양집. 사진 / 조용식 기자 
점심 특선으로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남양해변과 현포로 연결되는 일주도로. 사진 / 조용식 기자

거북바위로 유명한 통구미 마을에는 최근 새롭게 설치된 동상이 있다. 바로 독도의 상징인 강치 동상이다. 강치 동상은 지난해 태풍으로 유실되었다가 이번 광복절을 맞아 통구미 거북바위 전망대에 설치된 것으로 한 가족으로 구성된 강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신호등이 있는 통구미 터널과 남양터널을 지나면 남양항이 보인다. 이곳에는 수직 절벽으로 생긴 주상절리가 있는데 마치 국수가락을 널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국수바위라고 한다. 남양에는 남양항 부근의 투구봉과 남양 해변 부근의 곰바위도 유명하다. 

남양에서 학포, 태하, 현포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경사가 심한 구간이라 자전거보다는 전기스쿠터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것이 좋다. 울릉도 지형 특성상 전기자전거는 평지 구간인 일주도로를 중심으로 여행할 것을 권한다. 

INFO 자전거 마니아를 위한 팁

울릉크루즈는 지난 10월 1일부터 자전거를 개인수화물로 규정, 무료로 자전거를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사동항에 정박하고 있는 울릉크루즈의 뉴시다오펄호. 사진 / 조용식 기자

강릉, 묵호, 후포, 포항에서 울릉도 저동, 도동, 사동항으로 운항하는 쾌속선의 경우 자전거를 가지고 탑승할 수 없다. 최근 포항-울릉 간을 취항한 울릉크루즈의 대형 여객선의 경우 지난 10월 1일부터 자전거를 개인 수화물로 규정, 무료로 자전거를 가지고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NFO 전기자전거 대여 시 주의점

울릉도 일주도로에 최적화 된 전기자전거. 사진 / 조용식 기자

전기자전거 렌털 계약서에는 ‘별도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라는 내용과 ‘대여 후 발생한 사고 및 민형사상 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다’는 내용에 동의해야 한다. 그리고 ‘나리분지 운행은 절대 불가하며 대여 시 운행하지 않을 것을 미리 서약한다’라는 내용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용요금은 하루 4만원. 시간당 1만원이다. 자전거 이용 중 문제가 생기면 해당 대여점에 전화하면 바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울릉도 하이킹 010-9852-4500
자전거 탄 풍경 010-6889-1500
냥꼬네 게스트하우스 010-3296-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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