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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①] 가벼운 발걸음, 행복이 스미는 가족 여행
[특집①] 가벼운 발걸음, 행복이 스미는 가족 여행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2.04.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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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가든의 야외 가든.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스누피가든의 야외 가든.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제주]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계절, 온 가족이 나들이 나서기 좋은 때이다. 갈 곳 많은 제주도이지만 그중에서도 아이와 다녀오기 좋은 곳들을 골라보았다. 가볍게 오름을 산책하고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니는 사이, 가족애가 더욱 돈독해진다.

볕 좋은 날, 피크닉을 떠나볼까? 아부오름 

제주 동부의 중산간 마을인 송당리에는 높이가 51m 밖에 되지 않는 아부오름이 있다. 워낙 낮은 탓에 오름 입구에서 천천히 걸어도 5~7분 정도 면 정상 탐방로에 닿는다. 야트막한 언덕 같은 아 부오름은 아이들은 물론 연로한 부모님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어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아부오름이 가진 미덕은 정상을 오르는 데 들인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방이 막힌 것 하나 없이 탁 트여 있어 순식간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저 멀리 한라산은 물론 시선 을 돌리는 곳마다 크고 작은 오름 군락들이 눈에 담긴다. 여기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기분마 저 상쾌해져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크고 깊은 분화구는 삼나무와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뤄 마치 미지의 세계처럼 보인다. 예전만 해도 분화구 한가운데 삼나무 몇 그루만이 원을 그리며 자라고 있었는데, 몇 년 사이에 소나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나무 바깥 부분을 마치 비 밀의 숲처럼 빈틈없이 메꿔버렸다.

하늘에서 바라본 아부오름.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하늘에서 바라본 아부오름.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바 뀔지 궁금해진다. 커다란 원 형태인 분화구 둘레를 따라서 탐방로 가 이어져 있으며 한 바퀴 돌아보는 데 30~40분 정도 소요된다. 탐방로가 평탄해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약 1.4km에 이어진 탐방길은 지루할 틈 이 없다. 완만하게 비탈진 풀밭을 지나면 소나무 가 우거진 숲길이 나타난다.

태양빛이 뜨거운 한 낮에 걸을 땐 이 길 만큼 반가운 곳이 없다. 대부 분의 오름들은 햇빛을 피할 곳이 거의 없어 오래 있을 수 없지만, 아부오름은 휴식하며 쉬어가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바람이 잔잔하고 볕이 적당 한 날엔 풀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근처에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주는 카페가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 간단히 김밥만 싸들고 나서도 온 가족이 소풍 온 듯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화장실과 주차시설도 잘 되어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아부오름 입구에 심어진 ‘나홀로 나무’.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아부오름 입구에 심어진 ‘나홀로 나무’.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자연을 거닐며 스누피와 떠나는 여행, 스누피가든

아부오름 아래에는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그의 친구들이 모여 사는 스누피가든이 있다. 이들은 찰스 M 슐츠 작가의 만화 <피너츠>의 주인공으로 특히 스누피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롱 셀러 캐릭터다. 스누피가든은 <피너츠>와 주인공 캐릭터들로 꾸민 이색적인 테마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귀여운 스누피와 어울리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스누피가든은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나뉜다. 실내 전시관인 가든 하우스는 약 1,000평 규모에 5개의 테마로 구성된 테마 홀과 미니 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첫 번째 테마 홀은 찰스 M 슐츠 작가와 <피너츠>의 탄생을 설명한다. 1950년에 처음 선보여진 <피너츠>는 50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재되었다고 한다. <피너츠>의 대표 아이콘인 연 먹는 나무를 중심으로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을 포함한 11명의 주요 캐릭터를 소개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누피가든의 피너츠 타운.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누피가든의 피너츠 타운.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테마 홀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전시하는데, 네 컷 만화 안에 따스한 유머와 재치 있는 이야기 가 작은 위로와 행복을 준다. 피너츠 타운은 아이 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찰리 브라운과 친 구들이 다니는 학교, 도서관, 영화관 등을 그대로 재현해 마치 만화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곳곳이 포토존이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실내 관람을 마친 후엔 야외 가든으로 이어진다.

제주의 자연에 꾸며진 야외 가든이 백미다. 약 2만 5,000평에 달하는 부지에 11개의 테마 공원이 펼 쳐져 있으며 한 바퀴를 순환하는 미니 버스도 운 행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는 스누피와 우드스탁이 마치 따라오라며 손 짓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비글 스카 우트 캠프와 빅 네스트가 인기 있다. 특히 캠프에 설치된 우든 어드벤처 시설은 짧은 시간이지만 모험심도 길러준다. 

제주의 자연을 살려 만든 야외 가든.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제주의 자연을 살려 만든 야외 가든.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푸른 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길들은 여유롭게 산 책하기 좋다. 잔잔한 호숫가 나루터에서 감성적인 사진을 찍거나 가드닝 스쿨에서 가족이 함께 화분 과 액자를 만들며 추억을 쌓는 시간도 가져보자. 카페와 기념품 숍까지 두루 둘러보려면 관람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기를 권한다. 

수국 꽃이 활짝 핀 휴애리. 사진/Ⓒ휴애리
수국 꽃이 활짝 핀 휴애리. 사진/Ⓒ휴애리

알록달록 꽃에 물든 화려한 봄나들이, 휴애리 

화사한 봄나들이에 꽃 여행이 빠질 수 없다. 휴애리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 축제로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제주의 토속적인 풍경과 다채로운 꽃이 어우러져 가족 모두가 함박 웃음꽃을 피워낸다. 특히 어느 곳보다 빨리 수국 꽃을 만날 수 있어 화려한 꽃 나들이를 선사한다. 이미 시작 된 휴애리의 수국 축제는 늦여름까지 계속 이어진다. 토종 수국부터 유럽 수국까지 꽃의 향연에 푹 빠질 수 있다. 

휴애리는 제주의 자연 지형을 고스란히 살린 덕에 아기자기한 올레길이 많다. 작은 폭포와 연못, 개 울 등이 어우러진 자연이 소박하고 정겹게 보인다. 잘 가꿔 놓은 정원은 구석구석 사진 찍기 좋은 포 토존이 가득해 가족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초가지붕과 옹기 등 제주만의 풍경도 함께 담을 수 있다. 수국과 봄꽃이 가득 피어난 온실도 관람 하기 좋은 공간. 알록달록한 꽃길을 지나 온실 밖을 나서면 휴양지 느낌이 물씬한 카페와 매화, 동백정원이 이어진다. 꽃이 지고 난 후, 푸릇한 나무 터널 아래를 걷는 기분이 사뭇 들뜬다. 

온실에도 수국 꽃이 가득하다.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온실에도 수국 꽃이 가득하다. 사진/김도형 사진작가

실컷 꽃구경을 한 후에는 귀여운 흑돼지를 만나러 가보자. 예쁜 LED 포토존이 설치된 토굴을 지나면 작은 동물 농장이 나타난다. 염소와 포니, 토끼, 흑돼지가 관람객을 반기며 직접 먹이도 줄 수 있다. 하루 네 차례 아기 흑돼지들이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이벤트도 진행되니 시간을 잘 맞춰보자.

나서는 길에 아담하게 꾸며진 곤충 테마관도 들러볼 만하다. 여러 종류의 나비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다양한 곤충 표본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내려오는 길에도 볼거리가 가득하 다. 휴애리 조성 중에 발견된 와룡바위는 바위가 된 용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화가 전해내려온다. 행복한 여행길에 가족 모두 소원 하나씩을 더해 빌어보자.

INFO 아부오름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164-1

INFO 스누피가든

운영시간 09:00~19:00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금백조로 930

문의 064-903-1111

입장료 어른 1만8000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2000원

INFO 휴애리 

주소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 

문의 064-732-2114 

운영시간 09:00~18:00 

입장료 어른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 어린이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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