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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아늑한 숲길에서 느끼는 힐링, 봉화 청옥산자연휴양림
아늑한 숲길에서 느끼는 힐링, 봉화 청옥산자연휴양림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06.1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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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상 된 울창한 잣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히 들어선 청옥산자연휴양림.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봉화] 청옥산에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 쉰다. 아늑한 숲속에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은 채 한참 동안 명상에 빠졌다. 온몸으로 숲의 기운이 한껏 느껴진다. 올여름, 걷기 좋은 아름다운 숲으로 피서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뜨거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숲속의 공기는 상쾌하기 그지없다. 청명하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우거진 숲 사이로 초록빛 햇살이 비춘다. 발걸음이 절로 경쾌해진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계곡물에 손을 담가 본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차디찬 계곡에 잠시 손을 담가본다. 사진/ 민다엽 기자

 

계곡 따라 걷는 청옥산 명품 숲길

청옥산은 빼곡한 숲과 맑은 계곡, 오지에서나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다. 경북 봉화군와 강원도 태백시의 경계에 자리 잡은 청옥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1,000m 이상 높이의 능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상을 기준으로, 절반은 경북에 속해 있고 절반은 강원도에 속해 있는데, 그중 봉화 쪽 탐방로는 산세가 험하고 사람의 발길도 적어 그야말로 오지에 속하는 곳이다. 북쪽으로는 세계 최남단의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동 계곡이, 동쪽으로는 수령이 100년 넘은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청옥산자연휴양림이 있다.

백두대간의 봉우리가 굽이굽이 이어지는 청옥산. 사진/ 민다엽 기자
다양한 식생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이 특징. 사진/ 민다엽 기자
피톤치드 가득한 잣나무 쉼터에서 명상에 빠져보자. 사진/ 민다엽 기자

해발 1,277m 청옥산은 굉장히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 애초에 시작점의 해발 고도가 850m 정도로 상당히 높은 까닭이다. 계곡을 따라 부드러운 숲길(3.5km)을 찬찬히 걷다 보면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숲길에서 마주치는 꽃들이 정겹다. 탐방로를 따라 노루귀와 바람꽃, 처녀치마, 얼레지 등 희귀 식물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러한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141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2017년에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명품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식생을 관찰하는 재미

고도를 높일수록 숲의 모습은 더욱 다양해진다. 청옥산 명품 숲길의 가장 큰 특징은 금강소나무림, 단풍나무숲길, 가래나무숲길, 자작나무숲길, 잣나무숲길 등 다양한 식생을 두루 만끽할 수 있다는 점. “숲길 주변으로 다양한 야생화들이 지척에 피어 있지요. 계절에 따라, 고도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들의 작은 변화를 살펴보는 것, 청옥산 명품 숲길을 걷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각 군락지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으니,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습니다. 한가롭게 자연과 어우러져 쉬어가길 바랍니다.”

청옥산 명품숲길에서 만난 강연희 숲해설가. 사진/ 민다엽 기자
사람의 발길이 적어,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숲길을 따라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입구에서 만난 강연희 숲해설가는 청옥산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양한 식생을 손에 꼽았다. 한국산림과학회지(KCI)에 실린 <청옥산(경북봉화) 산림습원의 식물상 및 식생, 2014, 손호준 외 4>에 따르면, 봉화산에 분포하는 식물은 희귀식물 15종과 한국 특산식물 9종을 포함해 총 243종류나 된다. 단순히 많은 식물이 자생하는 것만이 아닌, 일반 탐방객들도 손쉽게 백두대간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산림청에서는 청옥산을 생태경영 숲으로 지정해 꾸준히 관리 중이다.

 

INFO 청옥산 명품 숲길 입구

주소 경북 봉화군 소천면 청옥로

1261-32

청옥산 정상. 나무가 울창해 뷰가 그리 좋지 못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편안히 산책하듯 하산할 수 있는 철쭉길 코스. 사진/ 민다엽 기자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능선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지나 정상 부근 쉼터에 다다르면 급격히 경사가 가팔라진다. 나무 사이로 푸른 하늘이 펼쳐지더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다. 이 구간은 청옥산 탐방로에서 가장 힘든 코스로 약 400m 정도 거친 오르막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반대편 능선을 타고 걸으면 태백산까지 이어진다.

사실 고백하자면, 청옥산의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주변의 나무가 워낙에 울창한 탓에 전망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간히 나무 사이로 비치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을 볼 수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말도록. 정상 부근에는 따로 쉴 곳이 없으니, 바로 아래 그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무 사이로 달바위가 눈에 띈다. 사진/ 민다엽 기자 

하산 길은 철쭉 길을 따라 달바위 전망대를 지나 늦재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바위나 돌이 없고 낙엽이 쌓인 푹신한 산길이 계속돼 하산하기에 정말 편하다. 청옥산 명품 숲길 오르막이 걷기 좋게 정돈 된 탐방로라면, 철쭉 길은 그야말로 정제되지 않은 원시림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백두대간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금강소나무 아래서 캠핑, 청옥산자연휴양림

청옥산 800m 지점에 위치한 청옥산자연휴양림에는 수령 100년 이상 된 울창한 잣나무와 소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휴양림 안에는 총 80여 종에 달하는 침·활엽수가 자생하고 있는데, 그중 춘양목으로 불리는 금강소나무는 봉화의 자랑이다. 과거 봉화 지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금강소나무 자생지로, 예부터 봉화군 춘양면에서 나는 금강소나무를 한옥을 짓는 데에 으뜸가는 목재로 쳤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금강소나무가 베어져 일본으로 반출되어 현재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 이에 산림청은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일대를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으로 지정해, 보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캠퍼들의 성지로 불린다. 사진/ 민다엽 기자
깊은 숲속에 홀로 자리 잡은 캐빈. 사진/ 민다엽 기자
여름철에는 청명한 계곡물에서 물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 사진/ 민다엽 기자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산림에서 더위를 잊고 산림욕을 하기에 알맞은 장소다. 여름철에는 차가운 계곡물이 흘러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제격. 더불어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 체험이나 숲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일단 휴양림의 규모가 굉장히 큰 편이라 한적하게 휴식을 취하기 좋다.

산기슭을 따라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캐빈, 오토캠핑장, 야영장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하루쯤 머물다 가기에도 알맞은 장소다. 청옥산자연휴양림에는 오토캠핑장만 106, 야영장 24, 노지 야영장과 캐빈 동까지 합치면 무려 200면에 가까운 캠핑 스폿을 갖추고 있다. 캠핑 마니아들에겐 그야말로 성지와도 같은 곳. 게다가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관리하는 시설로 깔끔하고 비용도 합리적인 것이 강점이다. 숙소는 산림청 자연휴양림 예약 사이트인 숲나들e’에서 예약할 수 있다.

청옥산자연휴양림. 사진/ 민다엽 기자

INFO 청옥산자연휴양림

운영 시간 오전 9~ 오후 6, 매주 화요일 휴무

주소 경북 봉화군 석포면 청옥로 1552-163 청옥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문의 054-672-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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