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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풍경 속을 달리는 버스 여행, Colorful 가평
[이달의 테마여행] 풍경 속을 달리는 버스 여행, Colorful 가평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05.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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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싱그러운 자라섬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가평] 서울에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가평은 당일치기 근교 여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굳이 자가용을 가져가지 않더라도, ITX-청춘 열차나 경춘선을 타고 가평역에 내려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가평 내 다양한 여행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호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버스 여행의 낭만을 만끽했다.

뚜벅이도 OK, 가평관광지순환버스
가평 구석구석의 매력을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가평의 대표 관광지를 순회하는 가평관광지순환버스가 제격이다. 수많은 정류장을 거치는 일반 버스에 비해, 순환버스는 주요 관광지에서만 정차하기 때문에 노선을 헷갈릴 염려도 없고 시간적으로도 크게 절약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평관광지순환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서울에서 가평역까지 50분 정도면 도착한다. 사진/ 민다엽 기자

특히 차가 막히는 주말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더욱 추천한다. 용산역이나 청량리역에서 ITX-청춘 열차를 탑승하면 가평역까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뿐더러, 가평역에서 출발하는 순환버스의 동선이 춘천 방면이 아닌 반대편 서울 방면이기 때문에 극심한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효율적이다.

가평관광지순환버스는 가평군의 대표 관광지인 가평레일바이크와 자라섬, 남이섬, 쁘띠프랑스&이탈리아마을, 호명호수가 있는 호명리, 아침고요수목원 등을 순환하는 시티투어 버스로, 오전 9시부터(가평 터미널 기준) 1시간마다 운영되며 1일 승차권(8,000원)을 구입하면 하루 동안 횟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승차권은 순환버스 모든 정류장에서 즉석에서 버스 운전기사에게 구입할 수 있고, 이후에는 승차권만 보여주면 된다.

관광지순환버스 탑승장. 사진/ 민다엽 기자

Travel Tip. 가평관광지순환버스
아침 일찍 아침고요수목원을 방문하고자 하는 여행자라면 청평역에서 내려 가평관광지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청평역에서는 오전 8시 25분에 첫차가 출발한다.
이용시간 가평터미널 출발 첫차 09:00, 아침고요수목원 출발 08:25분 (1시간 간격 운행)
이용요금 <1일권> 성인 8,000원, 청소년ㆍ어린이 6,000원, 장애인ㆍ군인ㆍ경로 6,000원, 만 3세 이하 어린이 무료

북한강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자라섬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북한강 가운데 자리잡은 자라섬. 사진/ 가평군청

꽃으로 물든 환상의 섬, 자라섬
가평군과 춘천시 사이, 아름다운 북한강 변에 위치한 자라섬은 1943년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 전용 댐인 청평댐이 완공되면서 생겨난 섬이다. 자라의 몸과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근처에 있는 남이섬과 함께 가평을 대표하는 여행지. 가평역에서 가깝고 계절마다 각종 축제가 개최되어, 항상 많은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동도ㆍ서도ㆍ중도ㆍ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진 자라섬의 총규모는 무려 20만 평에 이른다. 환상적인 꽃 정원이 펼쳐지는 남도를 비롯해, 매년 가을마다 대규모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중도와 대규모 캠핑 시설을 갖춘 서도,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동도까지, 섬마다 뚜렷한 특색을 지니고 있다.

꽃으로 물든 자라섬 남도. 사진/ 가평군청
남도 꽃정원을 가득 메운 꽃양귀비. 사실상 이번 꽃 축제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가평군청
2022 자라섬 꽃 페스타 풍경. 사진/ 가평군청

그중 지금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고르자면 남도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자라섬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남도는 그야말로 섬 전체가 ‘꽃섬’이다. 드넓은 들판을 가득 메운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르기까지 계절마다 다채로운 꽃들이 끊임없이 섬을 수놓는다. 시원하게 펼쳐진 북한강을 따라 거닐며 형형색색 꽃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여행이나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남도에서는 5월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2023 자라섬 꽃 페스타’가 열린다. 알록달록 귀여운 팬지꽃을 시작으로 꽃양귀비와 구절초, 비올라, 산파첸스, 아게라텀 등 총 14종의 식물이 식재된다. 그중 매혹적인 붉은색을 뽐내는 꽃양귀비는 단일 면적으로만 3만 1,100㎡에 이른다.

녹음으로 가득한 자라섬 산책로. 사진/ 민다엽 기자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도 여럿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곳곳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포토존도 여럿 조성돼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축제 기간 동안(5.20~6.18)에는 가평 선착장과 남이섬, 자라섬 남도 선착장을 오가는 선박도 운항하니 배를 타고 색다른 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다음으로 다양한 캠핑 시설을 갖춘 중도에서 자연을 벗 삼아 캠핑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섬 중앙에 조성된 자라섬 오토캠핑장에는 오토캠핑이 가능한 일반 사이트 191면과 40여 대의 카라반, 개인 카라반을 설치할 수 있는 대형 사이트 100면 등이 조성돼 있어 취향에 맞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깔끔한 시설을 갖춘 자라섬 오토캠핑장. 사진/ 민다엽 기자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가 많다. 사진/ 민다엽 기자

가평역과 가평터미널이 있는 가평 시내에서 멀지 않아 접근성이 좋고, 널찍한 캠핑 사이트와 캠핑장 내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캠핑 초보자에게 이만한 곳이 없다. 게다가 가평균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 관리 상태도 상당히 깔끔한 것이 특징. 남도와 서도를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인근 남이섬까지 거리도 가까워 가평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제격이다.

INFO 2023 자라섬 꽃 페스타
주소 경기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1-1 자라섬 일원
운영기간 5월 20일~ 6월 18일 / 약 30일 간
운영시간 (입장) 09:00~18:00 (퇴장) 21:00
입장료 7,000원(*지역 화페로 5,000원 교환 지급)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만 남이섬에 들어갈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아늑한 숲속을 자유롭게 누비며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남이섬
자라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가평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남이섬이 있다. 자라섬과는 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만 한다. 총 둘레가 5k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독특한 풍경과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한 알찬 여행지니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선착장에서 출발한 흰색 페리가 북한강 푸른 물줄기를 시원하게 가른다. 불과 5~10분 남짓의 짧은 거리지만, 왠지 모르게 작은 섬나라로 들어가는 듯 마음이 들뜬다. 잠시 후 마주한 남이섬의 풍경은 기억 속의 옛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빽빽하게 자란 숲길에는 싱그러움이 차올랐고 한층 이국적으로 변한 분위기와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각종 드라마와 CF가 촬영됐던 남이섬 메타세쿼이아 길. 사진/ 민다엽 기자
한가로운 주말을 만끽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 민다엽 기자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가 난다. 사진/ 민다엽 기자

고백하자면, 그동안 남이섬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이섬은 2000년대 초반에 방영된 KBS 드라마<겨울연가>의 흥행으로 순식간에 급부상하게 됐다. 내국인은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번진 한류열풍을 타고 아시아권 방문객들의 발길이 수없이 밀려들었다. 한동안 미어지는 단체 관광객들로 인해 “더 이상 예전의 아름다운 섬이 아니다. 이제는 갈 곳이 못 된다.”는 푸념 섞인 이야기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남이섬은 한층 여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매력적인 여행지로 변모해 있었다.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연령대의 여행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저마다의 모습대로 자유분방하게 자연을 즐기는 모습은 마치 유럽의 유명 휴양지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처음 남이섬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도, 오랜만에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은 여행자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여행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 안의 작은 유럽, 쁘띠 프랑스&이탈리아 마을
쁘띠 프랑스는 2008년 청펑호반을 끼고 조성된 프랑스 문화마을 콘셉트의 테마공원이다. 특히 지난 2021년 쁘띠프랑스 위쪽에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주제로 한 이탈리아 마을이 새롭게 조성되어 볼거리가 한층 다양해졌다. 제페토 골목에서부터 피노키오 시계탑, 다빈치 광장과 전시관에서는 피노키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들을 즐겁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청평호반과 어우러진 유럽풍 건축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마치 이탈리아의 거리를 걷는듯 실감나게 재현한 쁘띠 프랑스&이탈리아 마을. 사진/ 민다엽 기자

무엇보다도 새로 조성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거리나 작품의 퀄리티도 상당히 높은 편. 한층 실감 나게 해외여행의 느낌을 받을수 있다. 마을의 규모는 작아도,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전부 돌아보려면 최소 두 시간 정도는 필요할 만큼 구성이 알차다.

이탈리아 중세 시대 토스카나 지방의 고성 건축물을 재현한 이탈리아 마을은 기존 쁘띠 프랑스보다 볼거리가 훨씬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동화 캐릭터 피노키오와 르네상스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아르누보 양식과 바로크-로코코 양식 등 당시 유럽에 꽃 피웠던 화려한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예술 작품들을 살펴 볼 수 있는 엔티크 전시관. 사진/ 민다엽 기자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의 전통 가면. 가면을 쓰고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쁘띠 프랑스의 마스코트가 어린왕자라면, 이탈리아 마을은 피노키오다. 사진/ 민다엽 기자

특히, 골목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골동품과 예술ㆍ문화ㆍ발명품 컬렉션에서 이탈리아 마을의 진가가 드러난다. 쁘띠 프랑스는 이탈리아 콜로디 재단과 협약하여 무려 8년 동안 이탈리아의 골동품과 작품들을 수집했다고 하니, 더욱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감상해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에 주말마다 광장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과 볼거리도 놓치지 말 것.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美…아침고요수목원
그야말로 한국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한껏 느껴지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1996년 축령산 자락에 조성된 아침고요수목원은 17년여 동안 서울 근교 최고의 수목원으로 자리매김해 온 가평의 대표 관광지다. 총 10만 평의 면적에 5,000여 종의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하경 정원, 아침광장, 하늘길, 분재정원, 한국정원 등 22여 개의 특색 있는 주제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계절마다 봄꽃 축제, 야생화 축제, 수국 축제, 별빛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상시 열려 즐거움을 더한다.

축령산 자락에 조성된 아침고요수목원. 사진/ 민다엽 기자
맑은 하늘, 푸른 숲, 투명한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게다가 아침고요수목원이 더욱 특별한 점은 다름 아닌 사립 수목원이라는 점이다. 설립자인 삼육대학교 원예학과 한상경 교수는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재임하던 시절, 세계 각국의 정원과 식물원을 방문하며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한국 정원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94년 현재의 부지를 매입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우리 전통 고유의 아름다운 곡선과 여백, 비대칭의균형미를 담아 정원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달빛정원 앞에 세워진 작은 성당은 최고의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그의 열망으로, 현재는 내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여행자들이 찾는 수목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서 매년 선정하는 ‘한국 관광 100선’에 사립 수목원으로서는 유일하게 4회 이상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아침고요수목원과는 별개로 수목원 근처에 아침고요가족동물원도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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