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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드라이브 여행] 어느 한 곳도 놓칠 수 없는, 강원 홍천강 드라이브
[드라이브 여행] 어느 한 곳도 놓칠 수 없는, 강원 홍천강 드라이브
  • 손수원 기자
  • 승인 2010.04.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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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홍천강 다리를 건너는 차들.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 = 홍천강] 물길 따라 오토캠핑과 레포츠, 등산을 즐기고, 아기자기한 펜션이 들어선 홍천강을 여름에 즐기자면 인파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어버릴지도 모른다. 앞 차 범퍼만 따라다니고 싶지 않다면 남보다 조금 부지런히 움직여 여유롭고 운치 있게 홍천강을 즐겨보자.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미리 즐기는 홍천강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다. 

홍천강은 인제에서 발원해 청평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북한강은 다시 남한강과 합류해 한강이 되니 홍천강 또한 한강의 지류인 셈이다. 홍천강은 물이 깊지 않고 수온이 따뜻해 봄부터 가을까지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명실상부한 ‘국민유원지’다. 

홍천강 드라이브 길은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라 해도 무방하다. 두물머리 근처 조안교차로에서 45번 국도를 탔다가 391번 지방도를 타면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6번 국도를 타면 양평까지 남한강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 된다(이후 양평에서 6번 국도 → 단월면에서 70번 지방도를 타면 비발디 파크를 지나 서면의 반곡유원지까지 갈 수 있다). 

어느 곳이든 강을 옆에 두고 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391번 지방도와 37번 국도를 타고 설악면을 지나 모곡리까지 가는 여정을 추천한다. 이 길은 워낙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강변 드라이브의 교과서’라 불리는 길이기도 하다. 

물이 깊지 않은 홍천강에선 족대 하나만 있어도 신나는 하루를 즐길 수 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홍천강 따라 줄지은 유원지와 펜션촌
신청평대교를 지나 37번 국도를 타고 설악면까지 왔다면 이미 북한강 드라이브의 매력에 흠뻑 빠졌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홍천강의 매력에 빠질 차례다. 설악면에서 86번 지방도를 타고 팔봉산유원지까지 달리게 되는데, 시원한 강변길이라기보다는 시골 길을 달리는 느낌이다. 구불구불한 고갯길인 널미재를 지나면 곳곳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홍천강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모곡에 당도해 가려는 목적지와 반대편인 마곡 쪽으로 잠시 방향을 바꾸면 마곡유원지가 나오는데, 이곳은 수심이 깊어 보트와 제트스키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모곡에서 그리 멀지 않아 레포츠 마니아라면 한번 다녀갈 만하다. 

모곡에서 서면 방향으로 달리면 70번 지방도를 타고 팔봉산 국민관광지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 강을 타고 가는 길도 눈부시지만 곳곳에 차를 대고 쉴 수 있는 장소들이 즐비해 이제부터가 홍천강 드라이브의 절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곡에서 서면까지 가는 동안 보리울유원지, 개아리유원지, 반곡유원지, 밤벌유원지 등이 차례로 나오는데, 모두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그중에서도 밤벌유원지는 약 1km의 강변에 자갈과 모래가 넓게 뒤덮여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 야영이 조금 불편하다면 주변의 펜션과 민박을 이용해도 좋겠다. 

견지낚시를 즐기는 여행객들. 견지낚시는 도구가 간단하고 하는 방법도 쉬워 누구나 할 수 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홍천강에서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낚시. 특히 홍천강에선 물속에 직접 들어가 고기를 낚는 견지낚시를 많이 즐기는데, 마곡~모곡~팔봉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견지낚시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잡히는 어종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낚시꾼들이 꼽는 포인트는 팔봉산유원지 부근의 어유포리와 팔봉리의 되룡골, 그리고 모곡리의 밤벌유원지이다.

4월 중반부터는 견지낚시를 할 수 있는데, 이때는 누치가 낚이며, 5월에 접어들면서 끄리가, 여름에는 쏘가리와 모래무지 등이 잘 잡힌다. 견지대와 낚싯줄, 미끼 등은 홍천강 주변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어 따로 장비를 챙겨 갈 필요는 없다. 

견지낚시 도구는 주변 가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국민 물놀이터’ 팔봉산 국민관광지
팔봉산을 빼놓고 홍천강 드라이브를 말할 수 없다. 팔봉산은 그리 크지 않은 산이지만 정면에서 보면 8개의 봉우리가 있어 홍천 9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험준한 절벽에 뾰족한 봉우리가 솟아 있는 모습은 작은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 이곳 역시 수심이 낮고 강변이 넓어 어떤 이는 이곳을 두고 ‘수도권 최고의 자연 물놀이터’라고 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약 3시간 정도면 팔봉산의 8개 봉우리를 모두 둘러볼 수 있어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힌다. 다만 보기와는 달리 산세가 험하고 길이 가팔라 초보자가 오르기에는 쉽지 않다. 봉우리 중간마다 하산길이 있으므로 실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해서 즐겨볼 일이다. 

관광지 내에는 산채비빔밥이나 홍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회를 뜨거나 매운탕을 끓여 내는 식당이 모여 있어 별미를 맛봐도 좋다. 

홍천강의 강변은 모래와 자갈이 넓게 펼쳐져 있어 캠핑을 즐기기에 알맞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운치 좋은 비포장 드라이브 길
여기에서 드라이브를 끝내도 좋지만 여운이 남는다면 내친김에 비포장 시골길의 ‘약간은 위험한’ 드라이브에 도전해볼 만하다. 팔봉산 관광지에서 팔봉교를 건너 펜션촌 방향으로 들어가면 좁은 길가로 펜션들이 죽 늘어서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드라이브를 이어갈 수 있다(펜션촌 진입 전에 우회전하면 비발디파크로 갈 수 있다. 그곳에 종합워터파크인 오션월드가 있다). 

좁은 비포장 길인데다 높은 언덕이 있어 길이 끊어질 것 같지만 이 언덕을 지나면 다시 큰 길과 연결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여름이나 주말에는 길이 좁은 데다가 펜션으로 드나드는 차량이 많아 뒤엉키는 일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길이지만 이곳만 지나면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홍천강 드라이브 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만 참자. 

팔봉산은 정면에서 보면 8개의 봉우리가 보인다 해서 그리 불린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언덕을 지나면 왼편에 제법 큰 식당이 보이는데, 식당 앞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강변과 맞닿은 시멘트 길이 나오고, 이 길을 지나 좌회전해 다시 다리 하나를 건너 우회전하면 또다시 펜션촌을 지나게 된다. 

왼쪽으로는 펜션들이 줄지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넓은 자갈 강변과 어우러진 홍천강이 유유히 흘러 한적하기 그지없다. 홍천강의 강변은 옛날에는 고운 모래밭이었지만 하류에서 모래를 채취하는 바람에 중류와 상류 쪽에서도 모래가 많이 유실되어 지금은 모래보다 자갈이 더 많아졌다. 

길은 비포장 길과 시멘트 길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곳곳에 움푹 파인 곳들이 많아 조심조심 운전해야 한다.하지만 길이 험한 만큼 길가로 펼쳐지는 강변의 풍광은 감탄사를 자아낸다. 유원지의 번잡함이 싫다면 이곳 어디에서나 차를 세우고 낚시를 즐겨도 좋겠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펜션들. 홍천강 주변엔 조용한 분위기의 펜션들이 많다. 사진 / 손수원 기자

홍천강에서 태극기 찾기
영월의 동강에서는 한반도 지형을 찾을 수 있고 홍천강에서는 태극 문양을 찾을 수 있다. 노일리 부근의 금학산(652m) 정상에 올라 남쪽을 내려다보면 험준한 산 밑으로 선명한 태극 문양을 만들며 흐르는 홍천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금학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노일리 코스와 금학산 관광농원 코스. 하지만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며 등산을 즐기려면 노일분교에서 시작하는 노일리 코스를 올라야 한다. 

노일분교 뒤편의 골짜기로 들어서면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괸돌과 갈림길을 지나 정상에 오르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2.7km)가 걸린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춘천의 대룡산이, 동북쪽으로는 가리산 정상의 바위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남쪽을 바라보면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태극 모양의 홍천강을 볼 수 있다.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태극 모양. 영월의 한반도 지형과 마찬가지로 감입곡류에 의해 만들어지는 풍경이다. 사진 / 손수원 기자

노일분교를 지나 위안터교와 고주암교를 건너면 남노일대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펜션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좌회전해 들어가자. 왼쪽으로는 산을 깎은 아찔한 절벽이, 오른쪽으로는 여전히 넓은 홍천강이 길 바로 아래에서 흐른다. 이곳 역시 곳곳에 펜션이 들어서 있는데, 이 부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강 하류의 펜션촌보다 훨씬 조용하게 하루를 묵을 수 있다. 

이 길을 계속 달리면 홍천강 최상류에 속하는 굴지리유원지까지 이른다. 상류답게 속까지 투명한 강물이 보기에도 깨끗하다. 이곳은 물살이 빠르고 물이 깊은 편이지만 곳곳에 물놀이를 즐길 만한 장소가 있어 이곳 역시 오토캠핑장으로 인기가 좋다. 바위벼랑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제법 운치 있다. 

통참숯에 구워 먹는 홍천의 명물 화로구이. 사진 / 손수원 기자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던 화로구이
굴지리유원지를 지나 굴지 제2교에서 우회전해 이후 소매곡교를 건너면 5번 국도와 만나게 되고 드라이브도 끝이 난다. 하지만 마지막 코스가 하나 남았다. 홍천 시내 가기 전 둔지 교차로에서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서울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홍천의 명물인 화로구이촌에 이른다.

홍천에 살던 노부부가 길가에서 고추장에 바른 삼겹살을 참숯화로에 조금씩 구워 팔던 것이 계기가 된 것이라 한다. 현재 6~7개의 화로구이전문식당이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서 양지말화로구이(033-435-1555)가 유명하다. 

두툼한 삼겹살에 고추장을 발라 굵은 참숯화로에 구워 먹는데, 새빨간 양념은 보기와는 달리 달거나 맵지 않고 참숯 향이 은은히 배어 아이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1인분 1만원. 홍천원조화로구이(033-435-8613), 무궁화화로숯불구이(033-435-6954), 먹거리한방화로숯불구이(033-434-5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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