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시장 탐방] 그곳에 가면 힘이 난다! 금산오일장과 인삼약초시장
[시장 탐방] 그곳에 가면 힘이 난다! 금산오일장과 인삼약초시장
  • 김수남 여행작가
  • 승인 2023.10.16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삼의 고장 금산에는 볼거리 풍성한 오일장과 보기만 해도 힘이 넘칠 것 같은 약초시장이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의 고장 금산에는 볼거리 풍성한 오일장과 보기만 해도 힘이 넘칠 것 같은 약초시장이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여행스케치=금산] 금산은 인삼의 고장이다.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가 거래된다. 인삼뿐 아니라 각종 약초의 거래량도 많다. 인삼에 생약재와 건약재 그리고 각종 건강 관련 가공식품들이 한 자리에서 거래되는 우리나라 최대의 인삼약초 복합시장이다.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절로 힘이 솟는 듯하다.

규모가 작은 시군에서는 시장 하나 키우는 것도 벅차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금산군 읍내에는 커다란 시장들이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건물마다 빼곡하게 들어선 인삼과 약초 관련 상가들이 성업 중이고 그 끝에는 금산 재래시장인 금빛시장이 상설 영업 중이다. 다시 그 끝을 이어 잡고 매 2일과 7일마다 오일장이 선다. 다양한 시장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충남 금산이다.

금산에서 꿈을 키우는 젊은 상인들
금산오일장은 금산 금빛시장에서 금산천을 건너야 만날 수 있다. 인삼약초시장이 워낙 커서인지 오일장 자체는 규모가 큰 편이 아니다. 그러나 중부 내륙지방의 특성을 담은 산물들이 빠지지 않고 나와서 쇼핑하기엔 충분하다.

민물 하천에서 서식하는 올갱이. 해장국에 좋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민물 하천에서 서식하는 올갱이. 해장국에 좋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어물전 돈통에 현금이 쌓이고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어물전 돈통에 현금이 쌓이고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내륙의 하천이나 저수지에서 잡아올린 민물새우.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내륙의 하천이나 저수지에서 잡아올린 민물새우.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능이버섯을 필두로 가을이 되어야 만날 수 있는 귀한 버섯류도 보이고 맑은 하천에서 잡아 올린 것으로 보이는 올갱이나 민물고기도 보인다. 결실의 계절, 풍요의 계절답게 농산물들이 대체로 풍족하게 나왔다.

노점상들을 둘러보다가 페트병 앞에 놓인 잿팦이라는 글씨에 시선이 멈추었다. 잿팦? 잿팟, 잭팟이란 이야기인가? 그럼 대박인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그 종이 명찰 뒤로는 재활용 페트병에 담긴 곡물이 바로 날세!’ 하고 말하듯 서 있었다. 그리곤 도라지를 다듬던 사내가 손은 멈추지 않고 고개만 살짝 돌리며 말했다. ‘잿팥이에요!’

보통의 팥은 붉은색인데 이건 재색 팥이다. 보통 팥보다 맛이 좋고 불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뒤따랐다. 토종 종자를 연구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좀처럼 보기 힘든 토종 팥이란 걸 알려주었다.

잿팥. 맨 오른쪽은 까치팥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잿팥. 맨 오른쪽은 까치팥이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의 산촌으로 귀농하여 건강을 되찾았다는 상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의 산촌으로 귀농하여 건강을 되찾았다는 상인.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오일장에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묵밥이 나왔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오일장에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묵밥이 나왔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카우보이들이나 쓸법한 멋진 모자를 눌러 쓴 사내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던 그는 어느 날 위암 진단을 받고 절박한 심정으로 아내의 고향인 금산의 깊은 산으로 귀농하였단다. 도시의 환경을 버리고 산속에서 생활한 지 10년 만에 건강을 회복하여 잘살고 있다니, TV에서나 나올만한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그에게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준 것이 바로 맑은 공기와 함께 건강한 먹거리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른 팥보다 훨씬 비싸다는 잿팦을 한통 구입했다. 구입한 잿팥 옆에는 알록달록 무늬의 까치팥이 왜 나는 안 데려가냐?’하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도 역시 토종 팥이란다.

오일장을 나와 금산 금빛시장으로 들어서니 청년몰이 들어서 있다. 그곳에서는 인삼 모양의 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젊은 부부를 만났다. 크진 않지만 빵틀에서 구워낸 빵은 영락없는 인삼 모양이다. 모양만 인삼빵인 게 아니라 홍삼 추출액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금산대표 재래시장인 금빛시장에는 청년몰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대표 재래시장인 금빛시장에는 청년몰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청년몰에 자리 잡은 카페.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청년몰에 자리 잡은 카페.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원래 기계설계 분야에서 일했는데 잦은 과로로 고생을 많이 했죠. 그러다가 의사의 권유도 있고 해서 2015년에 아내의 고향인 금산으로 귀촌을 했습니다. 지금은 직장 다니는 것보다 수입면에서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여기도 아내의 고향 금산으로 내려왔다고 하니 금산의 딸들은 애향심이 정말 각별하다. 그런 아내와 나란히 선 유용진(51) 대표는 얼굴 표정에 자신감이 넘쳐난다. 금산의 색깔을 담기 위해 고민 끝에 인삼빵을 개발하였는데 기계설계 20년 경력을 살려 빵틀도 직접 설계하였단다. 지금은 백앙금 빵을 비롯하여 크림치즈 빵, 모차렐라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맛을 보니 젊은 층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 금세 입소문 날 것 같다.

뉴트로풍의 정겨운 간판이 눈에 띄는 금산 금빛시장의 청년몰은 모두 22개 점포가 있어서 다양한 색깔의 가게를 만날 수 있다.

먹음직스러운 인삼 모양 빵.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먹음직스러운 인삼 모양 빵.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빵을 개발한 유용진 부부.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빵을 개발한 유용진 부부.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재래시장 쪽에도 인삼 관련 업소들이 많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재래시장 쪽에도 인삼 관련 업소들이 많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 약초의 메카 인삼약초시장
화려한 간판 아래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들의 모습은 시장에 활력이 있음을 말해준다. 인삼약초시장은 1960년대에 개설된 금산수삼센터를 비롯하여 금산국제인삼시장, 금산인삼약령시장 등 크고 작은 시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일대는 2005년에 금산인삼헬스케어특구로 지정이 된 곳이다.

금산수삼센터에 들어서면 인삼을 커다란 상자째 쌓아놓은 상인들과 질 좋은 인삼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인삼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인삼을 가리키는 다양한 이름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금산수삼센터의 인삼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수삼센터의 인삼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수산센터에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수삼센터에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수삼은 경작지에서 재배한 인삼을 수확한 후 특별히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인삼이다. 인삼 고유의 성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인기가 높다. 반면에 홍삼은 수삼을 찌거나 다른 방법으로 익혀 만든 것이다. 수증기로 찐 후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불그스레해져서 홍삼이라 부른다. 수삼을 익히지 않고 말린 것은 백삼이라고 하고 물로 익혀서 말린 것은 태극삼이라고 한다.

간혹 작은 인삼들을 모아 놓고 미삼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잔뿌리를 말린 것이다. 그런데 인삼은 영양성분이 뿌리에 많이 있기 때문에 미삼이 사포닌 함량은 가장 많다.

즉석에서 인삼을 세척해주는 서비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즉석에서 인삼을 세척해주는 서비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약초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인삼약초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수삼센터에 손님들이 북적인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금산수삼센터에 손님들이 북적인다. 사진 / 김수남 여행작가

 

자라는 환경에 따라서도 인삼은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 인삼밭에서 인공적으로 기른 재배삼은 그 뿌리가 사람의 몸과 같다고 하여 인삼이지만 장뇌삼은 산삼의 씨를 산에 뿌려서 자연상태에서 재배한 것으로 산양산삼이라고도 부른다. 산삼은 깊은 산속, 자연상태에서 자생한 것으로 당연히 약효도 인삼에 비해 월등하다.

인삼이든 홍삼이든 구입 즉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곳곳에 인삼튀김 업소가 성업 중이다. 큼직한 인삼을 통째로 튀기니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106일부터 15일까지는 인삼약초시장을 무대로 금산세계인삼축제가 열린다. 금산세계인삼축제의 시작이 1981년이니 40년이 훌쩍 넘은 전통 있는 축제다. 올해 수확한 인삼 중 최고품질의 인삼을 선정하는 인삼왕 선발대회, 금산인삼 직거래센터 운영, 국제인삼교역전 및 수출상담회 등의 부대행사와 인삼주병 만들기, 인삼과 약초를 활용한 음식 개발과 시음행사인 금산인삼 푸드테크, 인삼 캐기 체험 등의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여행쪽지

맛집 금산원조 김정이삼계탕(041-752-2678). 1994년에 창업한 금산시장 원조 삼계탕집. 작은 영계를 기본으로 인삼과 황기, 감초, 천궁 등 여러 약재를 넣고 푹 끓여서 내놓는데 입안에서 쉽게 뼈가 발라질 정도로 부드러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좋아할 맛이다. 원조삼계탕 외에 전복삼계탕, 능이버섯삼계탕, 동충하초삼계탕 등이 있다.

금산세계인삼축제 2023. 10. 6 ~ 10. 15. 본 행사 외에도 전국창작동요대회, 전국치어리딩경연대회가 함께 열린다. ()금산축제관광재단 (041-750-230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