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겨울 바다, 순천만 갯벌의 선물
[이달의 테마여행] 겨울 바다, 순천만 갯벌의 선물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11.17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늘에서 본 순천만 습지. 물이 들어오면 탐사선이 지난다. 사진/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순천] 순천만 습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갈대숲과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제1호 국가정원이 있는 순천. 겨울철 여행은 바닷가로 가자. 낭만을 아는 사람들은 찬바람이 불면 겨울바다를 떠올린다. 순천은 겨울여행을 하기 아주 좋은 관광자원을 보유한 고장이다.

산과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져 있는 관광의 고장 순천. 조계산과 주암호, 순천만은 한국 최고의 자연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승보사찰이라 일컫는 천년고찰 송광사나 고풍스런 옛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낙안읍성 마을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순천만에는 겨울이면 230여 종의 철새가 찾아온다. 사진은 기러기들. 사진/ 여행스케치
순천만에 찾아온 흑두루미들. 사진/ 여행스케치

특히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힐링 여행을 넘어 웰니스 여행지로 떠올라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고 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조성된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순천시 풍덕동·오천동 일대 국가정원 부지(34만 평)에는 나무 500여 종과 꽃 110여 종 300만여 본이 식재되어 있다. 봄에는 튤립과 철쭉, 여름에는 수선화와 수국,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국화 등이 활짝 핀다.

 

한국 최대 갈대 군락지
갈대는 바다 갯벌과 강이 만나는 지점에 많이 서식하는 한해살이 풀이다. 1년생이지만 키가 2m 이상 자라기도 한다.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갈대숲 속은 직접 들어가지 않는 한 누가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상상 속의 공간인 갈대밭은 영화나 드라마 무대로 자주 등장한다.

순천만 갈대밭 사이 데크길은 2시간 정도 걸어서 산책하면 거의 다 둘러볼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순천만 갯벌에는 칠면초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 여행스케치

순천만 습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 군락지이다. 순천시 해룡면 선학리 대대포 일대에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약 3㎞에 이르는 이사천 물길이 있고, 양편으로 광활한 갈대밭이 5.4㎢(160만 평) 펼쳐져 있다. 썰물일 때 드러나는 드넓은 갯벌은 22.6㎢(690만 평)에 이른다. 갯벌 사이로 흐르는 S자형 물길을 따라 탐사선(유람선)이 여행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탐사선을 타거나 갈대밭을 걷거나 본인이 선택하면 된다.

순천만 습지공원 초입 왼쪽에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관을 먼저 들러서 갯벌과 갈대밭, 갯벌에 사는 동식물과 순천만에 찾아오는 철새들을 관찰하고 가면 더 이롭다. 갈대밭과 갯벌에는 짱뚱어, 농게, 칠게 등 갯벌 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다. 또한 겨울철에는 세계적인 희귀 철새가 날아온다고 한다.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230여 새들이 순천만을 찾아온다.

 

순천만 최고의 일몰 명소로 꼽히는 와온해변의 솔섬. 잔잔한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풍경이 장관이다. 특히 12월~1월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다. 와온해변 주차장에서부터 와온소공원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변 길을 따라 일몰을 감상하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일몰 명소로 손꼽히는 와온해변. 솔섬과 어우러진 황금빛 바다가 장관을 이룬다. 사진/ 여행스케치
순천만 갈대밭에는 사계절 여행객이 찾아온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갈대밭에는 데크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탐방이 아닌 산책을 해도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 갈대는 사계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아침저녁으로 사각사각 다양한 노래를 불러준다. 산들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거친 바람이 불면 그런 대로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부른다. 늦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갈대꽃망울이 터지면 갈대밭에는 여행객의 탄성이 쏟아진다. 전라도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오매, 미쳐불 것다잉.” 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속내를 드러낸다. 진심 미쳐 버릴 것만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순천만의 안개를 보고 싶은 사람은 이른 아침에 가야 한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른 아침 순천만 습지에는 지독한 안개가 낀다. 10m, 20m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가 포구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안개가 끼면 사람들은 옛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들거나 새로운 낭만에 빠져들고 만다. 청춘남녀는 여기저기서 포옹을 하고 입을 맞춘다. 안개 속에서.

순천문학관에 있는 김승옥관. 사진/ 박상대 기자
순천문학관에는 김승옥관과 정채봉관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순천만 습지에서 주차장을 가로질러 4.6㎞ 거리에 동화작가 정채봉과 소설가 김승옥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순천문학관이 있다. 순천 출신인 두 문인의 살아온 생애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다. 책을 빌려 읽을 수도 있고, 이웃에 있는 낭트카페에서 차를 마실 수도 있다. 낭트카페 앞에는 프랑스식 정원이 꾸며져 있고, 프랑스에서 얻어온 포도나무와 꽃들이 자라고 있다. 습지와 문학관 구간에는 소형 무인궤도 열차(PRT)를 운행하고 있다. 시간이 넉넉한 여행객은 굳이 열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갈대밭과 갯골을 구경해도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