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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베트남 셰프의 진짜 베트남 가정식 - 라 꾸르 1912
베트남 셰프의 진짜 베트남 가정식 - 라 꾸르 1912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6.11.1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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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서울] 고풍스럽고 단아한 한옥에서 파는 음식이 모두 한정식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의 한옥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속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곳의 대표메뉴인 프레쉬 스프링롤, 하노이 가정식 덮밥, 분짜 그리고 칼라만시 주스. 사진 / 김샛별 기자
진짜 숯불로 조리하는 라 꾸르는 1912의 오픈 키친. 사진 / 김샛별 기자

라 꾸르 1912의 오픈 키친에서 풍겨오는 숯불향이 발길을 잡아끈다. 우리나라의 숯불 돼지갈비와 비슷한 ‘분짜’를 요리중이다.

분짜는 숯불에 구운 고기와 완자를 새콤달콤하고 차가운 국물에 쌀국수를 풀어 함께 먹는 음식. 언뜻 생각하면 찬 국물에 돼지갈비를 담갔다 먹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되지만, 막상 먹어보면 입에 착 감기는 맛이다. 찰진 면발과 곁들인 고기는 냉면을 고기로 싸먹는 느낌이랄까.

라 꾸르 1912의 분짜가 더욱 맛있는 비결은 토치로 숯불 향만 내는 게 아니라 진짜 숯불에 달궈 굽기 때문. 그만큼 라 꾸르 1912는 제대로 된 베트남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중에서 라 꾸르 1912에서 가장 특별한 메뉴는 ‘하노이 가정식 덮밥’. 라 꾸르 1912의 초대 셰프였던 리엔이 집에서 자주 먹었던 간단한 음식이라며 스태프들에게 해준 것이 너무 맛있어 메뉴에 올라간 것이 이제는 대표 메뉴가 됐다.

이 외에도 다진 새우와 닭고리를 뭉쳐 숯불에 구워낸 베트남식 어묵인 차오돔, 통째로 튀긴 생선에 베트남식 간장 소스를 올린 덮밥, 베트남 전통 야채찜 요리, 통오징어 찜과 토마토 코코넛 스튜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을 먹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한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라 꾸르 1912의 내부. 사진 / 김샛별 기자
라 꾸르 1912 외관. 사진 / 김샛별 기자
코토를 지원하는 사람들(코토당)의 멤버이기도 한 박영아 라 꾸르 1912 대표. 사진 / 김샛별 기자

“베트남 최초 사회적 기업이자 최고의 요리학교 출신들의 따뜻한 맛을 전해요”
한옥에서 전통 베트남 음식을 파는 것이 신기한지 ‘어떻게 한옥에서 베트남 음식을 팔 생각을 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박영아 라 꾸르 1912 대표는 “원래 식당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누군가를 도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베트남 최초 사회적 기업인 코토(KOTO)를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코토는 취약계층의 청소년들이 전문 요리사와 매니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트레이닝 센터로 시작해 지금은 베트남 최고의 요리학교예요. 식당 수익금을 기부해 식(食)문화의 선순환을 이끄는 사회적 기업의 철학을 서포트 하고 싶었어요.”

라 꾸르 1912가 한옥에서 베트남 음식을 팔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 처음 이 집은 외부는 양옥처럼 일자 벽돌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옆으로 돌아보니 서까래가 보였다고. “이 집을 뜯으면 한옥이 숨어 있겠다 싶었죠.” 그의 생각대로 양옥 안엔 한옥이 숨어 있었다. 100년이 넘은 한옥의 골조를 그대로 살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곳에서 베트남의 따뜻한 맛에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Info 라 꾸르 1912
메뉴 하노이 가정식 덮밥 9000원, 베트남식 야채찜 덮밥 1만원, 동남아식 가지볶음 1만5000원
주소 서울 마포구 백범로26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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