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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현장학습여행]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하늘 별 여행, 중미산천문대
[현장학습여행]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하늘 별 여행, 중미산천문대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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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좀생이별 산개 성단의 모습.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좀생이별 산개 성단의 모습.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여행스케치=양평] 겨울 하늘은 맑다. 손가락이 곱고, 입김이 나오면 즉시 ‘호호’ 언다. 시리도록 맑은 밤, 별이 초롱초롱. 별은 상상력이 아니다. 별은 살아있다. 진짜루? 못 믿는 사람 모여모여! 별구경 가자.    

별 여행을 떠날 때는, 겨울 밤 화로에 밤 구워먹듯이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무지 춥다. 물론 상상할 수 있는 추위다. 무장을 잘 해야 한다. 만화 ‘찰리 브라운’에서 담요를 끌고 다니는 라이너스처럼 옷 위에 두를 수 있는 담요를 가져가도 좋다. 살아있는 별을 만나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보고 나면 연인의 눈빛에 취하듯 별에 취하게 된다.

어스름의 시간이 지나가고 숲은 천천히 어둠에 잠긴다. 천문대에 불이 환하게 켜지고, 중미산 천문대 젊은 별아저씨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달이 떴다. 하현달이다. 달이 밝아서 달빛에 별이 가린다. 달과 지구와의 거리는 384,000km,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 27.32일, 짐작할 수 없는 숫자다.

망원경으로 별을 보기 전 우선, 영상으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태양계, 은하와 우주, 별과 행성, 성단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태양계 영상에 따라서 아이들 눈에 지구가 뜨고 훌라후프 하는 토성이 뜬다. 천문대 주위로 3천여 개의 별이 뜬다고 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별의 숫자를 센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정현이… 달이 밝아도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별이 많다.

중미산천문대에서 바라본 플레이아데스 성단.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중미산천문대에서 바라본 플레이아데스 성단.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별은 먼 옛날부터 항해를 하는 뱃사람과 여행자에게 길잡이였다. 또한 별자리는 그리스신화에 많은 이야기로 등장하면서 상상력을 이끈다. 그 상상의 세계가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친근하게 살아서 다가온다. 별은 살아있다. 별자리를 찾을 때, 북쪽 밤하늘에 있는 북극성을 가장 먼저 찾는다. 모든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바퀴 회전한다. 하늘의 중심에 북극성이 있다.

그러나 북극성은 2등급의 평범한 별로 그리 밝지 않다. 그래서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로 북극성을 찾는다. 봄과 여름에는 북두칠성의 국자 위쪽 두 별을 연장하면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는 가을과 겨울에는 카시오페아로 북극성을 찾는다.    

길잡이 별과 별꼴, 별자리를 찾는데, 잘 아는 별자리부터 찾는 게 쉽다. 맨 눈으로 관측하기 때문에 끈기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준비가 되면 망원경으로 관측한다. 망원경은 우리가 알다시피 밤하늘 무수한 별들이 천체망원경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별의 한 부분이 들어온다. 그래서 망원경을 통해서 보아도 별은 조만하다. 실내 천체망원경은 산개성단을 보여준다.

별아저씨 차대호. 아이들에게 망원경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별아저씨 차대호. 아이들에게 망원경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푸른빛이 십자모양으로 빛난다. 관찰하던 유치원생들의 탄성이 나온다. 실외에 설치한 망원경은 직녀별(베가, 거문고자리)에 맞추어져 있다. 직녀별은 서양에서 거문고자리다. 음악의 천재 오르페우스에게는 에우리디케라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다. 그녀는 불행하게도 뱀에게 물려 죽는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한 오르페우스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지하세계로 에우리디케를 찾아 나섰다.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와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에게 거문고 연주를 들려주며, 에우리디케를 돌려줄 것을 간청했다. 오르페우스의 사랑에 감동한 페르세포네는 에우리디케를 데려가도록 허락한다. 단, 땅위에 이를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한다. 오르페우스는 앞만 보고 가다가 땅 위에 다다를 무렵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걱정이 되어 그만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에우리디케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실의에 빠진 오르페우스도 결국 죽고 만다. 주인을 잃은 거문고에서 아름답고 슬픈 노래가 계속 흘러나온다. 오르페우스의 음악에 매료되었던 제우스는 거문고를 하늘에 올려 모든 사람들이 영원히 그의 음악을 기억하게 했다.

별의 일주운동을 카메라에 담는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민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별의 일주운동을 카메라에 담는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민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동양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베가를 직녀별, 알타이르를 견우별이라고 부른다. 견우와 직녀는 무수한 많은 작은 별들이 모여서 흐르는 강물처럼 보이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칠월 칠석날 밤, 직녀별과 견우별이 만날 수 있을까? 은하수 사이라고 하지만 두 별은 16광년이나 떨어져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아이들에게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또 다른 망원경은 달에 맞추어져 있다. 망원경을 통해서 달 표면을 보니 무척 신기하다. 늘 감성적으로 다가오던 달이 구체적인 실물로 느껴진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눈에 달이 뜬다. 아이의 눈은 맑아서 망원경으로 달이나 별을 보면 그 눈동자에 뜬다고 하더니, 진짜 뜬다. 달을 관찰하려고 망원경을 고정시켰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이 망원경 밖으로 나간다. 움직이고 있다. 밤은 더 어두워지고 별은 초롱초롱하다.

어둠에 잠긴 숲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겨울 하늘이 참 맑다. 11월 7시에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는 페가수스, 안드로메다, 백조, 독수리, 거문고가 있다. 별이 3백20개인 산개성단과 1백개의 별이 모여 있는 페르세우스 이중산개성단, 젊은 파란색별이 모여 있어서 7공주 혹은 좀생이별이라고 불리는 산개성단,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성단을 볼 수 있다.

그 밖에 거문고자리 베가가 있다. 8시에는 페르세우스, 양자리, 고래자리 9시에는 마차부, 황소자리가 있다. 12월에는 오리온, 쌍둥이 마치부, 황소자리, 페르세우스 이중 산개성단, 황소자리 플레아데스 산개성단, 오리온 대성운 등을 볼 수 있다. 밤 9시가 넘어가는 시간. 천문대 주위로 아이들의 별보기는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W’자 모양 카시오페가 반짝거린다.  

별의 일주운동.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별의 일주운동. 천문대 프로그램은 단체와 가족, 개인 단위로 참가할 수 있다. 가족은 사설천문대가 적합하다. 놀이와 생태체험 등을 포함해서 1박 2일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니 방문시 꼭 문의할 것.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Tip. 별을 볼수 있는 천문대

가평 코스모피아 
안성 안성천문대
여주 세종천문대
대전 시민천문대
횡성 덕초현 천문인마을
영월 별마로 천문대
보은 구병산 서당골 천문대
김해 시민천문대

중미산천문대 전경.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민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중미산천문대 전경.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민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Info 중미산천문대 
천문우주학과 출신의 젊은 선생님이 연령별에 맞는 눈높이 별이야기를 전해준다. 당일코스, 1박2일, 2박3일 패키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2월 1일∼31일까지 매주 금·일요일은 35세 이하 연인들을 위한 별자리 궁합보기, 별자리 및 천체관찰, 밤에 타는 눈썰매, 바비큐 파티 등 이벤트가 있다.  

중미산천문대의 전광훈 별밤지기.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중미산천문대의 전광훈 별밤지기.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Interview 중미산천문대 젊은 별아저씨들의 별밤지기
전광훈(29) : 멋쟁이 선생님. 나, 김래원을 닮았다 하지만, 가끔 유재석을 닮았다는 꼬마친구들이 있다. 우선 천문대는 나의 인생에 중요한 투자대상이다. 나의 첫 사회생활을 이 곳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믿는다. 우주 하나만으로 많은 꼬마친구들에게 꿈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별을 보며 사랑을 배운다. 사랑한다 별아!

송한석(28) : 나는 그냥 평범한 남자다. 돈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가끔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평범한 한국의 남아다. 다만 나는 산에서 살고 가끔씩 사람 구경하러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앉아있다. 그리고 나는 별과 별 아래 자연을 사랑한다.  

별의 일주운동.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별의 일주운동. 2004년 12월. 사진제공 / 중미산천문대 유주상 팀장

유주상(27) : 일명 곰아저씨 별보기, 사진찍기, 가끔 풀뜯어먹기. 이제 겨울이니 뜯어먹을 풀이 없어 좀 섭섭하다. 밤하늘에 촘촘히 떠있는 별을 보고, 별을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한 추억들이 재산밑천이 되어 이제는 천직이 되었다. 산속 천문대에 살면서 별 보고, 또 보고, 이 생활에 만족하며 도 닦는 중이다. 확실히 세상은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차대호(27) : 양자리. 나의 시골 고향에서는 매일 밤마다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거렸다. 그래서 저 별은 무슨 별인지, 무슨 별자리인지 궁금해 하다 천문학을 공부하게 됐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비록 로또. 로또. 로또 라고 빌지만….) 아직도 못 다 본 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온 하늘의 별을 다 볼 때까지 별 보기를 포기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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