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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색 박물관] 세계의 장난감 모인 부산 토이뮤지엄 장난감 가득, 상상력 가득, 즐거움 가득한 장난감 천국
[이색 박물관] 세계의 장난감 모인 부산 토이뮤지엄 장난감 가득, 상상력 가득, 즐거움 가득한 장난감 천국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9.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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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어른들의 추억, 로보트 태권V.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나 저거 사줘잉~!” “집에 장난감 많이 있잖아, 안 돼!” 장난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부모와 아이들의 실랑이, 그렇다면 하루 종일 질릴 때까지 장난감 속에 파묻혀 놀 수 있는 토이뮤지엄으로 향해보자. 참, 장난감에 빠진 ‘키덜트’들도 대환영이다.  

지난 7월 18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근처에 들어선 토이뮤지엄은 ‘장난감 천국’이다. 전 세계에서 모은 8000여 점의 장난감이 8층 건물의 7개 층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장난감에 목말라 하는 아이들과 피규어, 프라모델에 푹 빠진 키덜트들에게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인 셈. 이를 위해 운영업체는 1년여 동안 미국과 독일 등을 직접 다니며 필요한 장난감을 구입해 설치했다. 장난감의 수도 수이지만 아이들에게 해가 없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유익한 장난감을 선별해서 모아둔 것도 쉽지 않은 일. 그래서 토이뮤지엄은 부모들이 더욱 반길 만한 곳이다. 
 
평범한 도심 속 빌딩이지만 ‘장난감 천국’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평범하지 않다. 우선 양쪽으로 인형들이 환하게 웃으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입구도 통나무집의 그것처럼 꾸며놓아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간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제부터 장난감 천국이 시작된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장난감들이 손님을 반겨주는 토이뮤지엄 입구. 사진 / 손수원 기자
사진 / 손수원 기자
영화 속 주인공 피규어를 모아놓은 영화의 나라. 사진 / 손수원 기자

장난감 천국의 첫 번째 나라는 ‘영화의 나라’이다.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등의 영화 주인공들을 실제 모습과 똑같이 만들어 놓은 피규어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드래곤볼> 앞으로 모이고 어른들은 <스타워즈> 앞으로 모인다. 어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태권V’ 모형 앞에서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포켓몬 다 모아 와도 태권V가 더 세다니까.”
“아니에요, 피카츄랑 꼬부기, 포니타, 이상해풀만 있어도 이겨요.”
분명 서 있는 건 아버지와 아들인데,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이 두 명이다. 아이들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신나고, 어른들은 동심에 빠질 수 있어 즐겁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모형의 나라 레이싱 코스.  사진 / 손수원 기자

“요즘 아이들이 로봇 태권V를 알겠어요? 반대로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 주인공들을 잘 모르죠. 그런데 이곳에 오면 세대 간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요. 바로 장난감을 통해서 말이에요. 토이뮤지엄에서 장난감이란 그저 만지고 노는 도구가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대화의 도구가 되기도 하지요.”

가이드의 말처럼 토이뮤지엄은 부모와 아이의 상상력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서 어른과 아이의 구별은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 / 손수원 기자
어른들이 군침을 흘리는 슈퍼카 모형. 사진 / 손수원 기자

두 번째 나라는 모형의 나라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의 목소리가 떠들썩하다. 토이뮤지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라는 가이드의 말이 떠오른다. 

“달려! 달려! 달려!”
아이들의 응원소리가 가득한 곳은 다름 아닌 전시장 가운데에 마련된 레이싱 코스. 아이들은 장난감 RC카를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다. ‘겨우 손바닥만 한 장난감 자동차가 얼마나 대단하려고’라 생각하면 오산. 눈 깜짝할 사이 바람처럼 트랙을 가로질러 가는 경주차는 은근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스릴이 넘친다. 

조종기는 당연히 아이들의 차지. 처음 만져보는 조종기지만 아이들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레이서가 된다. 가족의 ‘명예를 걸고’ 즉석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경주는 어른들도 넋을 잃고 바라보는 구경거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레이스가 펼쳐지며 가족끼리 희비가 교차한다. 

사진 / 손수원 기자
5층은 세계의 인형으로 가득 찬 인형의 나라이다. 사진 / 손수원 기자

레이싱이 다가 아니다. 모형의 나라에는 실제로 생산되는 세계의 슈퍼카 모형은 물론, 세계의 항공기와 세계대전 당시의 탱크, 전투기들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자동차 모형은 아빠들이 좋아하는 아이템.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남자의 로망’으로 일컬어지는 슈퍼카의 모형 앞에서는 아빠들도 아이처럼 마음이 설렌다. 

“모형이라고 우습게 봤더니 장난이 아니네요. 핸들, 브레이크 페달 하나까지 이렇게 정교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자동차에 관심이 좀 많거든요.이 화려한 자태, 힘이 넘치는 박력…. 모형이지만 정말 갖고 싶네요.”
박경태 씨는 5살 난 아들을 데리고 이곳에 왔다가 ‘자동차 피규어 수집’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될 것 같다며 웃는다.   

5층부터는 아이들이 직접 장난감을 만지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인형의 나라에서는 미키마우스나 도라에몽, 슈퍼 마리오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들이 가득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들은 어른들에게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사진 / 손수원 기자
다리를 건너는 자동차들의 모습까지 실제처럼 정교한 광안대교 모형. 사진 / 손수원 기자

놀이의 나라는 아이들이 마음껏 소리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게 뛰어다니면 옆집 아줌마가 뛰어와서 혼낸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용 미끄럼틀, 장난감 집 등의 실내 놀이기구에서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뛰어놀 수 있다. 특히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를 실물 그대로 축소한 길이 12m의 모형은 4차선의 도로 위로 각종 자동차들이 달리는 모습까지 정교하게 재현해 놓은 토이뮤지엄의 자랑거리다. 

어른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8층에 마련된 키즈 카페에서는 어른들이 한가로이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혹시 밑에서 노는 아이들이 다칠까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실시간 CCTV 모니터를 마련해 두어 차를 마시면서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통유리 너머로는 송정해수욕장과 기차가 오가는 동해 남부선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져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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