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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사람은 흔적을 남기고 가는데...
사람은 흔적을 남기고 가는데...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6.1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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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에 있는 공재 윤두서 고택. 사진/ 박상대 기자

전국을 여행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농어촌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나라의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니 농어촌은 더 심하겠지요. 농어촌 마을마다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꿈을 꾸며 도시로 떠났고, 늙은이들은 하늘나라로 떠난 후 다시 돌아오지 못한 탓입니다.

자연스레 농어촌에는 빈집이 늘고, 그런 빈집은 흉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어떤 집은 농어촌체험을 하겠다는 사람이 이용하거나 귀어 귀촌한 사람이 임시거처로 쓰거나 임대해서 사용합니다. 그런데 많은 빈집은 사람이 살지 않아서 흉가로 변해갑니다. 흉가가 된 빈집은 대부분 주인이 도시에 살고 있더군요. 이런 경우, 구매할 의사를 표명해도 팔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상님이나 부모님이 살던 집을 어떻게 파냐? 내 손으론 못 팔겠다. 내가 나중에 와서 살지도 모르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나 자신이 태어나거나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집이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던 마당에는 잡초가 자라고, 오래된 정원수나 과일나무가 쓸쓸하게 빈집을 지키고 있더군요.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린 텅 빈 집에서 나그네 혼자 생각합니다. 후손이 돌아와 살 수 없다면 여행객이나 귀촌을 앞둔 사람들이 사용할 수는 없는가? 인기척이 없으면 곧 허물어진다는 옛집 앞에서 아쉬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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