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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자연 속으로’… 홍콩서 자전거 타봤니?
‘자연 속으로’… 홍콩서 자전거 타봤니?
  • 박정웅 기자
  • 승인 2021.06.0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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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자전거여행 코스
빠르게 혹은 느리게… 두 바퀴로 만나는 색다른 홍콩
타이메이 툭(Tai Mei Tuk)의 거대한 플로버 코브 저수지는 타이 포 코스의 뷰포인트이다. 사진 / 홍콩관광청

[여행스케치=서울] 고층빌딩, 트램, 이층버스는 홍콩의 겉보기 이미지를 장식한다. 그렇다고 도회적인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다. 홍콩은 전체 면적의 70%가 자연이다. 도심에서 단 10분이면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도심과 자연, 두 바퀴로 홍콩의 서로 다른 모습을 만나는 건 홍콩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자전거의 묘미는 바람을 맞는 데에 있다. 페달을 밟을수록 바람이 일고 근심 걱정은 저만치 멀어진다. 한참을 멈춰 서서 지나온 궤적을 살피거나 먼 곳을 바라봐도 좋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구르면 구를수록 홍콩의 매력에 압도된다.

홍콩의 인상적인 스카이라인. 사진 / 홍콩관광청
홍콩의 인상적인 스카이라인. 사진 / 홍콩관광청
2018년 홍콩 사이클로톤. 사진 / 홍콩관광청

홍콩의 매력, 자전거로 느끼다
홍콩은 아시아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사이클 이벤트를 개최하는 도시다. 국제사이클연맹(UCI) 해머 시리즈(Hammer Series)가 피날레를 장식하는 곳이 홍콩이다. 그럼에도 홍콩을 자전거와 거리가 먼 도시로 생각하기 쉽다. 워낙 도회적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그러나 홍콩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홍콩에서도 가장 혼잡하다는 홍콩섬에도 트램 선로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가 많다. 

홍콩에서 자전거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배경에는 2015년부터 주최해온 글로벌 자전거축제 ‘홍콩 사이클로톤’(Hong Kong Cyclothon)의 힘이 크다. 전세계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들이 랜드마크인 칭마대교(Tsing Ma Bridge)를 비롯해 도심의 30km, 50km 코스를 달린다. 매년 5000여명이 홍콩의 스카라인을 배경으로 도심을 질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것.

홍콩이 자전거 여행지로 주목받는 이유이다. 뿐만 아니다. 산과 바다, 숲과 들, 강과 호수를 낀 코스가 많다.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곳도 알고 보면 산악자전거 코스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에서의 가벼운 라이딩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물론 하버뷰 등 홍콩 본연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코스는 덤이다. 

산악자전거 명소인 란타우
산악자전거 명소인 란타우. 거대한 란타우사우스 컨트리파크(Lantau South Country Park)가 자리한 까닭에 산악자전거 메카로 꼽힌다. 사진 / 홍콩관광청
란타우 동쪽 해안의 무이 우 해변 전경. 사진 / 홍콩관광청
세크 픽 저수지. 사진 / 홍콩관광청
세크 픽 저수지. 사진 / 홍콩관광청

란타우, ‘홍콩의 허파’를 달리다
홍콩국제공항이 있는 란타우(Lantau)는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이다. 우거진 산악지형에 면적의 50% 이상이 국립공원으로 이뤄져 ‘홍콩의 허파’라고 불린다. 자연이 잘 보존된 까닭에 둘러볼 데가 많다. 

란타우는 특히 남부 지역이 홍콩의 산악자전거 메카로 꼽힌다. 섬의 남쪽에 홍콩에서 가장 큰 공원인 란타우사우스 컨트리파크(Lantau South Country Park)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 공원을 따라 카우링청 캠핑장(Kau Ling Chung Campsite)에서 시작해 섬의 동쪽 해안의 무이 우(Mui Wo)까지 21km에 달하는 코스를 갖췄다.

그동안 란타우 섬 개발은 매우 까다롭게 진행됐다. 북부를 순차적으로 개발하면서 남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한다는 원칙이다. 북부는 그동안 홍콩국제공항(1998), 홍콩디즈니랜드(2005), 옹핑360(2006) 등이 들어섰다.

란타우 자전거여행이 보다 풍성해진 이유이다. 코스는 작은 어촌 마을의 시골길,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 등으로 이어진다. 둑을 따라 바위가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삼각형 모양의 세크 픽(Shek Pik) 저수지는 뷰포인트다. 고개를 들면 이착륙을 하는 비행기들이 이색 광경을 선사한다.

호수와 바다와 경계를 달리는 타이 포 코스. 왼쪽은  플로버 코브 저수지. 사진 / 홍콩관광청
타이 포 자전거 여행 코스도. 왼쪽 아래 싱문강에서 시작해 오른쪽 위 플로버 코스 저수지까지 달린다. 사진 / 홍콩관광청
플로버 코브 컨트리 파크. 사진 / 홍콩관광청

타이 포, 호수와 바다 경계를 달리다
구룡반도의 정북쪽 타이 포(Tai Po)에는 색다른 자전거 코스가 있다. 거대한 저수지와 숲속 비밀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싱문강(Shing Mun River)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매년 박진감 넘치는 드래곤 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이어 과거 진주가 풍부했다는 톨로 하버(Tolo Harbour)를 감싼 수변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시골 어촌이지만 스페인식 가옥들로 교외의 느낌이 더 강한 마을을 지난다. 

이어 타이메이 툭(Tai Mei Tuk)의 거대한 플로버 코브 저수지(Plover Cove Reservoir)가 눈앞에 펼쳐진다. 풍경이 압권이다. 홍콩에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해안과 맞닿은 세계 최초의 담수호다. 호수 동남쪽으로 쭉 뻗은 2km 길이의 도로 라이딩은 타이 포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담수호와 바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착각에 빠진다. 

인근의 플로버 코브 컨트리 파크를 거닐다 400년 이상 된 하카족(Hakka) 양식의 기와지붕집마을인 우카우탕(Wu Kau Tang)을 거닐어보자. 울창한 숲 안쪽에는 비밀 폭포가 있다.

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드래곤스 백은 산악자전거 코스이기도 하다. 사진 / 홍콩관광청
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드래곤스 백은 산악자전거 코스이기도 하다. 사진 / 홍콩관광청
이국적인 풍광을 간직한 섹 오 비치. 사진 / 홍콩관광청
이국적인 풍광을 간직한 섹오 비치. 사진 / 홍콩관광청
섹오 비치는 서퍼들의 명소다. 사진 / 홍콩관광청
섹오 비치는 서퍼들의 명소다. 사진 / 홍콩관광청

드래곤스 백, 마천루 배경을 달리다
홍콩섬의 드랜곤스 백(Dragon’s Back)은 트레킹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홍콩섬에서 유일하게 정식 지정된 산악자전거 코스라는 점은 많은 이가 간과한다. 마천루를 뒤로 하고 경치가 빼어난 등산로를 산악자전거로 주파하는 맛이 쏠쏠하다. 

섬의 남북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중상부 능선을 따라 오솔길과 숲길이 이어진다. 제법 평탄한 코스도 있지만 때로는 좁고 바위로 울퉁불퉁한 길을 만난다. 산의 푸르름과 바다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용의 능선이다.

코스를 마치면 200여년 된 한적한 어촌 마을인 섹오 빌리지(Shek O Village)가 나타난다. 아담한 주택들이 줄지은 골목들 사이를 지나면 섹오 비치(Shek O Beach)다. 이곳에서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서핑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홍콩의 새로운 녹색심장으로 불리는 서구룡 예술공원의 시민과 여행객들의 하이킹 코스로 꼽힌다. 사진 / 홍콩관광청
홍콩의 셰어링 바이크를 이용해 서구룡 예술공원을 달리는 여행객들. 사진 / 홍콩관광청

서구룡 예술공원, 녹색심장을 달리다
서구룡문화지구(The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는 구룡반도의 서쪽 바닷가 약 40만제곱미터(12만평)의 면적에 조성된 새로운 개념의 문화예술 지구다. 2019년 1월 개관한 시취 센터(Xiqu Centre)를 필두로 최근 완공된 M+ 뮤지엄까지 총 10개의 문화예술 시설이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

이중 서쪽 끝의 서구룡 예술공원은 서구룡문화지구의 ‘녹색 심장’이다. 공원이 초록의 나무와 잔디밭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평평한 수변산책로가 뻗어있다. 침사추이까지 이어진 해안산책로는 하이킹 명소다. 홍콩 시민들과 여행객들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해 여유를 즐긴다.

일출과 일몰, 해의 높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리아 하버와 바다 건너편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을 사진에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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