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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손맛과 정성이 빚어낸 한국의 맛과 멋, 순창 고추장 만들기 체험
손맛과 정성이 빚어낸 한국의 맛과 멋, 순창 고추장 만들기 체험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04.0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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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2023 순창 장독대 분양 및 장 담그기’ 행사 열려
순창고추장민속마을에서 장류 명인들과 고추장 담그기 체험
순창발효테마파크서 '발효'에 대한 다양한 정보 살펴볼 수 있어
장류 기능장과 함께 장 담그기를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순창] 섬진강 상류의 맑고 깨끗한 물과 햇볕에 잘 말린 태양초, 효모균 번식에 최적인 기후 조건을 갖춘 ‘청정 자연’에서 만들어진 순창 고추장. 장인의 손맛과 정성이 어우러지니 이것이 대를 이어 온 ‘한식의 맛과 멋’이 아니랴.

백문이 불여일견대를 이어온 전통 고추장

백 번 듣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왜 전통 식품을 먹어야 하는지, 또 발효식품이 얼마나 우리한테 좋은지, 몸으로 직접 느껴보며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순창 전통 고추장류 제조 기능인 최칠분(향적원)씨와 함께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들이 두 팔을 걷은 채 장 담그기 체험에 열심이다. 참가자들은 고추장된장간장청국장 등 우리의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 순창의 맛과 멋을 즐겼다.

구수하고 알싸한 감칠맛이 일품인 순창 고추장. 사진/ 민다엽 기자
지난달 25일, ‘2023 순창 장독대 분양 및 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사진/ 민다엽 기자
최영일 순창군수(좌)와 전통장 기능인들이 장 담그기에 앞서 '장제'를 치르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최영일 순창군수(좌)와 전통장 기능인들이 장 담그기에 앞서 '장제'를 치르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지난달 25일 전북 순창발효테마파크에서 열린 ‘2023 순창 장독대 분양 및 장 담그기’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120여 명의 참가자들과 전통장 기능인, 순창 군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인 장 담그기의 명맥을 이어가며, 고추장의 본고장 순창 장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장 담그기 체험에 앞서, 먼저 최영일 순창군수와 전통장 기능인들이 무대에 올라 장을 담그기 전 불순물이나 불행 따위가 섞이지 않도록 기원하는 의식인 ‘장제’를 치렀다. 각 기능인들이 새벽에 뜬 첫 순수한 물을 장독에 넣고 고추와 숯을 엮은 새끼로 장독대를 감싸는 것으로, 이는 참가자들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흥겨운 퍼레이드도 이어졌다. 사진/ 민다엽 기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참가자들이 체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맑은 물과 기름진 토양, 전통이 빗어낸 순창 고추장

고운 한복이나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은 참가자들은 조를 이뤄 각 장류 기능인의 체험관으로 이동한다. 집마다 대를 이어 전수되어 온 순창 전통 장의 역사와 가치, 전통장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엿볼 수 있는 옛 선조들의 지혜와 흥미로운 발효 이야기 등을 배워 볼 수 있다.

순창고추장민속마을 향적원의 최칠분 기능인. 최소 20에서 30년 이상의 장인들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다. 사진/ 민다엽 기자 
순창에서 난 질 좋은 재료들로 장을 만든다. 사진/ 민다엽 기자

기능장마다 장을 담그는 비법이나 과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최칠분 기능장이 첫손에 꼽은 순창 장류 맛의 비법은 바로 좋은 물이다.

순창은 예부터 옥천(玉川)’이라 불릴 정도로 물이 좋은 고장이었습니다. 이곳 순창을 지나는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과 좋은 토양에서 생산된 고추와 콩, 찹쌀 등을 사용해 장을 담그니 깊고 깔끔한 맛이 날 수밖에 없지요라고 최 기능장은 오늘날 순창이 우리나라 고추장의 본고장이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한다.

장 맛의 비결은 메주. 사진/ 민다엽 기자
참가자들이 열심히 메주를 씻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대를 이어온 전통 방식으로 장류를 만든다. 사진/ 민다엽 기자

고추장의 깊은 맛을 좌우하는 건 어떤 메주를 고르느냐에 달려있다. 순창의 전통 고추장은 다른 지역에서처럼 간장용 메주로 고추장까지 담그는 것이 아니라 고추장 메주를 별도로 만들어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음력 7월경, 지역 농민들이 정성스레 키운 콩을 9시간 물에 불려놨다가 2시간 정도 푹 삶아 메주를 띄운다. 이렇게 건조된 메주를 가지고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고추장을 담근다.

아이부터 어른까지내 손으로 만든 고추장

먼저 메주를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어내며 본격적인 장 담그기 체험이 시작된다, 이렇게 씻어낸 메주를 장독에 차곡차곡 쌓아 소금물로 적절한 염도를 맞추는 과정이 이어진다. 소금물에 계란을 띄우며 염도를 맞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순창해목전통식품 안길자 기능인의 설명에 집중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민다엽 기자
전통 옹기에서 1년간 숨을 쉬며 가장 맛있게 익어간다. 사진/ 민다엽 기자
참가자들이 장독에 넣을 염수를 맞추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아이들은 물론, 한 번도 직접 장을 담가보지 않은 부모님들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후 염도를 맞춘 장독에 숯과 고추를 넣고 흰색 보자기로 입구를 막으면 장 만들기가 완료된다. 이렇게 전통 장독 속에서 숨을 들이셨다 내셨다를 1년 이상 반복하면서 가장 맛있는 상태로 익어가는 것이다.

실제로 순창은 발효균의 생성과 번식에 알맞은 최적의 기후를 갖추고 있어, 소화 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단백질지방비타민B2C 등과 같이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최 기능장은 약으로도 못 고친 병을 음식으로 고치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요. 그만큼 먹는 것이 우리 건강에 중요하다는 사실과 또 여러분들이 왜 전통 식품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체험을 통해 직접 담은 장은 볕 좋고 공기 좋은 순창에서 6개월간 숙성 후, 한식 된장 2kg, 찹쌀고추장 2kg, 간장 1.8L를 각 참가자의 가정으로 배송해 준다.

체험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발효식품을 맛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취향에 맞는 발효 식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INFO

순창발효테마파크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55

운영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63-652-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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