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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역사기행] 해남 울돌목 거북선 명량대첩, 그 역사의 함성을 듣다
[역사기행] 해남 울돌목 거북선 명량대첩, 그 역사의 함성을 듣다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8.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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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8년 12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진도대교 아래부터 벌써 물살은 빨라진다. 2008년 12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해남] 1597년 가을, 130여 척의 배를 몰고 서해안으로 진출해 우리나라를 점령하려던 왜군을 불과 13척의 거북선으로 대파했던 전남 해남군 울돌목 바다에 다시 거북선이 떴다. ‘명량호’란 이름으로 400여 년 만에 울돌목에 등장한 유람용 거북선이 바로 그것이다. 

울돌목은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넓이 300m, 길이 1km가량의 좁은 해협을 일컫는다. 넓이가 좁다 보니 이곳의 물길 속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를뿐더러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 빠른 물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이순신 장군은 불과 13척의 거북선으로 130여 척의 왜군들을 물리쳤다.

이렇게 역사적인 쾌거가 있었던 곳에 운행을 시작한 울돌목 거북선은 이순신이 지휘하던 거북선이 왜군들을 막기 위해 출정을 했던 우수영~녹진~벽파의 그 길대로 바다를 달린다.

전남개발공사가 34억원을 들여 건조한 울돌목 거북선은 368t급으로 길이는 49.5m, 폭은 10.4m다. 물살이 빠른 울돌목을 지나다니는 배이다 보니 윗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일반 유람선보다 무게를 가볍게 해 속도를 빠르게 했다. 

출발에 앞서 울돌목과 명량해전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울돌목 거북선에는 문화관광해설사를 두어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와 함께 곳곳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설명해주고 있다.

2008년 12월. 사진 / 손수원 기자
특수안경을 쓰고 3D입체영화를 관람하는 관광객. 2008년 12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우수영에서 멀어진 거북선은 진도대교 아래를 유유히 미끄러져 달린다. 듣던 대로 울돌목의 바닷물은 회오리를 치며 그 빠르기를 뽐낸다. 사람들은 2층 전망대로 올라와 경치를 즐긴다. 이 2층의 전망대는 울돌목 거북선의 숨겨진 볼거리인데, 평소에는 이렇게 천장이 있는 전망대로 활용되다가 비가 오면 천장이 아래로 내려와 덥히는 개폐식이어서 날씨에 따라서 완전한 거북 등 모양을 구경할 수도 있다. 

또다른 숨겨진 볼거리도 있다. 거북선 내에 들어선 작은 영상실이 바로 그것이다. 50여 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영상실에서는 명량대첩을 3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거친 울돌목을 항해하며 400여 년 전의 전투를 즐기는 체험이 생생함을 더한다. 

진도대교를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울돌목에 들어서게 되는데, 왼쪽으로는 육지인 해남이, 오른쪽으로는 진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녹진을 지나 벽파로 가는 길, 물살만큼이나 세찬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이곳은 하루에 네 차례 밀물과 썰물이 바뀌는데, 대개 6시간을 주기로 바뀐다. 일반인들이 물살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리기란 어려운 일, 하지만 벽파에 이르러 배가 방향을 돌리면 신기하게도 바람이 잦아들고 배의 움직임도 훨씬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살과 바람을 등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명량대첩 때의 극적인 장면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간접적으로 물살이 바뀌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앞으로는 운행 중 명량대첩 기념비가 세워진 벽파진 등에서의 트레킹이나 거북선 내에서 조선 병영 의복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준비할 예정”이라 전남개발공사 박정호 대리는 말한다. 울돌목 거북선은 이제 새로운 역사 체험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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