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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한국의 지질공원] 기이한 암석과 청정한 자연을 품은 곳, 울릉도·독도 지질공원
[한국의 지질공원] 기이한 암석과 청정한 자연을 품은 곳, 울릉도·독도 지질공원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12.20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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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지질공원인 울릉도·독도.
울릉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학포마을
나리분지 따라 트레킹. '신령수 가는 길' 추천
‘섬 일주 관광’ 유람선 타고 울릉도 한 바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코발트 빛 바다가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조용식 기자 

울릉군 서면 학포마을의 능선을 따라가면 코발트 빛 바다를 배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매서우면서도 아름다운 비경을 선사한다. 절벽 주위로는 기류를 타고 비행하는 괭이갈매기들로 장관을 이룬다. 땅이든 하늘이든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는 울릉도·독도는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으며, 해상 1km까지의 면적을 포함하여 섬 전체가 지질공원이다.

울릉도 개척의 혼이 살아 숨 쉬는 학포

당시 울릉도에 입도한 개척민들은 청정 지역인 울릉도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을까? 오늘날처럼 울릉도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새로운 터전에서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마을을 형성하고, 배를 건조해 바다로 나갔을 것이다.

학포마을의 전경. 사진/ 조용식 기자
코발트 빛 바다가 평화롭기 그지없다. 사진/ 조용식 기자

학포마을은 안으로 움푹 들어와 있어 배가 정박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당시 이규원 감찰사는 이곳에 정박한 후, 태화와 현포, 추산, 천부 나리마을을 거쳐 성인봉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리고 저동과 도동, 사동을 지나 남양마을과 산막을 거쳐 다시 이곳 학포로 돌아와 울릉도라는 도명과 자신의 직성함인 감찰사 이규원, 연월과 동행인의 이름을 바위에 새긴 것이 임오명 각석문이다.”

학포야영장에서 만난 박봉식 전 어촌계장은 이규원 감찰사가 새긴 임오명 각석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해변이 활처럼 휘어진 학포만과 해안 절벽 모두 파도에 의해 깎이고 침식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뒷산에 학이 앉아 있는 형태의 바위가 있다고 하여 학포라고 불리었는데, 비바람에 학의 부리 부분이 떨어지고 지금은 몸통만 남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옛사람들은 학포에서 태하항까지 능선을 따라 길을 나섰으며, 지금도 이 옛길을 이용해서 태하항으로 가는 주민들이 있다고 한다. 도보 여행으로 울릉도를 찾는다면, 이 옛길을 걸어보자. , 이곳은 일반적인 둘레길처럼 길이 선명히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혼자보다는 둘 이상이 함께 걷는 것을 추천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학포마을. 사진/ 조용식 기자

 

드론으로 내려다본 울릉군 서면 학포 마을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82, 고종의 특명을 받고 울릉도 개척에 나선 이규원 감찰 사가 처음 도착한 곳이다. 450년 동안 거주할 수 없었던 쇄환 정책에서 개척정책으로 바뀌면서 울릉도는 다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그 관문의 역할을 한 학포마을에는 짙은 코발트 빛바닷속 비경을 감상하기 위해 다이버들의 물질이 분주하기만 하다.

 

 울릉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관음도. 사진/ 조용식 기자

바람·파도 풍화작용이 빚어낸 관음도의 주상절리

태하항을 지나면 삼선암과 함께 관음도가 보인다. 울릉도 북동쪽에 위치한 관음도는 깍새섬, 깍개섬이라고도 하는데, 울릉도 개척 당시 주민들이 깍새가 많은 이 섬에서 깍새를 잡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관음도. 2013년 관음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개통되면서 관음도의 매력이 세상에 공개됐다. 다른 곳에는 바람이 불지 않아도 연도교를 지나갈 때면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이 바람의 영향으로 관음도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소민 울릉도·독도 지질문화해설사는 관음도는 태곳적부터 바람과 파도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죽도와 와달리 해안, 그리고 부채꼴로 누워있는 방사상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라며 최근 젊은 여행자들의 인생샷에 등장하는 삼선암도 사실 본섬의 일부였다. 수직절리를 따라 약한 부위가 파도에 의한 차별침식을 받아 침식에 강한 부분이 남아 시스텍(sea stack)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소민 울릉도·독도 지질문화해설사. 사진/ 조용식 기자
죽도의 모습. 사진/ 조용식 기자

관음도는 입구에서 7층으로 직통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다. 관음도 연도교를 건너서 396개의 계단을 오르면 동백나무 숲길과 후박나무 숲길이 나오는데, A, B 코스를 따라 걸으면서 3개의 관음도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관음도의 돌풍 바람으로 빚어진 괭이갈매기 모양, 한반도 모양 등 기이한 암석의 형태를 마주하게 된다. 소요 시간은 약 30.

관음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괭이갈매기이다. 괭이갈매기는 2~3월에 울릉도에 도착, 관음도로 날아온다. 괭이갈매기가 관음도를 찾는 이유는 마을이 없어 둥지를 틀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절벽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갈매기가 비상하기 위해 기류를 이용하기 때문. 새끼들에게 날개짓을 가르친 갈매기들은 8 월이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울릉도를 떠난다고 한다.

 

INFO 학포마을

황토가 많은 태화리보다 지역도 좁고 황토도 적다고 해서 작은황토구미라고 불렸으며, 지난해 학포항은 천부항, 웅포항, 태하항과 함께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었다. 오는 2023년까지 울릉도가 숨겨놓은 비경을 찾아가는 학포항이라는 비전으로 특산물 판매 장, 향나무 휴게공간, 해양친수 휴게공간, 어항 시설 정비 등의 사업을 추진 한다는 것이다

 

나리분지의 신령수 가는 길은 꼭 걸어봐야

울릉도·독도 지질공원은 모두 23개소로 울릉도에 19, 독도에 4개가 있다. 대부분의 지질명소가 바다를 끼고 있으며, 봉래폭포, 용출소, 알봉, 성인봉원시림, 국수바위 등만 예외이다. 봉래폭포는 버스 노선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3단 폭포가 선명하게 드러난 봉래폭포. 사진/ 조용식 기자
대풍감의 향나무. 사진/ 조용식 기자
와달리 폭포. 사진/ 조용식 기자

물이 풍부한 덕분에 3단 폭포의 웅장한 모습을 사계절 모두 감상 할 수 있다. 이 물줄기는 울릉읍 주민들의 상수원이기도 해 봉래폭포를 방문할 때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스스로 가지고 오는 습관도 실천 해야 한다. 또한, 봉래폭포를 올라가는 구간에는 시원한 자연 바람이 나오는 풍혈과 산림욕장이 있어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용출소와 알봉, 성인봉원시림은 천부에서 나리분지를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의 하나로 신령수 가는 길코스를 추천한다. 평탄한 길을 따라 걷기 때문에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동행하는 데 부담이 없다. 이 코스는 울창한 숲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로 더욱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며, 천연기념물 제52호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 등도 만날 수 있다.

오전 9시에 출항하는 섬 일주 관광 유람선. 사진/ 조용식 기자
유람선에서 울릉도의 지질 명소를 관람하는 여행자들. 사진/ 조용식 기자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은 해상 1km 까지의 면적을 포함하고 있다. 사진/ 조용식 기자

섬 일주 관광’, 살아 숨 쉬는 지질 명소에 탄성

걸어서, 버스를 타고 지질 명소를 찾았다면, 이제 바다로 나가 지질 명소를 만나보자. 울릉도 도동항에서 오전 9시에 출항하는 섬 일주 관광유람선은 1시간 50분 동안 울릉도를 한 바퀴 돌며, 울릉도의 마을과 지질 명소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비용은 1인당 25000.

섬 일주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살아 있는 코끼리 바위(공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끼리의 눈매와 주름진 피부, 그리고 파도가 칠 때면 코끼리 코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 등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다가와 감동을 더 하게 된다. 또한, 도로에서만 바라보던 삼선암의 웅장한 모습과 수직으로 뻗은 주상절리는 물론, 관음도의 쌍굴을 지날 때면 유람선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코끼리 모습을 그대로 닮은 공암. 사진/ 조용식 기자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울릉도 관광 유람선 선장으로 30여 년을 활동했던 김영진 씨. 사진/ 조용식 기자

30여 년을 울릉도 관광 유람선 선장으로 활동한 김영진 씨는 관음도 쌍굴의 길이는 입구에서 약 20m가 채 안 되는 것으로 기억한다. 굴 안으로 들어가면 철분 성분이 있는 바위들이 여러 색깔을 내고 있다라며 여행객들이 제일 좋아했던 공암과 대풍감의 암벽과 해안, 그리고 죽도의 주상절리 등은 여전히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간직한 울릉도·독도에는 20여 명의 지질공원 해설사가 있으며, 봉래폭포, 관음도, 나리분지, 태하 해안산책로 및 대풍감 등에 울릉도·독도 지질공원센터가 있으며, 매일 2회 무료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태하 대풍감의 아름다운 비경. 사진/ 조용식 기자

INFO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

- 울릉도(19개소) 울릉읍 : 도동 해안산책로, 저동 해안산책로, 봉래폭포, 죽도서면 : 거북바위 및 향나무자생지, 국수바위, 버섯바위, 학포해안, 황토굴, 태하 해안산책로 및 대풍감북면 : 노인봉, 송곳봉, 코끼리바위, 삼선암, 관음도, 성인봉원시림, 죽암몽돌해안, 용출소, 알봉

- 독도(4개소)

숫돌바위, 천장굴, 삼형제굴바위, 독립문바위

※ 본 기획 취재는 ‘국가 지질공원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사)한국잡지협회와 공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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