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 무주] 설천봉의 아찔한 능선 위를 거침없이 활강하는 무주리조트와 환상의 눈꽃터널을 걷는 덕유산 향적봉까지, 무주는 겨울 레저의 최강 여행지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이 둘을 한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니 금상첨화. 이것저것 다 챙기고 싶은 실속파 여행객들에겐 무주가 정답이다.
무주는 이웃의 진안, 장수와 더불어 ‘전북의 지붕’으로 불릴 만큼 고원지대에 속한다. 백두대간 고봉들이 빚어낸 수려한 산세를 따라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그중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덕유산국립공원에는 국립공원으로는 유일하게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다. ‘스키 고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무주리조트는 슬로프 선택의 폭이 넓고 중급과 상급 코스가 넉넉하다. 특히 6.3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실크로드’ 슬로프는 그야말로 ‘명품로드’다. 해발 1520m의 설천봉 정상에서 뻗어내린 능선을 구름 사이를 뚫고 활강하는 기분이 그만이다. 여기에 보기만 해도 아찔할 국내 최대 경사도의 ‘레이더스’ 슬로프까지 갖추고 있어 단연 ‘국가대표급’ 스키장으로 꼽을 만하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60대의 제설장비를 추가로 들여와서 천연 눈에 가까운 설질에 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크림치즈만큼이나 부드럽고 폭신해서 눈밭에 넘어져도 엉덩이에 충격이 덜하다.
리조트에서 짜릿한 스키를 즐겼다면 관광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가보자. 여기에서 환상의 눈꽃터널 속을 20분 정도 걸으면 그 유명한 덕유산 향적봉에 닿는다. 향적봉까지 가는 길은 산세가 험하지 않은 데다 나무 데크가 놓여 있어 겨울 산행이라면 손사래를 치던 초보 등산객이나 아이들도 쉽게 도전해볼 만하다.
향적봉에 서서 크고 작은 봉우리가 장쾌하게 이어진 능선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이곳을 ‘작은 히말라야’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다. 봄꽃보다 곱고 화사한 눈꽃도 장관이지만 여기에 운해까지 더해지면 백두대간의 산세는 여행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운해는 전날의 하늘과 당시 기온에 따라 좌우된다. 전날 하늘이 맑아 노을의 색이 아름답고, 다음날 아침 기온이 영하 1℃~영상 10℃ 정도면 운해를 볼 확률이 높다.
또한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가는 중간 지대 고사목이 널려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고사목과 어우러진 일출, 일몰 풍경 또한 꽤 운치가 있다.
스키나 산행으로 추위에 떨었던 몸은 노천욕으로 달래보자. 리조트의 세솔동 ‘서역기행’ 슬로프 옆에는 사우나와 찜질방, 야외노천탕 등이 어우러진 문화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눈 덮인 덕유산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그간 쌓인 피로가 어느새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