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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①] 잔잔하게 혹은 짜릿하게! 쉼표 하나, 문경
[이달의 테마여행①] 잔잔하게 혹은 짜릿하게! 쉼표 하나, 문경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04.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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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게 백두대간을 즐기는 방법, 단산 패러글라이딩.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문경] 백두대간 한가운데에 있는 문경은 백두대간의 수려한 자연과 수백 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액티브한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도시다. 실제로 이러한 덕분에 이미 오래전부터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가정의 달 5월, 온 가족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문경 힐링 여행을 추천한다.

놀면서 배우는 백두대간의 생태, 문경에코월드
문경에서 가장 먼저 들려봐야 할 곳은 바로 문경에코월드다. 문경에코월드에서는 다양한 야외 체험시설과 탄광 산업의 역사,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복고풍 포토존도 곳곳에 있어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

과거 광부들의 작업 환경을 살펴볼 수 있는 은성 갱도. 사진/ 민다엽 기자
과거 광부들이 썼는 안전모. 사진/ 민다엽 기자
과거 갱도 주변의 마을을 재현한 공간. 광부들의 고단했던 삶을 엿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먼저 1963년에 뚫은 은성 갱도는 1994년 은성광업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30여년 간 사용됐던 실제 갱도다. 석탄산업의 쇠퇴와 함께 결국 폐광되었지만, 여전히 당시 갱도의 모습과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캤던 광부들의 고단했던 삶을 고스란히 느껴 볼 수 있다.

전성기 당시, 은성 갱도의 깊이만 약 800m, 전체 길이는 무려 400km에 달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은성 갱도 밖에는 광부들이 생활했던 마을의 모습을 재현한 ‘추억 속의 거리’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기 좋은 에코타운. 사진/ 민다엽 기자 
백두대간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전시관. 사진/ 민다엽 기자
영상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에코타운 촬영 스튜디오. 사진/ 민다엽 기자

에코타운은 백두대간의 생태와 환경의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 공간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 공간과 놀이시설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VR 콘텐츠나 트릭아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영상 제작에 필요한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촬영 스튜디오와 친환경 기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에코팜도 둘러볼 만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 중턱에 오르면, 십 수년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극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된 가온오픈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드라마 <연개소문>을 비롯해 영화 <군도>와 <정도전> 등 수 많은 사극들이 촬영됐다.

수많은 사극이 촬영된 가온오픈세트장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실제의 모습을 오랜 고증을 통해 정교하게 재현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세트장에는 고구려궁과 신라궁, 평양성, 안시성, 요동성을 비롯해. 고택과 초가, 저잣거리 등이 재현돼 있다. 가온오픈세트장에 있는 모든 시설물은 실제 현존하는 장소 답사와 수개월간의 자료조사를 통해 충분한 고증을 거쳐 정교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세트장은 제1촬영장, 제2촬영장, 제3촬영장 3곳으로 촬영장마다 시대적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니, 각각을 비교해 보는 것도 관전 요소다.

 

 
Editor's Pick

기찻길 옆 간이역, 카페 가은역

폐역이 된 가은역이 레트로 감성 가득한 카페로 변신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당시 역사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카페 내부. 사진/ 민다엽 기자

지금은 운행을 멈춘 옛 가은선에 있던 작은 간이역이 빈티지한 카페로 새롭게 변신했다. 가은역은 은성 갱도에서 생산한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설치한 역사로, 1994년 은성광업소가 폐쇄되면서 폐역이 되었다. 가은역은 비교적 건축물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국가등록문화재 제304로 지정됐지만. ‘근대 문화유산 활용 사업’을 통해 현재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덕분에 과거의 향수를 느껴보고자 하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다. 문경 사과로 만든 다양한 음료와 수제 쿠키를 맛볼 수 있다. 사과 청으로 만든 사과라떼와 사과 쿠키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주소 경북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2441 가은역
운영시간 11:00~18:00, 일요일 13:00~18:00 (월요일 휴무)
문의 054-571-2441

백두대간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단산관광모노레일. 사진/ 민다엽 기자
모노레일은 사방이 유리로 되어있어 전망을 감상하기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문경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단산관광모노레일. 사진/ 민다엽 기자

백두대간의 절경이 펼쳐지는 곳,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문경읍에 위치한 단산모노레일은 백두대간의 수려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해발 866m 단산 활공장까지 단번에 오를 수 있는 국내 최장 산악형 모노레일로. 정상부에 있는 활공장에 서면 해발 1,000m 이상 고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문경새재(650m)를 비롯해, 주흘산(1,106m), 운달산(1,097m) 등 무려 13개의 고봉이 파노라마로 이어진다. 레일의 경사가 꽤 심하지만, 목받이가 있는 좌석 덕분에 그리 불편하지는 않아 아이나 노약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모노레일의 유리가 사방으로 뻥 뚫려있는 덕분에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상부 승강장에 위치한 해발 단산 활공장에서는 짜릿한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정상부에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활공장이 나온다. 백두대간의 웅장한 풍경을 배경으로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이 완벽한 전망을 보여준다.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하기 위해선 산 아래 체험장에서 별도로 신청해야 하니 참고할 것. 이 밖에도 활공장에서 단산 정상(956m)까지 이어지는 1.9km의 건강 올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INFO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주소 경북 문경시 문경읍 활공장길 106 단산모노레일 하부승강장(매표소)
운영시간 여름철(4~10월)09:00~17:00, 겨울철(11~3월)09:30~17:00, 월요일 휴무
문의 054-572-7273

조선백자로 대표되는 청화백자. 순백의 단아함이 일품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문경에 뿌리내린 전통 찻사발
전국에 도자기로 유명한 지역은 많지만, 문경의 도자기는 조금은 독특하게 느껴진다. 문경에서는 흔히 도자기라고 부르기보다 ‘찻 사발’이란 말로 표현한다. 말 그대로 ‘차를 마시는 사발’을 뜻하며 흔히 다완(茶碗)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25년째 이어오는 문경의 전통 도자기 축제의 명칭도 ‘찻사발 축제’인걸 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이처럼 문경의 도자기 문화는 찻사발로 대표된다. 현재 관음요·문경요·영남요·청산요·주흘요 등 총 40여 곳에서 문경 도자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요가(窯家)마다 세세한 특징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그 뿌리는 문경 도자기가 추구하는 ‘실생활에서 이용되는 생활자기를 만든다’는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

문경 관음요의 8대 사기장인 미산 김선식 도예가. 사진/ 민다엽 기자
자연 유약, 자연 흙, 자연 굽기를 통해야만 문경 찻사발만의 특색이 살아난다고. 사진/ 민다엽 기자

문경 관음리에 터를 잡고 8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는 관음요를 찾았다. 관음요의 1대 사기장이 조선 영조(1724~1776)시대 때부터 활동했다고 하니, 무려 30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도자기를 만들어 온 명가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는 경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8대 김선식 사기장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물과 흙, 나무의 조화, 도자기가 숨을 쉰다
“문경 대부분의 요가에서는 자연 유약과 자연 흙, 장작을 통한 자연 굽기를 통해 찻 사발을 구워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야 찻사발 고유의 특성이 살아나게 되죠, 스스로 숨을 쉬며 안 좋은 것들은 안으로 빨아들이고 좋은 맛만 내뱉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말차를 넣어 마셨을 때 그 맛이 가장 잘 우러나는 되는 것이지요.”

말차의 맛을 살려주는 문경 찻사발. 사진/ 민다엽 기자
문경 도자기의 특징은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생활 도자기라는 점. 사진/ 민다엽 기자

김선식 사기장의 말처럼 문경 도자기의 가장 큰 특색은 흙과 나무, 물 등 자연적인 요소들의 조화다. 백두대간 중심에 둘러싸인 문경에서는 이 세 가지 핵심 요건이 모두 충족될 수 있었다. 백두대간에서 빠져나온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줄기에서는 도자기를 굽기 좋은 질 좋은 흙과 풍부한 땔감, 맑은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목이었던 탓에 보부상들의 발길도 잦아 도자기를 팔기에도 수월했다. 이렇게 문경의 찻사발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된다.

다완의 모든 것, 한국다완박물관
“문경의 찻사발이 널리 사랑을 받았던 데에는 서민들도 흔히 사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도자기였다는 점이 크죠. 단순히 관상용으로 활용되던 다른 도자기와는 달리, 문경에서는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생활 자기’를 주로 만들었다는 점이 차이 납니다. 그로 대표되는 것이 바로 찻사발이지요.”

전국 최초의 찻사발 전문 박물관인 한국다완박물관. 사진/ 민다엽 기자
명인과 함께 나만의 찻사발 만들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지난 2018년, 김선식 사기장은 사비를 들여 우리나라 최초의 찻사발 전문 박물관인 한국다완박물관을 개장했다. 더욱 많은 사람에게 한국 찻사발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규모는 작아 보여도,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고품(古品)에서부터 현대 도자 명인들의 작품까지 약 2,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찻사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사전 예약 필수)도 운영하고 있다.

INFO 한국다완박물관
주소 경북 문경시 문경읍 온천5길 2-1
운영시간 09:00~17:00, 매주 일·월요일 휴무)
문의 054-572-5780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 2023 문경찻사발축제
문경의 대표 축제 ‘문경찻사발축제’가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간 문경새재오픈세트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찻사발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명예문화관광축제로 명품 문경 찻사발이 전통 도자기를 넘어 일상생활 곳곳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종 이벤트와 특별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4월 29일(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개막식에는 장민호·김희재·김의영·박서진·최석준·주미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 공연도 이어지니 놓치지 말 것.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찻사발 축제. 사진은 2022년 문경찻사발축제 현장. 사진/ 문경시청
2022년 문경찻사발축제 현장. 사진/ 문경시청

특히, 이번 축제 기간 동안에는 문경의 대표 사기장들이 만든 고가의 찻사발을 저렴한 가격에 할인하여 판매하는 ‘찻사발 한정판매 이벤트’가 개최되니, 평소 도자기에 관심이 있었던 방문객이라면 좋은 기회다. 더불어 황금을 이용하여 만든 ‘황금 찻사발 경품 이벤트’를 비롯해, 1,000만 원 상당의 풍성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된다.

문경찻사발축제 기간에는 무형문화재·도예 명장들의 특별전과 국제교류전 등 문경 전통 도자기의 모든 것을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시가 진행된다. 여기에 생활자기 경매, 다례 시연, 다화(Tea Flower) 경연대회 등과 같은 문경찻사발축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 행사와 찻사발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찻사발 애호가뿐만 아니라, 생소한 여행자들도 우리의 전통 도자기에 대해 배우고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밖에도 장터에서는 문경의 지역 특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해 볼 수도 있다.

INFO 문경새재오픈세트장(찻사발 축제 행사장)
주소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932(상초리 288-1)
문의 054-571-8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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